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관련링크 : |
---|
저는 한교회의 파트교육전도사 지체로 있습니다.
앞서 올린 글에 언급했지만, 자본과 권력의 노예가 된 지극히 보수적인 교회에 출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김은국의 순교자가 더욱 생각납니다.
소설 순교자에서는
배교자로 알려져 있는 목사 2명만 살아남고, 나머지 10명의 목사는 죽임당합니다.
사람들은 살아남은 2명의 목사가 배교자이고, 죽은 10명의 목사가 순교자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설의 주인공은 '진실'을 파헤치고자 합니다. 살아남은 2명의 목사를 만나고.. 10명의 목사를 사형집행했던 간부를 만나고.. 결국 '진실'을 알게됩니다. (사실 죽은 10명의 목사들이 배교자였습니다.)
하지만, 살아남은 한 목사는 '진실'을 드러내려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배교자임을 자처합니다. 그리고 여러 집회를 하면서 죽은 10명의 목사들을 기억하라고 합니다. 순교한 그 10명의 목사들을 따라 가자고 합니다.
누가 참 순교자이겠습니까?
죽은 10명의 목사들이 순교자이겠습니까? 살아남은 2명의 목사들이 순교자이겠습니까?
살아남아 냉혹하고 참혹한 현실 속에서, 스스로 배교자임을 자처하고 '진실'을 숨기는 목사가 순교자이겠습니까?
'진실'을 숨기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주는 자가 순교자이겠습니까?
자본과 권력의 노예가 되어, 물량화/대형화/실용주의화를 추구하는 목회자가 순교자이겠습니까?
그 물결 속에서 자신의 신학적입장/사상을 감추는 자가 순교자이겠습니까?
그 물결을 적극적으로 헤쳐나가.. 종교 기득권층에게 거침없이 린치를 당하는 자가 순교자이겠습니까?
누가 참 순교자이겠습니까?
........
그리스도를 믿는다면서.. 그리스도를 닮아간다면서...
공허한 구호 속에 갇혀 있는 나약한 제 모습을 볼때.. 저나 그들과 다를게 없더군요..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예수라는 분을 믿는다고 하면서 도대체 어찌할 수가 없는 (우리 모두의)
나약한 모습들, 생명은 없고 박제화되었거나 혹은 이미 화석화 되어버린 신앙, 이건
분명히 해결해야만 할 우리 모두의 최우선적인 "신앙과제" 이고, 또한 우리 각자의
"십자가"입니다. 주님은 각자 십자가를 지라고 분명히 요구하셨는데 우리가 그걸
지지 못한다면, 그래도 그러한 우리의 신앙이 의미가 있을런지, 안타깝기만 한 일입
니다. 신학자들이 말하는 칭의론으로나 그저 위안을 삼고 말아야 할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