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12월 현재 저희 식구들 런던생활

Views 1862 Votes 0 2009.12.05 19:5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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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안님들 안녕하십니까? 오랜 만에 인사드립니다.

사실은 매일 짬짬이 심방 왔으나 눈팅 밖에 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오늘 아침(토요일)에는 모처럼 시간이 나서 이렇게 자판을 두들깁니다. 내일은 한인교회 예배가 없는 날이라 따로 설교 준비할 필요가 없어서요.

 

실직자들이 수 백 만 명이나 되는 영국 하늘 아래에서 저는 최근 들어 하루 3~4개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수행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답니다. 남들 새벽 기도할 시간에 신문과 잡지를 여러 가정과 인근 종합 병원에 배달하고, 오전과 오후에는 수 천 장의 전단지를 가가호호 걸어 다니면서 3시간~5시간 정도 뿌리고, 저녁 직전엔 장애인 복지 시설에 가서 청소부 노릇하고, 밤에는 수 주 전에 새로 잡은 중국식당에서 일주일에 약 30시간 남짓 음식 배달을하고 있답니다. 밤 아르바이트 빼고는 지난달에 드디어 만 20세가 된 큰 애랑 늘 함께 일을 합니다. 대충 헤아려보니 하루에 적게는 9~10시간에서 많게는 13시간을 이른바 노가다 뛰고 있는 셈이네요.

 

처음엔 일가족이 귀국할 비행기 값 마련하려고 더 많은 일을 시작했습니다. 예정대로라면 11월 중순에 혹은 늦어도 이맘때면 영구 귀국을 하게 될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대법원(High Court) 재판 이전까지는 약간씩은 변동이 있었으나 비교적 일이 예정된 대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8월 경 대법원에서 날아온 통지서에 따르면 10월 중순에는 심사 발표가 날 것이고, 그에 따라 저희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귀국하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심사 결과 발표 예정일로부터 거의 두 달이 지나가는데도 함흥차사네요. 나중에 받은 변호사 이메일에 따르면 재판관들 여름휴가 기간을 감안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때는 그런 말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는데요.

 

본의 아니게 소란을 일으키고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치게 된 것 같아 죄송하기 그지없습니다. 이전에 기도를 부탁드릴 때는 정말 절박하고 답답한 상황이었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산다고 했지만 살인적인 런던 물가 때문에 두 달 전에는 정말 귀국할 비행기 값도 마땅치 않았답니다. 그래서 님은 기간 이사 비용과 비행기 값만은 스스로 마련해야겠다고 작심을 한 뒤 다시 천리행군 한다는 각오로 걷고 또 걸었더니 몸이 많이 피곤해지더군요. 누우면 5분 내로 수면 상태! 주일 예배 시간 제가 설교하는 동안에도 잠이 오고요 ㅎㅎㅎ.

 

일이 어떻게 진행이 될지는 지금으로서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대법원 판결이 다음 주에 날지 내년으로 넘어갈지도 모르겠고요. 처음 일을 맡아준 변호사는 참 자상했는데 도중에 바뀐 독일계 여성 변호사는 목소리는 참 예쁜데 머니(money) 프렌들리인 것 같습니다. 어지간하면 이메일 답장도 잘 안 주네요. 전화 한 통 이메일 하나 확인한 것도 변호사 활동비용으로 계산을 하니 그 업종이 그런 줄은 알았지만…….

 

기왕 일이 이리 된 거 내년 7월경까지 여기서 버텨봤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제 둘째 아이가 고등학교를 마칠 때니까요. 사실은 작년에 졸업했어야 하는 건데 과목 하나가 잘 맞질 않아서 2년 대학입시 과정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녀석은 철학과 윤리 과목에 조금 관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여 지금까지 모아놓은 귀국 비용은 가능한 한 변호사 및 법정 비용으로 전환하여 시간을 벌어볼까 궁리중입니다. 물론 제 뜻대로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천지개벽하는 일이 생기지 않는다면 성탄절은 여기서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 새로 시작한 중국식당 주인은 조선족 부부이신데 부인께서 조선족 교회를 다니십니다. 제가 목사라는 사실은 전혀 눈치 못 차리게 하고 있어요. 거기서는 제가 종업원으로 있는 것이지 목회를 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조선족 부부를 통해서 연변과 중국생활 그리고 그분들이 생각하는 한국의 모습을 느끼고 있답니다. 나중 기회가 되면 글로 표현하겠습니다. 몸이 피곤하니 글이 안 나오는군요. 생각은 늘 머리를 맴도는데요.

 

지난 9월 정말 많은 분들께서 제게 격려와 염려를 해 주셨는데 너무 죄송하게 됐습니다. 이젠 나이 값을 해야 하는데 영국이라는 나라가 좀 웃긴 데가 많습니다. 멀쩡한 사람을 바보로 만들다니!

