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2년여 다비아에서 이글 저글 찾아보고 왜곡된 신앙관을 새롭게 정립하고 있는 중인데요
문제는 고1, 고3되는 아들들 때문에 교회옮기는 문제가 쉽질 않아요
고3 올라가는 큰 아들은 교회의 목적이나 목사님의 비전이 아니다 하면서도 나름대로 신앙생활을 열심히 또 성실히 하고 있지만 둘째는 학생부 예배도 잘 안드리고 대예배에 제가 데리고 다녀야만 가는 녀석이라 먼곳까지 가기가 쉽지 않고 특히나 서울샘터교회는 아직 안정된 분위기가 아니라서 제 욕심만 차리기가 그렇네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하시나 궁금하구요 서울샘터교회에서는 아이들 문제를 어떻게 하시는지요? 또 한 가지는 다비아에 올라오는 글들이 평신도 치고는 꽤 수준있는 글들이 올라오는지라 저같이 지극히 평범한 아줌마가 합류해서 질을 떨어뜨리는 건 아닐까 (또 잘 합류할 수는 있을 것인가) 고민됩니다.
이생각 저생각 .... 암튼 생각이 많은 요즈음입니다.
답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교회는 그렇게 급하게 옮길 필요는 없습니다.
가능하면 집 근처의 교회를 다니시는 게 제일 좋습니다.
물론 영혼을 기댈만한 공동체를 발견하기가 쉽지는 않을 겁니다.
좀 안타까운 일이지요.
로마 가톨릭교회는 시스템이 개별 성당과 개별 신부의 문제점들을 보완하는 데 비해서
개신교회는 그런 시스템이 없는 탓에
교회 형편이라는 게 천차만별입니다.
그래도 천천히 잘 찾아보면
가까운 곳 어딘가에 마음을 붙일만한 교회가 있을 겁니다.
찾기 힘들면
그래도 명망이 있는 대형교회가 상대적으로 안전할 겁니다.
예컨대 정동교회, 연동교회, 종교교회, 영락교회 등등의 교회는
역사도 있고 해서 크게 다른 길로 나가지는 않습니다.
제가 쓸 데 없는 말이 많았군요.
풀꽃향기 님의 걱정이 실제로 다가와서 그랬습니다.
서울샘터교회는 아무런 토대도 잡혀 있지 않습니다.
주일학교나 학생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없구요.
그런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 할 형편이라면 이 교회는 생각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고1 올라가는 아들로 걱정이시군요.
한참 사춘기인 것 같네요.
신앙 문제도 대화로 설득할 수밖에 없습니다.
신앙의 본질을 찾으려고 애를 쓰는
풀꽃향기 님과 그 가족 여러분에게
주님의 은총이 늘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아, 그리고
다비아의 수준 운운 하고 말씀하셨네요.
평범한 아줌마의 생각이 다비아의 평균 수준이랍니다.
말만 그렇듯하게 한다고 해서
모두 신앙의 깊이가 있는 건 아니거든요.
염려 붙들어 매세요.
이리 빨리 답글 주실줄 몰랐습니다. 무지 감동하고 있어요
대예배 참석하고 오는 길인데요 요즈음은 예배드리고 나오면서 얼굴에 근심이 너무 많아요
오늘도 목사님께서는 어느 걸인얘기를 하면서 주일성수하고 십일조하니 부자가 됐다고 그러시네요
십일조 얘기를 안하고 싶지만 성경에 나와있는 얘기니 어쩌냐고 하면서요
처음 이 교회를 나올때만 해도 이렇게 심하지는 않았는데 교회 새로짓고 여러방송에 나오시면서 더 심해지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다니고 있는 교회가 차세대를 이끌 교회 1위로 선정됐다는 군요 교회는 자축하는 분위기예요
참 종교감리교회는 제가 결혼하기전 3년정도 성가대 봉사로 인연을 맺은 적이 있어요
그런데 집이 안산이고 제가 사업장을 갖고 있다보니 너무 멀어서요 T.T
섬기고 있는 교회때문에 힘들다가도 다비아가 있어서 또 행복하답니다. 감사...
