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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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고재종
흔들리는 나뭇가지에 꽃 한번 피우려고
눈은 얼마나 많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으랴
싸그락 싸그락 두드려보았겠지
난분분 난분분 춤추었겠지
미끄러지고 미끄러지길 수백 번,
바람 한 자락 불면 휙 날아갈 사랑을 위하여
햇솜 같은 마음을 다 퍼부어 준 다음에야
마침내 피워낸 저 황홀 보아라
봄이면 가지는 그 한 번 덴 자리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상처를 터뜨린다
예전보다 눈이 훨씬 많이 내린 금년 겨울이긴 하지만
지난 이틀 동안 끝도 없이 내리던 눈은 첫사랑은 커녕
절대로 아쉽지도 그립지도 않을 정말 사납게 헤어진 사랑 같습니다.
센트롤파크에서는 젖은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큰 나무가 쓰러지면서
지나가는 행인의 목숨을 앗아가는 사고도 있었지만
김연아 선수의 황홀한 피규어 스케이팅 덕분에
펑펑 쏟아지던 눈에 대해서는 깜깜 잊어버린 채 잠들었습니다.
(이곳에선 밤 11 시가 넘어서야 경기가 있었습니다.)
아침에 깨보니 이미 쌓인 눈이 거의 무릎까지 왔습니다.
눈에 푹푹 빠지며 뒤뜰에 나갔는데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작은 나무 한 그루가
뿌리째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큰 전나무들 위에서 분주한 새들의 소리 가운데
아주 작게 따닥 딱 딱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하! 찾았다. 딱따구리 한 마리가 그 큰나무를 넘기겠다는 굳은 의지로
열심히 그리고 정말 빠른 속도로 나무를 쪼아대고 있었습니다.
새들이 먹거리 찾기가 쉽지 않을 듯 싶어
무릎까지 쌓인 눈 위에 좁쌀들을 던져 놓고 집안으로 들어왔더니만
하하.. 보셔요. 예쁘죠?
자동차가 나갈 수 있을만큼 어제 겨우 치워 두었는데 큰 길의 눈들을 청소하던 차가
집 앞에 큰 눈벽을 만들어서 새벽에 교회 가기를 포기했습니다.
오늘은 적어도 해가 납니다. 새들은 아마 오늘도 눈위에 앉아 좁쌀을 먹을 거에요.
더디게 오는 거 같아도 그래도 봄은 기어이 오겠죠? 다같이 봄노래를 부를까요? ^&^
절대로 아쉽지도 그립지도 않을 정말 사납게 헤어진 사랑 같습니다."
첫사랑의 설레임과 애뜻함까지 몰색해 버린 많은 눈이 내린 모양이군요.ㅎㅎ
그래도 첫사랑은 잘 간직해야겠죠?
비록 눈이와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가도.....
여긴 삼일절로 쉬는 날입니다.
밖에는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온 세상이 뿌옇게 흐리고...
막 새들이 노래하는 지나가고
아침에도 불구하고
이불속에서 삐대고 있는
마누라와 세 아이들....
아무래도 아침은 제가 차려야 되겠네요...
봄은 왔습니다.
드디어 겨우내 입었던 내복을
오늘 부로 벗었습니다.ㅎㅎ
비록 많은 눈이 왔더라도 좋은 하루 되시기를....
올해 눈이 하도 많이 와서 저희 집에 있는 진달래 나무도 일부가 쓰러지고, 나무 위에 내린 눈을 쓸어내지 않은 탓에 측백 나무가 눈에 눌려서 모양이 망가져 버렸답니다. 어제 저녁에 저도 새 먹이통을 하나 사서 오래된 찹쌀을 넣어 주고 눈 위에 조금 뿌려 주었습니다. 버리는 게 아까워서였지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