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살아있다는 건 행복한거야"

Views 1958 Votes 0 2009.09.07 22:4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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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다는 건 행복한거야"
제 친구의 네이트온 대화명입니다.

제 나이 올해로 30입니다.
제 친구는 30이라는 나이에 암과 투병중입니다.

한달 전 쯔음 암선고를 받고 수술한 후, 한달에 한 번씩 병원에 일주일간 입원하며,
항암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그렇게 건강하던 놈이 ....
체격도 건장하고, 또 건강해서 소주를 몇병씩 먹어놓고도 끄떡 없는 친굽니다.
성격도 너무 낙천적이어서, 여자친구가 골머리가 아프다고 맨날 하소연합니다.
친구 놈이 너무 낙천적이고, 해맑은 대신에 세심하게 챙기고 계획세우는데는 둔감해서,
친구의 여자친구가 많은 걸 감당하는 모양입니다.

그냥, 한마디로 "사람 좋다" 할 때,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술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고, 가끔 길거리서 싸움도 나고 ... ㅎ

그러던, 친구가 .....
수술후에 모습이 부쩍 야위어져있습니다.
90키로도 넘었던 넘이 80대로 떨어진지 오랩니다.

" 살아있는 건 행복한 거야"
이 문장에 쓰이는 단어 중 어떤 하나도 그 친구 입에서 나올 단어가 아닙니다.
워낙 단순해서, 복잡하고 심각한 대화가 안되거든요.
그만큼, 그 친구를 만나는 사람마다, "유쾌하다" 고 좋아들 했죠!!

오늘은 낮에 일하는데, 영화를 추천해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대충 언뜻 떠오른, 가타카'라는 영화를 추천해줬어요.

그리고, 나머지 말에는 답변을 못했드랬죠.
퇴근 후, 집에와서 인터넷을 켰더니, 친구놈이 들어와 있더라고요.

친구놈이 말을 걸더라고요.
" 왜 본영화를 추천하고 난리야 !!"
" 아 미안 ... 생각해보고 기억나면 말해주게 ㅋ 근데 모해?"
"이사준비해"
"이사가냐?"
"ㅇㅇ 내일 병원으로 이사갈 준비해야지"

.....................

"나 머리 깍었더니, 시원하고 좋다 ! 나중에도 머리 계속 깍아야겠다ㅋ"
"머리밀었어?"
"ㅇㅇ 저번주에 밀었어 !!"
"아~ 머리 안빠질수도 있다며 ..?"
"머리가 빠지니까 밀었지 멍충아~~ㅋ"
"음 ...."
"화장실에서 잡아당겼더니 빠지드라 ..."
"아무 힘없이 그냥 빠지디??"
"ㅇㅇ 근데 머리가 따끔 거려서 아퍼 ... 시간나면, 면도기로 밀어야겠어."
"왜 따끔 ..?"
"짧은 머리가 빠져서, 머리를 계속 찔러 !!"

.......................

친구 -- "야~ 나 시간되면, 기타 갈쳐줘~"
" 그랴~ 아 ~ 근데 나도 안친지 오래되서 연습해야 될텐디 ~"
"그럼, 기타 한대 빌려서, 너는 연습하고, 나는 배우면 되겠다 !!"
"ㅇㅇ 기타 곡 중에도 알흠다운 명곡들이 얼마나 많은데 ~!!"
"마저마저"

........................

이런 식의 대화를 나눴습니다.
위의 "마저마저" 에서, 저는 눈물을 쏟을 뻔 했습니다.
저 소리가 왜이리 슬프게 들렸는지 ....

기타 악보를 좀 구하고, 연습을 좀 해야겠어요.
기타는 고등학교 때 치고, 안쳐서 기억이 가물가물하거등요.
기타가 없는데, 중고로라도 하나 좀 구매할 수 있으면, 해야겠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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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어른들은 너도 얼룽 담배 끊고, 운동도 꾸준히 하라고 합니다.
제 친구를 본보기 삼아서 말이죠 !!

솔직히, 제 안에서도 제 건강에 대한 경각심이 일기는 했습니다.
제 친구의 불행을 보고, 속으로 안도하는 마음도 일어 났었죠!!
슬픕니다. 저도 모르게 일어난 마음이어서, 어쩔 도리가 없었어요.

이글을 보는 여러분들도, 안도'와 함께 건강에 대한 경각심'이 일어난 분들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또 운동으로 꼭 챙기시고, 생명에 대한 감사와 고마움도 간직하시길 바랍니다.

다만, 오늘 밤 잠들기 전에, 여러분에게 생명에 대한 감사와 고마움을 알려준 제 친구를 위해서,
잠시라도 기도해주시면 저는 더 없이 감사해 할 겁니다. 이 두가지가 성취 된다면, 제 글이 제 역할을 다 한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모두 감사로 평안한 잠자리 되소서 !!!!

