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11일

베드로의 울음(2)


베드로가 불 쬐고 있는 것을 보고 주목하여 이르되 너도 나사렛 예수와 함께 있었도다 하거늘(14:67)


지금 베드로는 대제사장의 집 뜰에서 하인들과 함께 불을 쬐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심문을 받기 전에 그는 이미 그곳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마가복음 기자는 그가 불을 쬐고 있다는 사실을 54절과 67절, 두 번에 걸쳐서 확인했습니다. 베드로는 지금 이렇게 한가롭게 불을 쬐고 있을 입장은 못 됩니다. 자기의 정체를 숨기려는 포즈였겠지요.

대제사장의 여종이 그를 보았습니다. 눈썰미가 좋은 여자였든가 봅니다. 아무리 불빛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깊은 밤에 한 낯선 남자를 정확하게 기억해 낼 수 있다니요. “너도 나사렛 예수와 함께 있었도다.” 이 여종은 혹시 예수를 추종하던 일행 중의 한 사람은 아니었을까요? 그렇지 않다면야 그가 베드로를 알아볼 까닭이 없습니다. 물론 이 여자가 한 말은 호의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예수를 추종하다가 뭔가에 마음이 틀어졌는지도 모르겠군요.

어쨌든지 이 여종이 한 말은 초기 기독교 공동체에서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나사렛 사람’으로 불렸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이들은 나사렛파(派)로 불렸습니다. 이 나사렛이라는 단어는 오랫동안 기독교 공동체를 따라다녔습니다. 신약학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바리새 파, 사두개파, 엣세네파가 유대교 안에 각각 자리를 잡고 있었듯이 나사렛파도 그 중의 하나였다고 합니다.

나사렛은 예수님의 고향입니다. 이스라엘 지역에서 변방에 속합니다. 예수를 나사렛 사람이라고 불렀다는 것은 약간 낮춰보았다는 의미입니다. 당시에는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겠는가 하는 풍문이 나돌곤 했습니다. 초기 기독교는 바로 그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았습니다. 그 이름이 그들에게는 더 이상 부끄러움이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볼 때 대수롭지 않은 나사렛에서 온 예수가 바로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알고 믿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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