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22일

빌라도의 재판(3)


빌라도가 묻되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네 말이 옳도다 하시매(15:2)


이제 예수님이 로마 총독 빌라도에게 심문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사회 정치적인 사안을 다루는 로마 총독의 법정 앞에 섰다는 것은 예수님이 누명을 썼다는 의미입니다. 예수님은 로마 제국의 사회 정치적으로 위태롭게 할 만한 행위를 하지 않으셨습니다. 사람들이 그를 왕으로 삼으려고 했을 때도 오히려 사람들을 피하셨습니다.

빌라도가 예수님을 심문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산헤드린의 고발입니다. 빌라도는 산헤드린의 이런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겠지요. 그럴만합니다. 총독의 가장 큰 업무는 관할지역의 치안을 안정시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지도자들의 도움을 받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빌라도는 예수님에게 묻습니다.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이 질문은 예수님이 지난 밤 대제사장에게서 받은 질문과 직접적으로 연결됩니다. “네가 찬송 받을 이의 아들 그리스도냐?”(막 14:61) 이 두 질문에는 공통점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공통점은 양쪽 모두 예수님을 각각의 분야에서 최고 경쟁 대상자로 물었다는 것입니다. 빌라도의 질문은 예수님이 자칭 메시아로 로마 제국과 무력 투쟁을 전개한 인물이냐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70년에 끝난 유대 전쟁 이전 몇 십 년 동안 이런 일들은 흔했습니다. 빌라도로서는 그것이 가장 위태로운 일이었습니다.

빌라도가 스스로 예수님을 그렇게 판단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산헤드린의 고발장에 나온 이야기를 전해들은 거겠지요. 그런데 역사의 진행은 신비롭기 끝이 없습니다. 그냥 던져본 말에 불과한 이야기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메시아로 믿는 기독교가 로마 제국을 넘어서 유럽의 중심 종교가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생명과 진리의 왕이신 메시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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