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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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님의 깔끔하고 재치 있는 보고서의 대글로 저의 개인적인 수련회 참가 소감문을 올리려다가 마음을 바꾸어 별도의 꼭지 글로 올립니다. 다비안들의 대글들은 순발력, 참신함, 생동력과 유머까지 갖추어 좋은 분위기로 이어지는데 제 글을 올리는 순간 썰렁해질 것 같아서요.
1. 참가 배경
저는 과거에 기독교 관련 수련회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참석하였습니다. 그럼에도 한번도 자원한 적은 없었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억지로. 갔었지요. 그 주된 이유는 저의 내향적인 성격 때문에 처음 만나는 분들과 어울리는 것이 즐거움이 아니라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시시콜콜한 사연을 밝히는 까닭은 다음을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이번 다비아 수련회는 제 생애 처음으로 스스로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답니다. 왜일까 생각해보니 인터넷과 저서만을 통해서 알고 있는 정용섭 (밤톨?) 목사님을 만나 뵙고 강의와 설교를 직접 듣고, 예전 형식 예배도 한번 참석해 보고 싶었습니다. 아울러서 다비아 사이트에서 눈팅으로 알게 된 다비안 님들을 직접 만나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지요. 그리하여 이 차제에 2박 3일 수련회에 가면 가장 효율적으로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었습니다. 제 아내는 저만큼 다비아 광팬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씩 눈팅을 즐기기에, 넌지시 수련회 참가 의향을 물어보니 무조건 좋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호사다마라고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 어쩔 수 없이 토요일 밤시간부터나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아는 분이라고는 대구 샘터교회 진리탐구님 가족뿐인데 형편상 못 가신다고 하셔서 영 섭섭하였습니다.
2. 참가 소감
토요일 저녁식사시간에 맞추어 도착한 후 홀로서기님의 친절한 안내를 받았지요. 저희 숙소는 동그라미님 가족과 함께 배정되었는데, 저희 때문에 두 분이 다른 곳으로 옮기시는 수고를 해주셨습니다. 그 후 이어졌던 맛있는 식사, 정목사님의 영성을 일깨우는 강의, 나이스윤 님의 현란한 관광가이드 경험담, 늦은 밤까지 대구샘터 교우님들과 함께 나눈 즐거운 교제, 잘 자고 난 후의 떼제공동체 영화, 성만찬을 포함한 경건하면서도 절제 있는 예전 예배 등 모든 것이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정목사님은 이번에 처음 만나 뵈었는데 이미 화면상으로는 익숙하였기에 낯설지 않았고 반갑게 대해주셔서 편안했습니다. 목사님의 처음 듣는 강의도 새로웠으며, 추상적인 내용을 열심히 추론하다 보니 강의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더구나 과거 다른 수련회에 가면 게으른 제 마음에 부담을 주었던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단어들, 예컨대 사명, 결단, 변화, 싸움, 근면, 순종 등을 사용하지 않으셔서 좋았습니다. 몇몇 다비안들이 정목사님께 제기하신 이유 있는 항의, 즉 강의 스타일이 졸음오기 쉬운 모노 톤이고, 강의 내용도 알쏭달쏭하여 어렵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학생입장에서 다음과 같이 제 나름대로 변명해 드립니다. 저의 아부성 변명이 적절하지 않더라도 양해해 주시겠지요? 첫째 비유로서 제가 이전에 식사시간이면 사이다 콜라와 각종 과일주스를 마음대로 골라 마실 수 있는 환경에서 생활하던 적이 있었지요. 처음에는 너무 신났지만, 그 중 맹물이 가장 좋다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에는 채 며칠이 지나지 않았지요. 만약 강의스타일이 변화무쌍하고 감정적이며, 강의 내용이 구체적이고 확신에 차 있다면 당장은 흥미도 있고 이해하기도 쉽겠지요. 그러나 그럴 경우 청중 각자의 독창적이고 다양한 열린 사고를 제한하고 폐쇄적으로 강의 내용에만 맞추도록 강요될 것 같습니다. 정목사님께서 아마도 얼마든지 청중들에게 인기 있는 강의를 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 스타일을 유지하시는 이유는 강사만 부각되고 강의는 실종되는 사태를 원하시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유니스님 만나보고 싶었는데 너무 반가웠습니다. 저와 비슷한 시기에 다비아에 가입하셨으며, 유니스님의 글을 통하여 신앙노선이나 관점들에 많은 부분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간의 제약으로 조금밖에는 대화를 나누지 못하여 아쉬웠고, 더구나 유니스님의 칭찬에 기분이 좋아져서 우쭐한 마음이 조금 오버하였다는 것을 자각하였을 때는 아뿔사 너무 늦었지요. 나이가 들어도 애들이나 마찬가지로 칭찬에 약하다는 것을 유니스님 양해해 주시겠지요?
