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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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에는 정원 구석 구석에 여러 가지 채소와 야채들을 심었습니다.
큰 토마토와 방울 토마토, 딸기 등은 앞 집 미국인 친구가 주어서 심었고,
깻잎, 상추, 부추, 쑥갓, 호박, 고추, 오이, 가지, 대파 등은 한국분들로부터 얻었습니다.
그리고 시금치는 한봉지에 1달러 정도 하는 것을 사다가 뿌렸습니다.
첫 농사라 오하이오 점토질 흙이 여름철에 딱딱한 시멘트처럼 굳어버린다는 사실을 몰라서 시행착오도 겪어야 했습니다.
멀치가 많이 쌓이지 않은 곳에 심은 것들은 땅이 굳어져 뿌리를 내리지 못해 자라지 않아서
중간에 빛이 많이 있고 멀치(거름흙)가 많이 쌓인 곳으로 옮겨 주어야 했지요.
여러 차례 옮긴 탓에 다른 사람들이 심은 것들보다 늦게 자라긴 했지만,
그래도 올 여름 풍성한 먹거리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여름 내내 상추,깻잎, 시금치 뜯어다가 국수 등에 비벼주고 김밥에 넣어 먹는 등 실컷 먹었지요.
토마토는 가지 치기를 적당히 해주어야한다는 사실을 몰라서 그대로 방치한 결과 너무 무성하게 자라
앞으로 옆으로 쓰러지고 해서 다 키운다음 죽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그래도 살아서 우리 가족들이 실컷 따 먹고 이웃들에게도 조금씩 나누어 주기도 하구요.
호박, 오이, 가지는 화분에 심었는데 거름이 적은 탓인지 많이 열리지는 않더군요.
호박은 겨우 두 개 거두었고, 오이는 세 개, 가지는 두 개 거두었습니다.
가장 대박을 이룬 것은 앞뜰에 10 그루 정도 심은 고추였습니다.
사실 미국에서 사람들이 다니는 앞뜰에 야채를 심는 것은 대체로 금한다더군요. 그래서 살짝 뒤쪽으로만 심었습니다.
처음 고추를 따서 고추장, 된장에 찍어 먹으니 너무 맛있어, 덕분에 올여름 삼겹살을 자주 구워 먹기도 했습니다.
계속해서 따 먹어도 열리니 요즘에는 각종 요리에 고추 다섯 개씩은 기본으로 썰어 넣고 있습니다.
몇몇은 조그만데도 새빨갛게 익어 가기도 합니다.
봄에 처음 심을 때만 정성을 쏟고 그 이후에는 물도 제대로 주지도 않은 게으른 농사꾼에게도 풍성한 수확의 기쁨이 넘쳤습니다.
아이들도 아침 저녁으로 먹거리들이 자라는 것을 바라보며,
깻잎, 상추, 토마토, 고추 등 따는 심부름도 하면서 생명이 자라가는 것을 보는 새로운 경험들을 했을 거구요.
내년에는 올해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더 튼실한 농사를 지어 볼 생각입니다.
멀리서 들려오는 풍성한 수확소식에 추석이 이제 며칠이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되네요.
저의 어머니는 분재 등 키우는 것을 워낙 좋아하셨다는 이유로 저는 싫어합니다.
어머니의 명령으로 매일 물주기, 봄마다 화분갈이위해 산에서 흙 담아오기, 봄과 가을이면 무거운 분재와 화분들을 보일러실에서 옮기기 등에 대한 추억때문인지 키우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 입니다.
그러다가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조금씩 생명의 소중함을 아는 것 같습니다.
분재 그것보다는 생활의 양식을 위한 소박한 야채 농사가 더 좋아 보입니다.
저도 내년에는 베란다에 야채 농사한번 지어야 겠네요.
자라나는 생명의 소중함을 아이들과 함께 보면서요.
분재처럼 일부러 나무 줄기를 비뚤어 뜨린 나무가 정원에 있었어요. 모양은 아름다왔는데, 뿌리 근처에서 새로운 줄기가 쑥쑥 자라나는 거예요. 매해 그것을 잘라 주는 것도 일이더군요. 어느 해 남편이 죽은 줄 알고 도끼로 찍어내버려서 냅다 소리질렀는데 옆집 미국인이 듣고 있더군요..ㅎㅎ
새하늘님께서 베란다 농사 지으시면 잘 지으실 거예요.
산에서 거름흙도 가져다가 덮으실 것이고 요. 내년에 시도하시면 사진 올려 주세요.
참하게 생기신 새하늘님 사모님 생각 나네요.^^
저 탐스런 호박, 토마토 좀 보게..
방울토마토 농사는 참 잘 된것 같군요.
때깔이 아주 좋아요. 음..
글구..
토양은 달라도 모양새는 여기꺼나 진배 없네요.
전 미국땅에선 아무리 같은 씨앗이라도
변종이 생길 줄 알았거등요?
햐~ 신기해라..
그럼 열무, 총각무, 배추, 이런거 다 심어 먹을 수 있겠어요??
공부하랴, 애들 건사하라, 남편 챙겨 드리랴, 거기다 봉사활동에..
엄청 엄청 바쁘시지요?
서울은 요즘 날씨 정말 끝내 주네요.
남산엔 노랑 은행들이 나무에서 언릉 내려 달라고 난리들이랍니다.
아침저녁으로 그 놈들 주어다가 후라이팬에다가 구워먹으며 몸 보신 하고 있답니다.
기관지에 좋다케서요.
지난주에 모래알님이 교회에 오셨었는데,
이방인님 생각이 많이 났어요.
건강 잘 챙기셔요.
공부하신다고 몸 너무 축내지 마시고요.
저는 금년 여름 지나면서 농사짓기(?)를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벌레들이 얼마나 부지런한지 늘 잎사귀에 구멍들을 많이 만들곤 해서..
봄에 브로컬리 모종을 사다 심었는데 안 따고 그냥 놓아 두었더니 .
연노랑 꽃으로 활짝 피는 거에요. 브로컬리는 꽃으로 먹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거죠.
내년에 다시 도전해 볼까요? ㅎㅎ
제 남편도 깻잎 광이에요. 깻잎 찌짐 쪼금 했더니 다들 잘 먹더군요. 그런데 깻잎은 우리랑 베트남 사람들만 먹는다고 하더군요.. 그리 맛이 좋은 것을...ㅎㅎ
신목사님, 나중에 한국에 가면 뵐 수 있을 지도 모르겠군요. 영국 살림 정리 잘 하시고 기쁜 마음으로 귀국하시기를 바래요..
저도 어머니가 키우는 것만 보다가 실제로 제가 심어서
씨앗이 자라는 것을 볼 때 얼마나 신기하고 관심이 가는 것을 느껴습니다.
직접 해 보지 않으면 아마 그 기분을 알지 못하는 것 처럼...
아침에 식사를 하면서
"땅은 어머니다"라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했답니다.
이 땅의 모든 과일과 곡식을 자라게 하는 땅,
무수한 생명을 잉태하고 자라게 하는 땅,
이 말을 우연히 하게 되었는데, 정말 땅속에 무수한 생명의 힘과 에너지가 있음을 느낄 수 있는 대화였습니다.
아, 저 채소들을 보니 정말 먹음직하네요.
전문가가 심지 않아
더 정겹고 귀하게 느껴집니다.
저희 어머니가 우리 부부를 천하의 게으런 사람이라고 한번씩 부른답니다.ㅎㅎ
사실 게으른 부분이 많기도 하고요...
어쩌면 게으러서 행복한지도 모르겠습니다.ㅎㅎ
행복한 사진 잘 보았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