 

여러 회원님들께서 베푸시는 사랑과 호의, 제겐 언제나 큰 힘과 버팀목입니다. 그것이 없다면 제가 과연 여기서 단 하루라도 버틸 수 있을까요?

 

여기는 이제 서서히 성탄절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밤마다 산타크로스와 눈썰매 그리고 사슴 장식을 하는 집들이 늘어나는군요. <Santa! Stop here!>라고 쓴 푯말을 보면 늘 웃음이 나옵니다.

 

그럼, 모든 분들 늘 평안하시기를 빕니다. 기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상광

2009.12.05 20:01:25
*.221.206.162

참으로 열심히도 사시는군요.
그옛날 사도들도 그렇게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호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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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9.12.05 20:34:33
*.83.94.22

우리는 한치 앞도 볼수 없는 그런 존재인 것 같네요.~~
매순간마다 성령님께서 우리의 생각과 계획넘어
우리를 이끌어 주시길 기도할 따름입니다.  지금은 이해할 수 없으나
시간이 지나면 하나님은 늘 최선의 방법으로 우리를 이끌어 주신다는 것을 고백하겠죠...

올겨울들어 가장 추운 날씨인 것 같습니다.
가족 모두 늘 건강하게 추운 겨울 가장 행복한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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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민

2009.12.05 23:41:41
*.232.230.238

목사님, 전라도 말로 '짠~'하네요.
이곳은 오늘 진눈깨비에 비바람이 심하군요.
저는 오늘 한량으로 지내고 있네요.
어제 아침에 아내에게 알바하기 싫다. 목회만 했으면 좋겠다고 투정을 부렸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은 하루 종일 밀린 책 읽고 농땡이 쳤습니다.
오랜만에 호사를 누리는 기분이었어요.
나 자신에게 이것은 농땡이가 아녀.
쟈끄 러끌레르끄의 말처럼 '게으름의 찬양'을 하는 거셔.
만만디. ㅎㅎ
잘 마무리하시고 주님의 평화를 기도하며 잠자리에 들것습니다.
기다림의 대림절이 되시길....

breeze

2009.12.06 01:38:01
*.36.169.126

다비아 눈팅만 하기는 제가 신목사님보다 더 한 것 같군요.
신목사님을 지켜보면서 저는 참 편한 삶을 살면서도 뭔가 뜻대로 안 풀린다고 불평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럴 때일수록 부디 건강 잘 챙기세요 (우리도 이제 건강을 자신할 나이는 아니거든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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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

2009.12.06 01:47:37
*.68.157.228

breeze 님!  nice to see(?) you!
profile

모래알

2009.12.06 01:48:24
*.68.157.228

신 목사님!
아무튼 화이팅 입니다!!
Grace and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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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훈

2009.12.06 06:20:01
*.91.60.12

건강조심하시란 말 밖에 드릴 말씀이 없네요..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까마귀

2009.12.06 06:58:36
*.100.42.22

한국은 주일 아침입니다. 염려만 하고, 어떤 실제적인 도움을 못 드려, 늘 아쉽고 안타깝네요.
죄송하고 미안하기도 하구요.
의인의 고난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하나님이 도대체 어떤 분이신가 하는 생각을 다시 한번 깊게 하게 됩니다.
교회와 목사간에게도, 무한경쟁, 승자독식의 상황 말입니다.
사모님과 자제에게 늘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동양사상에서 말하듯, 우리 인생이 큰꿈, 대몽이었다고 회상 할 때가 곧 오겠지요.
원하는대로 꼭 되었으면 좋겠네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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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늘

2009.12.06 14:52:54
*.72.219.104

신목사님! 아자
힘듬 속에도 계속해서 나가시는 신목사님을 보면서, 저도 기운을 얻습니다.
주님의 도우심이 늘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변휘성

2009.12.07 12:30:50
*.92.224.83

우짜든지 건강하시길..

오영숙

2009.12.07 19:37:22
*.199.243.250

목사님 가정을 위해서 기도할께요................ 건강하시고..........승리하세요................

신완식

2009.12.07 21:03:05
*.112.191.177

저와 가정을 위해 마음 써 응원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는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께서 주신 귀한 댓글에 평소처럼 일일이 답글을 달아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격려와 기도에 힘입어 열심히 살겠습니다.

무엇보다도 건강에 유념하면서요.

오늘 아침은 비가 와서 천리행군은 생각합니다 ㅎㅎㅎ.



리옹~

2009.12.09 17:20:51
*.201.17.104

신목사님 가족에 건강과 힘들지만 웃음이 떠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의 은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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