동그라미님 저희 부부에게 널널한 안방을 내주시고, 동그라미님 온 가족은 비좁은 거실에서 묵으셨지요. 또한 대구 샘터교회 교우님들 모임에 초청해 주시는 등 여러모로 세심하게 배려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귀가 길에는 물리학도 병훈님과 동승하여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다 보니 지루한 줄도 모르게 무사히 포항에 도착하여 즐거웠습니다.
3. 의미부여하기
이번에 제가 정목사님 강의에서 뇌리에 남는 말씀들 중 하나는 <구원의 실체-Reality> 입니다. 크리스천의 최대 관심사인 구원이란 일차적으로 개인 각자의 경험과 인식론적인 차원의 문제이겠지요.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개인이 속한 공동체 내에서 상호 유기적인 관계에서만 구원의 Reality들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구약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으로, 신약에서는 교회공동체를 통하여 말씀이 주어진 것이지요. 저는 과거에 저처럼 개인적인 성향의 사람은 크리스천으로서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고민도 해보았으며, 그럼에도 이러한 이유로 억지로라도 기독교 공동체에 참여할 수 밖에 없었지요. 이 부분이 바로 속세를 벗어나 홀로 수련에 정진하는 불교와 다르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관점에서 저는 정 목사님이 단지 신학만 공부하시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목회를 해오셨고, 어려움 가운데서도 대구샘터교회와 서울샘터교회을 담임하시는 것에 대하여 감사 드립니다.
다비아라는 가상공간은 첨단기술발전에 힘입어 세계 어느 곳에 있든 지 실시간으로 활발한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등 그 장점이 너무 많지요. 아마도 초대교회 신자들은 물론 몇 십 년 전 사람들 조차도 상상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가상공간은 2%가 부족하여 결코 구원의 Reality를 확보할 수 없다는 저의 생각입니다. 이때 2%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수련회라고 생각합니다. <구원의 Reality>로서 <언어의 존재론적 힘>이 부여된 심층적인 구원이 무엇인 지는 정목사님 강의에서도 말씀해 주시지 않으셨으니 각자 찾아야 하겠지요?
4. 향후 제안
제 1회 수련회 평가 모임에서 이미 좋은 의견들을 주셨지요. 저 개인적으로도 다비안들과 서로 사귐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부족하여 아쉬웠습니다.
이번에 많은 분 들이 수고를 해 주셨으며, 그 중 특히 홀로서기님과 나이스윤님이 가장 많은 수고를 해주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난 평가모임에서 보니 다음 수련회 때에도 이분들에게 은근히 책임을 떠 넘길 것 같은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분들이 총체적인 수고를 해주셨기에 무엇이 문제인 지를 다 아시니까 다음에도 수고를 해주셔야 하겠지요. 그러나 다음에는 군대의 사령관처럼 본부에 편안히 앉아서 쉬면서 그냥 지휘만 할 수 있도록 하지요. 그러면서 더 많은 분들에게 상호 협력하고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합니다. 그렇게 높은 자리를 드리면 홀로서기님 싫어하지 않겠지요? ^^*
졸업할 때가지 여학생 이름 한 번 불러보지 못하고 졸업한 달팽이입니다.
그만큼 소심하고 부끄럼이 많은 사람이었죠.
다비아를 통해 내 생각과 삶을 나누고 하는 것은 제에겐 하나의 기적이나 다름없습니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변화게 만들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많이 뻔뻔해 지고 무식하게 용감하게 되었답니다.ㅎㅎ
다비아를 통해 peace님의 예리한 통찰과 질문을 통해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삶의 경륜과 겸손에서 나오는 글들을 보면서
실재로 보니 그 모습 그대로 얼굴에서 느낄수가 있었습니다.
