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15일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5)


제구시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 지르시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이를 번역하면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15:34)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하나님으로부터의 유기(遺棄)를 경험하셨습니다. 이게 말이 될까요? 하나님의 아들이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생각을 했다는 게 말입니다. 이런 질문의 속사정으로 들어가는 게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초기 기독교의 가장 심층적인 신앙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생각이 미치는 데까지 가 봅시다.

우선 예수님이 자신의 정체성을 언제, 어느 정도로나 명백하게 인식하셨는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이며, 메시아라는 확신이 진작 있었을까요? 그런 증거를 갖고 있었을까요? 이런 대목에서는 요한복음이 가장 분명한 대답을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를 보여 달라는 빌립의 요구에 예수님은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거늘 어찌하여 아버지를 보이라 하느냐?”(요 14:9) 이와 비슷한 의미의 구절은 복음서에 허다합니다.

그러나 이런 구절을 근거로 예수님이 자신을 하나님의 아들로, 그리고 메시아로 인식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구절은 초기 기독교의 신앙고백입니다. 예수님의 부활과 올림 이후로 예수님의 공생애가 새롭게 해석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초기 기독교에 자리하게 된 신앙고백입니다. 저는 지금 예수님에게 자기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었다고 말씀드리는 게 아닙니다. 다만 그것이 오늘 우리가 실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만 말씀드리는 겁니다.  

예수님의 자기 정체성에 대한 문제는 ‘하나님으로부터의 유기’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 겁니다. 왜 예수님은 중요한 순간에 이런 외침을 내지르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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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늘

2009.11.15 22:25:50

오늘 처음으로 성공회 교회에서 관상기도를 해보았습니다.

아직까지 어리둥절하지만, 그 속에서 신앙고백을 하게 되었습니다.

초대교회의 예수님에 대한 신앙고백이 지금까지 이어온 것처럼 그 신앙의 깊은 샘터안에서 부르짖는 예수님의 절규의 신앙고백속에 하나님을 찾게 됩니다.

예수님의 피맺힌 절규의 한마디에 하나님의 존재하심과 그분의 섭리를 어렴풋이 잡아 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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