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8일

 

마가복음 후기(18)


주 예수께서 말씀을 마치신 후에 하늘로 올려지사 하나님 우편에 앉으시니라.(16:19)


승천에 이어서 ‘하나님 우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떤 신자들은 이런 구절을 읽으면서 하나님에게도 우편과 왼편이 있는가, 하고 이상하게 생각할지 모르겠군요. 이런 표현들은 모두 종교적 메타포입니다. 절대적인 하나님에게 상대적 개념에 불과한 우편과 좌편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시간과 공간으로 구성된 이 세상의 위치 개념에 제한받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 그렇다면 마가복음 기자는 왜 굳이 하나님 우편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걸까요?

구약의 영향을 받았다는 게 그 대답입니다. 시편 110:1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여호와께서 내 주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네 원수들로 네 발판이 되게 하기까지 너는 내 오른쪽에 앉아 있으라 하셨도다.” 마가복음을 비롯해서 사도신경의 전승에 참여한 모든 초기 기독교인들은 구약의 이 구절에 근거해서 예수님이 하나님 우편에 앉으셨다고 고백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우편은 하나님과 동등한 권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즉 예수님이 하나님의 우편에 앉으셨다는 말은 예수님이 하나님과 동일한 권능을 얻으셨다는 뜻입니다. 무슨 권능일까요? 심판의 권능입니다. 이건 당연한 논리입니다. 부활의 주님은 궁극적인 생명을 선취하신 분이십니다. 그는 이제 만물에게 생명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된 것입니다.

위의 설명이 너무 교리적이라고 생각할 분들도 있겠지요. 너무 일방적인 주장이어서 보편적 타당성이 떨어진다고 말입니다. 저는 지금 초기 기독교의 예수 경험을 설명하는 중입니다. 이것의 보편적 타당성 여부는 다른 문제입니다. 우리는 이 기독교 교리를 진리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입니다. 그것을 세상에 변증할 책임을 잊지 말아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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