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14일

베드로의 울음(5)


또 부인하더라. 조금 후에 곁에 서 있는 사람들이 다시 베드로에게 말하되 너도 갈릴리 사람이니 참으로 그 도당이니라.(14:70)


베드로는 두 번째로 예수와의 관계를 부인했습니다. 차마 자기 입으로 발설하기 힘든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이미 한번 꺼낸 말이기 때문에 그것을 다시 주워 담을 수도 없습니다. 거짓말은 또 다시 거짓말을 낳게 됩니다. 한번 죄를 범하면 자연스럽게 똑같은 죄를 범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베드로의 이런 행태 앞에서 독자들의 심정은 좀 복잡할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예수님의 수제자가 저런 수준밖에 못 된다는 사실 앞에서 실망감이 들기도 합니다. 호수에 뛰어들던 결기를 이 자리에서 다시 보여주었으면 통쾌했겠지요. “그래, 나는 네가 말한 대로 나사렛 예수와 한 패다. 어쩔 테냐?”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동병상련을 느끼기도 합니다. 우리가 그 자리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베드로처럼 행동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베드로와 똑같이 예수님과의 관계를 부인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것과 다를 게 없는 말과 행동을 자주 합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제가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만한 분들은 모두 알 겁니다. 마음에 없는 말을 하는 것이 그런 것들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하지 말아야 할 말들을 하는 것입니다. 말과 행동의 분리입니다. 삶과 신앙의 분리입니다. 기독교인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그것을 부인하는 삶이 그것입니다.

두 번이나 예수와의 관계를 부인한 베드로의 심정이 어땠을지는 상상에 맡깁니다. 쥐구멍이 있으면 그곳으로라도 피하고 싶었겠지요. 상황은 더 험악해집니다. 곁에 서 있던 사람들이 그에게 말합니다. “너도 갈릴리 사람이니 참으로 그 도당이니라.” 앞에서 두 번은 여종이 말했지만 이제 세 번째는 한 무리가 말합니다. 참으로 난감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얼굴이 시뻘게 진 베드로의 당황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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