-----------------------------------------------------------------------------------------

오늘밤 ...............................
아직, 늦여름인데 .... 왜 이리도 가슴이 시린 걸까요?

profile

정용섭

2009.09.07 23:28:35
*.120.170.243

퀄리아 님,
그 젊은 친구를 위해서 기도하겠습니다.
창조주 하나님은 결국 좋으신 분이라는 건 분명하니까
그분에게 기도드리지 못할 이유가 없지요.
짧은 글에 퀄리아 님의 생각과 마음과 인격이 그대로 담겨 있군요.
삶의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주님의 도우심이 함께 하기를...
profile

클라라

2009.09.07 23:46:13
*.229.154.102

퀄리야 님,
아직 제대로 인사도 못 드렸는데, 불쑥 댓글을 다네요. 그렇지요?
30살이세요? 참, 좋은 나이시네요. ^^
지난번 설교댓글에서 퀄리아님 글을 읽어 봐서인지,
윗글에도 생각이 참 깊은 분이라는 감이 오는군요.

친구분이 항암치료를 받고 계시군요.
저도 친구분께 위로를 드리고 싶군요.
기도 드리겠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신완식

2009.09.08 05:29:14
*.112.172.165

친구 분이 무척 고생이 많으시겠군요.
주님께서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잘 이겨내셔서 다시금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친구분께 다비안들의 기도와 사랑을 꼭 전해 주세요.
profile

캔디

2009.09.08 08:54:19
*.170.254.229

가슴 저미게 슬픈 글이네요.
친구분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드립니다.


퀄리아

2009.09.08 13:17:56
*.222.66.211

목사님'과 다비안님들'의 따뜻한 위로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모두 따뜻한 분들이시구나' 라는 느낌이 짧은 리플속에서도 느껴집니다.

친구중에 조그만 것 하나만 도와줘도 "복받을거야~" 라는 소리를 자주 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그말을 하고 싶네요 !! 따로 감사를 표현할 방법이 없으니 ..

목사님'과 다비안'님들의 가는 길에 주님의 은총'과 축복'이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덧,  "창조주 하나님"이라는 두어절에 문뜩 기운이 솟습니다.
제 믿음에 근본이 여기에 있었는데 ....얻은 기운 그대로 친구에게 전하겠습니다.
그럼 모두 평안하소서 !!
profile

클라라

2009.09.08 19:26:58
*.229.154.102

지난 밤에 퀄리아님 글을 읽고 저도 한동안 먹먹했네요.
제게도 아픈 친구가 있거든요.
그 친구랑 오늘 통화 했네요.
"많이 아플땐 입에 수건 넣고 질겅질겅 씹곤 해." 그러네요.
그 말을 듣는데, 어찌나 마음이 아려오던지요.
이어서 그러네요.
"누가 마음 고통이 더 크다고 했는지 몰라,
그건, 생 거짓말이야..우씨~~!^^"
상상하건데, 그 친구는 그러면서 그렁그렁 눈물이 맺혀 있을 겁니다,
당장 달려가서 무슨 위로랍시고 해 주고 싶은데, 그것도 맘 뿐이군요.
지방에 살고 있거든요.

항암제의 고통은 남다르답니다.
친구한테, 어떤 말이 위로가 될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창조주 하나님'이라는 말씀이 답이 될 수 있겠어요.
진짜 그렇답니다.
저도 오늘 그 말을 그 친구한테 써 먹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그 친구가 제 마음을 빤히 들여다 보고 그러네요.
"이래도 하나님이 너무 좋아. 안 그래? "
제 답을 듣고 싶어서였을까요? 아니랍니다.
그 친구는 30년동안  한 자리에 누워서 고통을 감내하는 중이랍니다.
이제 이런 고백을 할 수 있겠다 하네요.
"모든 게 하나님의 은총이야... 더 이상 바랄게 없어!
......좋아하는 과일이 많이 났는데,  한번 댕겨가지,
내 몰골도 함 보고.. "
낙천적인 퀄리아님의 친구랑 별반 다르지 않지요?^^
내친 김에 한번 나드리를 해야 겠습니다.
소슬 바람이, 하나님의 입김처럼 스치는 좋은 저녁이네요.
퀄리아님, 친구분께 꼭 전해 주세요.
하나님의 긍휼과 은총을 우리 함께 구하자고요.

퀄리아

2009.09.08 21:53:37
*.111.172.208

정말 저와 똑같은 마음을 느끼셨군요 !!
저도 어제, 제 모니터 너머에서 친구가 흐느끼고 있을 것만 같아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모든 게 하나님의 은총이야... 더 이상 바랄게 없어!......좋아하는 과일이 많이 났는데,  한번 댕겨가지,내 몰골도 함 보고.. "
너무 아름다운 말씀입니다. 라라'님의 벗에게 존경하는 마음이 울어납니다.
좋으신 하나님의 인도와 보살핌이 라라님 벗'과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좋은 리플 감사합니다. 동병상련, 과부마음은 홀아비'가 안다고 하던데 ...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분이 있다니 ... 감사할 뿐입니다.

하나님의 긍휼과 은총 .... 이미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모든게 하나님의 은총이라는' 친구분의 고백을 듣고 보니 ... 문득 이런 생각이 드네요 ...
제 친구나,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의 은총안에 있으니 ... 드릴 것은 감사밖에 없지 않은가 ....

주님의 사랑으로 평안한 밤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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