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20일

그가 살아나셨다(3)


안식 후 첫날 매우 일찍이 해 돋을 때에 그 무덤으로 가며(16:2)


2절에 다시 ‘때’가 언급됩니다. 1절에서도 때가 언급되었습니다. 양쪽 모두 안식일이 그 중심입니다. 1절은 단순히 안식일이 지났다는 사실만 거론합니다. 여성 제자들이 향품을 준비했다는 사실을 전하려는 것이었겠지요. 안식일이 지났다는 것은 토요일 저녁이 되었다는 뜻인데, 그때 향품을 사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다음날 낮이 돼야 물건을 살 수 있었겠지요. 이런 논리적인 모순을 성서기자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겁니다. 2절이 가리키는 때는 아주 구체적입니다. 안식 후 첫날, 매우 일찍이, 해 돋을 때라고 합니다. 세 가지 단어가 중복됩니다.

이들이 무덤으로 갈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막 15:47절에 암시되어 있습니다. 예수님이 매장된 무덤을 확인했다는 것은 나중에 가겠다는 뜻입니다. 그들이 무덤으로 가는 이유는 이미 1절에서 향품을 샀다는 보도에서 알 수 있듯이 예수님의 시체에 이 향품을 바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신약학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시체에 향품을 바르는 것은 아주 특이한 경우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보통 사용하는 기름을 바릅니다. 향품은 왕족 같은 이들의 시체에 바릅니다. 예수님의 시체에 향품을 바르려고 했다는 말은 예수님이 참된 왕이라는 것을 암시하려는 것이었을까요? 아니면 여성 제자들의 마음이 그럴 정도로 절실했다는 뜻이었을까요?

여성 제자들이 무덤을 찾아가는 장면을 곧이곧대로만 본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구석이 없지 않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시체는 안식일이 시작되기 직전에 매장된 것입니다. 여성 제자들이 찾아간 시간이 안식 후 첫날 해 돋을 때라고 한다면 시간이 최소한 하루 반이 흘렀습니다. 그곳이 근동지역이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시체가 부패하기 시작했을지 모릅니다. 세마포로 싸놓은 시체에서 세마포를 벗기고 향품을 바를 생각을 했다는 것은 보통 용기가 아니면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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