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26일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16)


예수께서 큰 소리를 지르시고 숨지시니라.(15:37)


사신신학은 다른 두 가지 신학과 연결됩니다. 하나는 하비 콕스의 세속화신학이고 다른 하나는 본회퍼의 비종교화신학입니다. 세속화신학은 기본적으로 성속이원론의 철폐입니다. 하나님은 거룩한 영역에, 사람은 세속적 영역에 속한다고 보는 입장을 완전히 뒤집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세속의 영역으로 끌어내는 겁니다. 콕스는 참된 신앙을 ‘하나님 앞에서 솔직히’(honest to God) 서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비 콕스의 세속화신학보다는 본회퍼의 비종교화신학이 훨씬 근원적인 문제를 제기합니다. 콕스의 신학은 사회 분석적 성격이 강해서 잠시 부각되고 말았지만 본회퍼의 신학은 신학적 성격이 강해서 지금도 여전히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의 신학이 복음주의 계열이나 에큐메니컬 계열 모두에게 받아들여진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의 신학은 사실 매우 과격합니다. 사신신학에도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가 히틀러 나치에 의해서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쓴 편지가 우리말로 <옥중서신>인데, 독일어 원어로는 <저항과 순종>입니다.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읽어보십시오.   

“인간은 모든 중요한 질문에 대해서 ‘하나님이라는 작업가설(作業假設)’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해결할 줄 알게 되었다. 과학적 질문이나 예술적인 질문이나 윤리적 질문에 있어서까지도 그것은 자명한 것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사람들은 거기에 대하여 다시는 왈가왈부하는 모험을 별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략 백 년 전부터 그것은 점점 더 종교적인 질문에 대해서도 그렇게 되어버리고 말았다. 하나님 없이도 모든 것이 잘 되고 그 이전처럼 아무 탈 없이 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과학적인 영역에서와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인간계에서 하나님은 자꾸만 삶의 영역에서 쫓겨나서 결국 발판을 잃어버렸다.”(D. Bonnhoeffer, 옥중서신, 1944년 8월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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