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24일

구레네 사람 시몬(1)


마침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인 구레네 사람 시몬이 시골로부터 와서 지나가는데 그들이 그를 억지로 같이 가게 하여 예수의 십자가를 지우고(15:21)


막 15:21-41의 내용이 복음서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 장면을 설명합니다. 그런데 전체 이야기가 매끄럽게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서로 중복되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예를 들자면 예수님을 못 박았다는 이야기가 24절과 25절에 중복됩니다. 십자가 위의 예수님에게 마실 것을 주었다는 이야기도 23절과 36절에서 중복됩니다. 예수님이 크게 소리를 질렀다는 이야기도 34절과 37절에 나옵니다. 마가복음의 십자가 처형에 대한 이야기에는 서로 다른 두 전승이 결합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성서학자들은 구절을 자세하게 분석해서 두 전승의 성격을 복원해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십자가 처형 이야기에서 또 하나의 특징은 예수님을 처형하는 장면에 대한 설명이 놀랍도록 단순하다는 것입니다. 24절은 “십자가에 못 박고”로, 25절은 조금 부연해서 “때가 제삼시가 되어 십자가에 못 박으니라.”로 말할 뿐입니다. 군인들이 못을 어떻게 박았는지, 그때 피가 어떻게 흘러내렸는지, 그 순간에 예수님의 표정이 어땠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습니다.

대신에 다른 이야기들이 많이 나옵니다. 군인들이 예수님의 옷을 제비뽑기 방식으로 나눠가졌다거나, 강도 둘이 함께 십자가에 달린 이야기, 십자가 처형 장면에서 예수님을 비난하고 조롱하는 군중들과 대제사장들에 대한 이야기, 등등입니다. 그중의 하나가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처형 장소인 골고다까지 간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사람에 대해서 마가복음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인 구레네 사람 시몬이라고 말입니다. 이 사람의 두 아들 이름까지 밝힌 이유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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