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24일

빌라도의 재판(5)


대제사장들이 여러 가지로 고발하는지라.(15:3)


예수님의 대답이 긍정도 부정도 아닌 탓에 대제사장들이 다시 나서서 고발했다고 합니다. 이들을 오늘날의 검사로 생각하면 됩니다. 그들은 자칫 예수님이 무죄로 석방될까 걱정되어 체면 불구하고 예수님의 유죄를 증명하기 위해서 온갖 주장을 쏟아낸 것 같습니다.

그들은 지금 어떤 심정일까요? 일단 좋은 쪽으로 생각해보지요. 그들은 당시의 최고 엘리트 종교인들이었습니다. 오늘의 대형교회 목사이거나 대법관들이었습니다. 그들의 발언은 사람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정도였습니다. 그들이 아무런 근거로 없이 막무가내로 예수님을 고발했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복음서만으로 대제사자들의 고발 내용을 소상하게 알 수는 없지만 한 가지만은 확실합니다. 예수님이 신성을 모독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빌라도의 법정에서 다룰 수 없는 죄목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을 로마 제국을 적대하는 메시아 참칭자라로 몰아갔습니다. 법을 다루는 사람은 없는 죄목도 만들어낼 수 있으니 대제사장들의 행태를 이해하지 못할 것은 없습니다.

저는 법조계 인사들에게 연민의 정을 느낄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들이 전가의 보도로 내세우고 있는 법이라는 것은 사실 허점이 많습니다. 큰 악은 대게 법을 앞세웁니다. 히틀러도 법적으로는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 합법적으로 독일의 통수권자가 되었습니다. 다른 독재자들도 모두 법을 앞세웁니다. 이런 법에 목숨을 걸고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피곤한 일이겠습니까.

당시에 대제사장들은 자신들의 고발행위를 진리 수호라는 사명감으로 포장했을 겁니다. 실제로 그렇게 생각했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러나 역사는 그들의 고발을 정죄합니다. 예수님을 신성 모독이라고 빌라도 법정으로 끌고 간 그들의 행위가 바로 신성모독이었음을 만천하에 드러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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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웅

2009.09.24 23:23:01

맞습니다.  진짜 큰 악은 대게 카펫이 깔린 넓은 사무실에서 좋은 옷을 차려입은 점잖은 사람들에게서 부터

생겨나지요.  그 밖에 사회 밑바닥에서 매일 일어나는 악이라고 해봐야 이들에게는 절대로 못 미칩니다.

 

싸움하고 도둑질하고 강도하는 사람들은 최소한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을 잘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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