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4일

바라바 이야기(5)


이는 그가 대제사장들이 시기로 예수를 넘겨 준 줄 앎이러라.(15:10)


빌라도가 “유대인의 왕을 너희에게 놓아 주기를 원하느냐?” 하고 물은 이유를 마가복음 기자는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줍니다. 대제사장들의 고발이 무고라는 사실을 빌라도가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이게 사실일까요? 빌라도가 이 사건의 내막을 실제로 알고 있었을까요?

웬만큼 인생살이의 연륜이 쌓이면 세상 이치를 저절로 알게 됩니다. 어떤 사건에서 누가 옳은지, 누가 딴 마음을 먹고 있는지 대충 알 수 있습니다. 빌라도가 어떤 사람입니까? 산전수전 다 겪은 로마의 최고위급 정치인입니다. 비록 예수님이 많은 말로 자신을 변호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리고 대제사장들이 많은 말로 예수님을 정죄했다고 하더라도 돌아가는 판세는 다 읽을 수 있었을 겁니다. 그의 눈에 대제사장들은 시기심으로 예수를 무고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예수님을 석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본 것이겠지요.

신앙적인 문제에 대해서 교회 안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보다 밖에 있는 사람들이 더 정확하게 판단할 때가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게 바로 우리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이 자리에서 꺼내기도 민망한 현상이지만 소위 ‘안티 기독교’ 단체들이 한국사회에 많습니다. 그들의 문제 제기가 때로 피상적이기도 하고 일방적이기도 하지만, 우리를 부끄럽게 할 때가 더 많습니다. 안티 기독교 인사가 아니라 중도적인 지성인들도 한국교회를 향해서 문제를 제기할 때가 많습니다. 이들은 바로 대제사장들의 시기를 지적한 오늘의 빌라도인지 모릅니다.

대제사장이라는 직책이 사람을 거룩하게 만들지는 못합니다. 기독교인이라는 이름이 우리를 하나님의 사람으로 만들지 못합니다. 우리 자신을 성령의 빛에 조명하는 일을 잠시라도 소홀히 하면 우리는 곧 시기심으로 일을 처리하고 말겠지요.


profile

새하늘

2009.10.04 18:12:34

앞으로 전개될 민중들의 모습에 조금 뜨금합니다.

요 며칠동안 교회에 대한 안티적인 모습에 환호하는 모습이 마치 바라바에 환영하는 민중들의 모습입니다.

지금 제게 중요한 것은 기독교의 본질에 집중하는 것인데, 그렇지 못하네요.

다음주 부터는 주위의 여건들을 정리하고 집중 할 수있도록 해봅니다.

profile

이신일

2009.10.05 11:03:41

그런데도 우리는 예배 때마다 사도신경을 외우면서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으니

우리의 신앙고백,  이제는 바꿀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List of Articles
No. Subject Date Views
1806 10월6일 바라바 이야기(7) Oct 05, 2009 1939
1805 10월5일 바라바 이야기(6) [2] Oct 04, 2009 2205
» 10월4일 바라바 이야기(5) [2] Oct 03, 2009 3005
1803 10월3일 바라바 이야기(4) Oct 02, 2009 2034
1802 10월2일 바라바 이야기(3) [5] Oct 01, 2009 2703
1801 10월1일 바라바 이야기(2) [5] Sep 30, 2009 2505
1800 9월30일 바라바 이야기(1) [2] Sep 29, 2009 2249
1799 9월29일 빌라도의 재판(10) Sep 28, 2009 1804
1798 9월28일 빌라도의 재판(9) Sep 27, 2009 1898
1797 9월27일 빌라도의 재판(8) Sep 26, 2009 1868
1796 9월26일 빌라도의 재판(7) Sep 25, 2009 2040
1795 9월25일 빌라도의 재판(6) [1] Sep 24, 2009 2109
1794 9월24일 빌라도의 재판(5) [1] Sep 23, 2009 1796
1793 9월23일 빌라도의 재판(4) [1] Sep 22, 2009 2120
1792 9월22일 빌라도의 재판(3) Sep 21, 2009 2119
1791 9월21일 빌라도의 재판(2) [1] Sep 20, 2009 1863
1790 9월20일 빌라도의 재판(1) [3] Sep 19, 2009 2287
1789 9월19일 베드로의 울음(10) [1] Sep 18, 2009 2092
1788 9월18일 베드로의 울음(9) [2] Sep 17, 2009 2263
1787 9월17일 베드로의 울음(8) [1] Sep 17, 2009 2221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