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행복한 삶의 무게

Views 1303 Votes 0 2009.12.12 06: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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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념하세요. 눈내리는 다비아 들러 좋은 느낌 가져봅니다.
요즘 저는 척추교정하러 다녀요. 하루가 거의 그렇게 갑니다.
1시간 거리를 차로 달려가는 데요 클레식 방송 들으면서 풍경감상하며
아주 느긋한 차를 운전하는 것 참 좋네요 아마 결혼하고 아니 생전 처음으로 여유를 부리며  사는 것 같네요
남편에게 너무 고맙고 직장 동료들과 원장님께도 너무 감사드려요.
요 며칠전 제 생일이었습니다. 전날 밤 남편의 준비로 소박한 생일 축하를 하면서 아이들 맛난것 먹기도 했네요
이제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생일날도 어김없이 교정하러 갔어요. 휴게실에 있으니 못보던 두분 할머니(1,2)께서 들어오시네요
1할머니는 계속 교정받으시다 바빠서 못오셨는 데 한분 2할머니를 데려 오셨어요.  같이 교정할려고 엑스레이 찍어서 오셨어요. 멀리서 오셨어요. 새벽 밥 드시고 11시 쯤 도착했으니...저랑 앉아서 말씀들 하시는 데 참 재미 있으시더라구요. 새로 오신 2할머니는 조용하셨는데 옆에서 계속 말 걸면 이래저래 말씀하시는 데 제 마음 좀 아프더라구요. 살아오신 여정의 고생스러움이 온 몸에 배여나서인지 저의 친정엄마도 생각나고 마음으로 많이 쓰렸습니다. 너무 조용하시니깐 더 그렇네요
그렇게 기다리다 선생님이 들어오라 해서 2할머니 뒤를 따라 저도 들어가 보았습니다. 제가 보기보다 참견하기 좋아하고 궁금한거 그냥 못넘어 가거든요... 2할머니의 사진을 보시면서 선생님의 반응은 너무 심각했습니다. 물론 그보다 더 심각한 사람도 많이 봐 오셨겠지만  2할머니의 사진을 보시면서 이래저래 설명도 하시고 질문도 하셨지만 절망적이더군요 뼈가 옆으로자라나와 자기로서는 교정하기 힘들다고 말씀하셨어요. 2할머니 목뼈이상으로 오른손이 계속 떨리던데 그것만 고쳐달라고 옆에 1할머니가 부탁해도 방법이 없다고 하시더라구요. 2할머니 손이 계속 떨려서 시장에 가면 손을 뒤로 한다고 하시던데 얼마나 힘드셨으면 .... 그 정도 나이면 그런 눈치정도는 이겨 낼꺼라 생각했는 데 아니네요. 아마 저같아도 바깥 출입이 힘들었을 것 같애요. 아니 그정도 상태되기 전에 이미 손을 썼겠죠. 2할머니도 치료 할려고 침,한약, 병원 다 다녔어요. 그러나 약간의 임시방편이지 치료가 되질 않았다 하시네요.  척추의 근본원인이 있으니 결과물을 가지고 치료를 해봤자 소용없죠.
선생님도, 데려온 1할머니도, 저도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나 본인은 처음 희망도없었던 표정처럼  절망도 없이 초연한 모습그대로였습니다.

멀리서 일부러 오셨는데 그냥 보내시기 그랬는지 선생님이 점심 드시고 가래요. 그래서 얼른 주방에 가서 밥 안치고 반찬 준비하고 맛있게 먹고는 냉장고 뒤져 과일 꺼내먹고 배불려 놓고는 제차로 중간 지점까지 모셔드렸어요. 그러니 제 마음도 편하고 가는 길에 할머니들 어찌나 고맙다하시는 지 속으로는 오히려 제가 더 고마웠는 데... 주차장에 내려드니니 2할머니 저보고 복많이 받아라 하시네요. 그 한마디가 참 귀하더라구요....
그러고 밤에 교회 자매 모임이 있어 진주에 갔어요. 모임시간보다 1시간을 일찍 도착하고 후에 모임을 하는 데 헨리나우웬의 [세상의 길 그리스도의 길] 이라는 소책자를 읽고 나눔을 가졌습니다.  다들 하향성의 삶에서 걸리더라구요.
나우웬이 말한 하향성의 삶은 우리의 길이 아니라 예수님의 길이고 사람으로서는 감당 할수 없다고 말했는 데 그 이상의 순종의 부분만이 와 닿는지 계속 그러지 못한 자신들의 모습을 한탄하더라구요.

