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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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다. 초심을 유지하는 그게 가능한 일일까. 한마디로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엄청난 내적 강인함과
자신에 대한 분명한 정체성 성찰이 있지 않고서는 '초심 유지' 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 일에 있어서는
어떤 한 개인도 그렇고, 어떤 종교계도 마찬가지이다.
안타깝게도 근래의 기독교계는 거의 완전하게 초심을 잃은 것으로만 보인다. 여러 측면에서 판단해
불 때 '초심으로 돌아가자' 라는 말은 공허한 메아리로 되돌아오고말 그런 소리처럼 들리기만 한다.
나는 요근래 '초심' 이라는 어두를 아이러니하게도 美 애플사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에 관한
신문지면 소개를 보면서 떠올리게 된다.
우선, 스티브 잡스하면 잘은 모르지만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던 다양한 기업 역정을 거친 인물로
대충 알고 있다. 역경을 딛고 성공한 그는 현재 세계 유수 기업의 최고경영자이면서 또한 개인적
으로 엄청난 부(4조 원이라고 소개됐다)를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그의 차림새는 언제나 무전여행
에나 어울릴 듯한 '청바지에 엷은 티셔츠' 차림이다. 수염은 멋들여 기르지도 그렇다고 단정하게
깍지도 않은 텁수룩한 모습 그대로이다. 인상은 상업적으로 미소짓는 인상이기보다는 굳어있어
보여 좀 심하게 표현하면 마치 거리의 노숙자 같은 그런 모습이거나 아니면 수도사 같은 인상으
로 보이기도 한다.
사람을 외적인 모습으로만 이해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아마도 그는 일상적인 모든 것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유랑인 같은 '진정한 자유' 그리고 스스로 자신을 통제할 수 있을 만큼의 서릿발
같은 강인함이 그의 내면에 깔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최근 아이패드라는 자사의 신상품을 세계시장에 소개하는 자리에서도 ' 갖춰진 의상 ' 대신에
역시 평소와 똑같은 모습 그대로 화면에 비쳤다. 통상의 지체높은 재계 인물들(특히 한국사회 인물
들) 과는 너무도 대조적인 그의 인상은 거의 충격적이다. 그런 모습의 그를 보면, ' 아직도 미국이
라는 나라가 완전히 죽지는 않았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신문지상에 간단히 소개된바 있는 그에 관한 이력으로, 현재 비기독교도인 그는 젊은시절 한때
인도를 여행한바 있었는데, 그곳에서 인생에 관한 많은 영감을 얻게 되어 지금의 그의 모습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물론 스티브 잡스 말고도 초심을 잃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조선의 이순신이나 구한말의 안중근도
그러한 인물에 속한다.
한편 나는 바울의 위대성에 관하여서는 그의 일생의 업적이라는 '결과론'보다는, 오히려 초심을 잃
지 않았던 인간적인 측면에 초점을 두고 싶다. '결과'는 사람이 아닌 주님의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여러 지역을 여행하면서 수많은 교회들을 돌보는 삶을 살았으면서도 교회들의 도움으로 연명
하거나 교회들의 도움에 기대지 않고 손수 텐트 만드는 일을 하면서 일생을 보냈다는 것인데, 도대
체 어떻게 그게 가능한 일이었을지, 아무리 생각해도 상상하기 쉽지가 않은 일이다. 그러한 생활이
그를 영적으로 자유롭게 했을 것이다. 그런 면으로 생각해 볼 때는 바울이라는 인물이 얼마나 능력
있는, 무서우리만큼 완벽한 그런 인물이었는지 하는 측면의 모습으로 비쳐져 투영된다.
지금 한국의 교회 지도자들은 바울적인 성과들을 인용만 하기에 앞서, 먼저 바울이라는 옛 신앙 선대
의 근면 성실과, 세상과 타협하거나 세상에 빠져 물들지 않고 외고집 초심을 끝까지 유지하며 스스로
자족적인 삶을 살아낼 수 있었을 만큼 그토록 강인했던 그의 영적인 특성을 우선해서 배우고 본 받아
야 할 일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