풀꽃향기님은 여기에 일상적인 부모들의 관심과는 차원이 다른 자녀의 교회문제로 질문하셨네요. 정목사님께서 가장 적절한 답을 주셨고, 현실적으로 더 나은 방안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저자신 풀꽃향기님의 두 아드님보다 조금 더 장성한 자녀들을 둔 부모로서, 과거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음에도 역시 별 도움말씀을 드리기 어렵네요. 하지만 풀꽃향기님 질문에 공감이 가서 여기에 해답대신 고민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 한국사회 현실에서 자식교육보다 더 절실한 문제도 없을 것입니다. 자식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며 사는 기러기 아빠는 현 한국 학부모들의 한 단면을 잘 나타내지요. 그럼에도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자식이고, 참으로 어려운 것이 자식교육이다 보니 정답이 없지요. 자식에게 최선의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모든 관심과 사랑을 주어도 비뚤어질 수 있고, 반대로 전혀 그렇지 못한 집안의 자식이 잘되기도 하니까요.
일반적으로 부모들이 바라는 자녀 상은 다른 집 아이들보다 공부를 잘하여 일류대학을 졸업하고 판검사, 의사 등 소위 사자로 끝나는 사람으로 출세하는 것이지요. 또는 대기업에 취업하거나 사업을 통하여 큰 부를 축적하는 것도 바람직하고요. 이러한 세상 풍조를 세속적이라고 비판하다가도 막상 본인의 자식 앞에 예외가 없기는 크리스천들도 마찬가지이지요. 이때 문제는 각박한 경쟁을 통한 성공이 참 행복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고, 이는 소설이나 영화 속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실질적인 현실이 그렇지요.
더 큰 불행은 모든 집 자식들이 다 그렇게 성공할 수는 없는 법, 극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이 패자들이지요. 이때 처음부터 경쟁의 바닥에 있는 자들의 어려움은 물론이지만, 경쟁에서 아깝게 밀린 자들의 좌절과 상실감도 더욱 클 수 있지요. 이는 객관적으로는 경쟁 우위에 있음에도 상호비교에 따른 상대적인 열등감 때문이지요.
누군가는 교육학적인 정답이라면서 상호 비교하지 말고 자기만의 탤런트를 찾아서 가치를 부여하고 개발하자고도 하지요. 그리고 그 길이 모두가 승자가 되는 길이라고 말하지만, 막상 본인의 자식 앞에 닥친 현실 앞에서는 탁상공론이 되기 쉽지요.
이러한 한국 현실에서 자녀들이 교회를 통하여 배우는 신앙에는 다음과 같이 현실적인 것과 현실 초월적인 (또는 현실도피적인) 양 극단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실적인 신앙이란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어려움을 극복하며, 잠재능력을 최대한 개발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각자의 장래 비전을 정립하게 하고, 강한 동기부여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하여 성과를 내고 경쟁을 승리로 이끌도록 하지요. 대부분의 부모의 입장에서는 고지론, 긍정의 힘, 목적이 이끄는 삶 등의 예와 같이 현실적인 신앙을 통한 성과를 얻기 원하겠지요.
그렇지만 자녀들에게는 신앙이 쉽게 현실도피적이 되기도 하지요. 이들은 당장의 하기 싫은 시험공부 등 팍팍한 현실을 대처하는 것이 만만치가 않으므로, 위로를 주는 찬양예배나 기도회에 몰입하기도 하지요. 또한 교회 예배차석을 현실에 닥친 시험공부보다 우위에 두는 이원론적 가치관을 갖기도 하고, 이들의 경건한 모습으로 신앙이 좋다는 평을 받기도 하지요.
대부분의 크리스천 자녀들은 위 양극단 사이에서 오가면서 그럭저럭 신앙생활을 잘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복잡한 현실에 신앙문제까지 더하여 오히려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사례도 적지 않고, 그 어려움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크리스천 자녀에게 부모가 바라는 정답이란, 현실에 충실하면서도 결코 현실에 매몰되지 않고, 현실초월을 지향하면서도 결코 현실도피적이지 않는 것이지요. 아울러서 바람직한 기독교세계관에 입각하여 영/육, 성/속, 공/사의 이원론과, 성과중심의 세속적 가치관을 극복하고, 내면까지 포함하는 총체적인 건강을 누리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부모조차 그렇지 못하는데 자식에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역시 정답은 없지요. 그러나 오히려 인간 편에서는 정답이 없음을 겸손히 인정하고, 자녀의 장래를 열어놓은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삼위일체 하나님께 의뢰하면서 자녀에게 관심을 두고 살아가야 하겠지요.
두번째 질문은 No Problem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