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13일

바라바 이야기(14)


빌라도가 무리에게 만족을 주고자 하여 바라바는 놓아 주고 예수는 채찍질하고 십자가에 못 박히게 넘겨 주니라.(15:15)


바라바는 풀려났습니다. 민족 해방을 위해 투쟁한 용사가 민중들의 도움으로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이런 일은 모두 기뻐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7,80년대에 감옥에 갇혔던 통일 열사가, 또는 민주 열사가 87년 6월 항쟁 뒤로 풀려난 것과 비슷하니까요. 이런 일들은 계속해서 일어나야 합니다. 이런 일에 우리의 힘을 조금이라도 보태야 합니다.

그런데 위 본문의 상황은 뭔가 찜찜하기 그지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바라바가 풀려났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사람들의 뜨거운 욕망이 무엇인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당장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걸 약속하는 지도자들에게 매료됩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미래에 주어질 하나님 나라의 생명에 마음을 둘 수가 없겠지요.

둘째, 인류 역사에서 이런 상황은 극복되기 힘든 것 같습니다. 지난 수천 년 동안 반복되었으며,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여기에는 우리도 역시 포함됩니다. 겉으로는 하나님의 미래에 궁극적인 희망을 안고 산다하지만 실제로는 현실의 성취에 민감합니다. 바라바의 석방에 환호하는 민중 속에 바로 우리가 섞여 있습니다.

예수님에게는 십자가 처형이 선고되었습니다. 십자가에 처형당하기 전에 채찍으로 태형을 당해야만 합니다. 가죽으로 만든 끈 끝에 납덩이가 달려 있는 이 채찍에 맞으면 살점이 묻어난다고 합니다. 태형은 단순히 죄인에게 고통을 가하려는 것만이 아니라 십자가 처형을 견딜 수 있게 하는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채찍에 맞으면 정신이 혼미해집니다. 그런 상태에서나 십자가에서의 고통을 견딜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바라바는 풀려나고 예수는 형장으로 끌려가게 되었습니다. 인류 역사의 진면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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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늘

2009.10.13 09:08:04

민중들이 때론 역사적 관점에서 벗어나는 요구와 행동을 하는 것은 자기들의 이익에 반해서 그런걸 것일까요?

그렇지만 자기를 성찰하고 시대적  상황을 통찰하는 민중도 역사속에 수없이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것이 민중의 모습일까요?

정목사님의 설교비평 중에 송기득 교수님이 생각납니다.

민중에 대한 끊임없는 구애를 하시면서 수없이 내쳤지만 아직도 민중에게 희망을 거시는 송기득 교수님의 대한

설교 비평 글을  볼때 마음이 애처로웠습니다.

남몰래 짝사랑하는 사람처럼 구애하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민중들을 뛰어넘어 하나님 나라를 보지 않았을까요?

핍박받는 예수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을 다시한번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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