이야기 할 기회는 없었지만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것 같습니다.
우리의 신앙은 수학공식처럼 답은 이것이다.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삶의 현실성에서 그 구원의 리얼티를 발견해 나가는 나침반을 우리가 발견했다는
한가지만으로 보화를 얻은 기분입니다.
2%가 계속해서 교제와 삶을 나누는 가운데 풍성하게 채워지길 공간이 되길 바라며...
대구 샘터 카풀을 주관해 주신 동그라미님이 포항으로 한방에 갈 수 있으니 약간 뻘쭘하더라도 peace님 차를 타고 가라고 하셨지요.. 그 때만해도 걱정은 초면에 차에서 계속 자고 그러면 안될텐데 고런 걱정을 했더랬지요..
막상 차에 타고보니 과학과 공학을 공부하는 크리스챤으로 이런저런 공동의 관심사도 많아서 어느새 포항까지 왔더라구요..^^ 사모님께도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만 약간 개인적인 이야기이다보니 여기적진 않겠습니다.. 궁금하신분은 대구에서 개인적으로다가 ㅎㅎ
우아하신 사모님과 함께 peace님 등장...
제가 상상하던 분위기와 비슷하셨어요.
peace님께는 칭찬이 아니라 그냥 사실을 그대로 말씀드린 것 뿐입니다요.
훌륭한 질문에 훌륭한 답을 주신다고,
peace님과 정목사님으로부터
정.정 2종 세트(peace님도 정씨 이십니다요..ㅋ)를 받고 나면
또 하나 제대로 정리와 확인이 되었거든요.
뵙게 되어서 저도 무척 반가웠습니다.
제가 여쭈어본 부분에 대하여
대화를 나누다가 마무리가 되지않아서 아쉽구요.
향후 제안에 대해서도 한 목소리로 동의합니다~~
두 분을 다시 뵐 날을 기약하며.....
뉴욕에 사시지요.
얼마 전에 소개해주신 기형도 시인의 시를 읽고, 저도 차정식 님의 책을 구입했지요.
언제가 기회가 되어 만나면 반갑겠지요? 그때 2%를 채울 수 있으려나...
달팽이님,
이번 시 낭독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그렇게 긴 시를 외우시다니...
저와는 성 (정씨) 도 같고, 자녀 중에 수빈이라는 예쁜 이름도 같고...
더구나 내향성이시라니 매우 잘 통할 것 같습니다.
다음에 만나면 누가 누가 더 내향성인지 비교해 봅시다.
(저는 MBTI 라는 성격검사에서 내향성 평가에 만점을 받은 바 있지요.)
캔디님, 수련회에서는 아쉬웠지요? 대글 반갑습니다.
병훈님, 설마 흉보는 것은 아니겠지요?
유니스님, 정. 정. 이종세트라니요. 또 우쭐하여 오버하려고 하네요.
칭찬 고마워요.
목사님,
한국동란이 휴전되던 해에 태어나서 짧지 않은 동시대를 살았왔으니 공감대의 폭이 넓겠지요?
굳이 생일이 몇개월 빠르다는 것을 밝히시네요.
제가 몇개월 늦어도 이번 수련회에서 매우 높은 Senior 그룹에 속하는 것은 변함이 없지요.
그럼에도 저는 정신연령이 낮아서 고민입니다.
사실은 목사님도 영성 연세는 높으셔도,
재테크나 권모술수 관점의 년령은 낮아 보이셨어요.
포항에 오시면 연락주셔요.
지난번 선물해 주신 칼바르트 책은 아직 못 읽었지만 (우선 <기꼬>부터 떼느라고요)
책값만큼 한턱 쏘겠다는 약속은 잊지않고 있으니 기회를 주셔요. ^ㅇ^
진솔한 수련회 참가 소감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건강한 제안도..
제가 다비아에 가입하고 몇 달 후 한국을 방문하게 됐을 때
처음 만나게 된 다비안들도 마치 오래 알던 사람들 같다는 참 놀라운 경험을 했어요.
그런 후에 서울 오프 모임에 참석했는데 강의가 끝나고 저녁을 먹게 되었을 때는
--사실 이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거지만--
여전히 낯설고 생뚱맞은 자리에 앉아 있는 기분이었지요.
아마도 그 2% 때문이었는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