그말들을 들으면서 저 속으로 또 울었습니다. 낮에는 할머니 땜에 울고 밤에는 자매들 땜에 울고 ,,,, 이건 개인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회 전체의 문제라는 걸 바로 직감했습니다.  그들이 내 놓은 기도제목도 제가 기도할 내용이 아니더라구요 .
내년에는 하향성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남편과의 대립관계. ...  그런대 한 자매의 나눔은 마음에 새겼습니다. 관념적이고 공허한 말씀나눔 시간에서 자신은 머리에 지식만 채우는 것 같고 철학적인 사유로 결국 자신의 딜레마에서 더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현실을 솔직히 고백하더라구요. 그런데 아무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아요 자기와  똑같은 수준으로만
 저에게는 한 영혼의 처절한 고뇌가 느껴지는 데 다들 담담해요. 이런 자리에서 더는 고개를 들지못했습니다. 목사님이 원망스럽기도 그동안 저 혼자서 잘 지낸 것 같고 자매들의 실상 아니 교회의 실상을 단박에 느끼면서 속이 터질것 같더라구요...

돌아오는 길에 생각했습니다. 낮에 만난 할머니에게 그리고 자매들에게 진정한 구원은 어떤 모습일까?
저요 열심히 공부하기로 했습니다. 열심히 모임참여해서 자매들 보와 주고 싶어요
다음주부터는 요한복음강해가 계속됩니다. 자매들과 열심히 해서 참된 하나님의 해방의 능력 맛보고 싶어요
기도 부탁합니다.
저의 생일날 하나님의 선물이었을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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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2009.12.12 13:25:31
*.118.129.226

미영씨..

의학적으로 손을 쓸래야 없게 할머니의 안타까운 이야기,

자매들과의 성경공부 이야기 모두 감동적입니다.

겉으로는 표시하지 않아도 가닥 희망을 안고 병원을 찾아 왔을 할머니를

그냥 보내기 어려워 점심 챙겨 주시고 차로 바래다 주시기까지 마음 주셨군요.

그리고 자매의 고뇌를 통해 한국 교회 전체의 문제로 해석해 내는

미영씨가 함께 마음을 나누고 싶게 하네요.

헨리 나우웬의 책도 읽어 보고 싶구요.

생일날 새롭게 자각하게된 영적 현실 앞에서 어떤 소명 같은 느끼신 듯한 느낌을 주네요. 나중에 하나님 말씀이 가지는 해방의 능력을 맛보시거든 우리에게 나누어 주세요.

솔직하면서도 진실을 포착하고 삶에 대한 열정을 쏟아 내는 미영씨의

글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네요.  감사드리며

윤미영

2009.12.13 18:52:13
*.83.94.22

잘 지내시죠
나름 그 상황을 잘 쓰려 했는 데 잘 안되더라구요
글쓰기 연습이 부족한 탓이겠죠.  이방인님 글 읽으면서 제마음을 더 잘 표현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올 한해가 저에게도 값진 마무리가 되길 바랍니다.
대학입학하고 2학년쯤 간절히 기도했던  "하나님을 알게해 달라"는 것에 응답해 주신 하나님께
이제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구합니다.

아직은 저 자신을 직시하며 그렇기에 예수님이 구원자이심을 시인할 수 밖에 없다는 진실 앞에
저는 없어지고 싶네요... 그러면서도 제 자아가  꿈틀거리며 계속 서려 합니다. 예전에는 이런 나를 부인하며 자책했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인정하게 됩니다. 그게 인간인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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