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2일

십자가에 달린 자(1)


지나가는 자들은 자기 머리를 흔들며 예수를 모욕하여 이르되 아하 성전을 헐고 사흘에 짓는다는 자여,(15:29)


우리말 성경에 막 15:28절은 ‘(없음)’이라는 표시와 함께 난외주에 이런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어떤 사본에는 28 불법자와 함께 인정함을 받았다 한 성경이 응하였으니라가 있음” 우리말 성경에 에 구절이 빠진 이유는 우리말 성경이 선택한 사본에 이 구절이 없기 때문입니다.

29절부터 32절까지 예수에 대한 조롱이 다시 시작됩니다. 조롱과 모욕은 예수의 수난 전승에서 기본 기조를 이룹니다. 산헤드린과 빌라도 법정으로부터 시작해서 지금 십자가 위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들이 예수를 조롱합니다. 어제 언급했듯이 누가복음에 따르면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달린 강도 둘 중의 한 사람도 이런 대열에 함께 했습니다.

위 구절에는 ‘지나가는 자들'이 등장합니다. 예수님이 못 박히신 골고다는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공개된 장소입니다. 오늘날 문명국가에서는 사형이 비공개로 집행됩니다만 고대사회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물론 오늘날도 극단적인 이슬람 단체는 포로를 공개적으로 처형하는 일이 없지 않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자기 머리를 흔들었다고 합니다. 조롱의 몸짓입니다. 시편 109편 25절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나는 또 그들의 비방 거리라 그들이 나를 보면 머리를 흔드나이다.” 예레미야애가 2:15절에도 똑같은 표현이 나옵니다. “모든 지나가는 자들이 다 너를 향하여 박수치며 딸 예루살렘을 향하여 비웃고 머리를 흔들며 말하기를...”(사 37:22, 렘 18:16, 욥 16:4 참조) 모두 조롱하는 장면입니다.

 메시아 조롱은 신성모독입니다. 예수를 신성모독자로 몰고 그렇게 부화뇌동한 사람들이 오히려 신성모독자입니다. 그들만이 우리 모두가 여기에 포함되는 게 아닐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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