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미래

Views 2710 Votes 3 2010.03.18 23:24:15

한국교회의 미래

 

 

그대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어떻게 예측하시오?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사실 부질없는 일이긴 하오. 미래는 열려 있으니까 아무도 예측할 수가 없다오. 기껏 80년을 사는 사람이 무슨 미래를 말할 수 있겠소. 5년이나 10년 후는 어느 정도 내다볼 수는 있을 거요. 운이 좋으면 50년 후의 일도 어느 정도 내다볼 수도 있소. 그러나 더 이상의 미래는 예측 불가능이오. 지금 한국교회의 미래를 말한다는 것은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한다기보다는 오늘의 교회를 말한다는 의미라오. 오늘 한국교회가 미래 지향적이냐, 교회의 본질에 부합하려고 애를 쓰고 있느냐, 하는 질문이오.

<시사 IN> 최근호(131호)에 실린 ‘대형교회, 대형 마트 닮아가는가’를 보셨소? 가장 모범적이었던 ‘사랑의 교회’가 초심을 잃어버렸다는 내용이오. 저널의 속성 상 깊이 있게 다루지는 못한 기사였는데, 핵심은 이런 거요. 대형 마트의 속성을 따라가는 한국의 대형교회에 대한 비판이오. ‘사랑의 교회’를 한 예로 든 거요. 동네 슈퍼를 잠식하는 대형마트처럼 대형교회도 역시 동네의 고만고만한 교회를 잠식할 수밖에 없다는 거요. 교회도 결국 빈익빈부익부 현상에 사로잡히게 될 거라는 주장이오.

이런 주장들은 새로울 것도 없소. 고객의 입장에서는 똑같은 상품을 가능한 싸고 편리하게 구입할 수만 있다면 대형마트든지 소형 슈퍼이든지 상관이 없는 거요. 동네 슈퍼를 살리기 위해서 좀 비싸더라도 동네 슈퍼를 이용할 사람은 많지 않소. 실제로 대형 마트의 편리성은 많소. 한 군데서 쇼핑을 끝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일 거요. 아이 쇼핑도 거기에 한몫 거드오. 요즘은 대평 마트 식품 판매대에서 맛보기 이벤트도 많이 여는 가 보오. 젊은 부부가 주말에 대형 마트를 들리는 일은 거의 취미생활처럼 자리를 잡아가는 게 아닌지 모르겠소. 이런 상태에서 동네 슈퍼의 몰락은 불을 보듯 분명하오. 대형교회는 대형 마트와 그 속성이 똑같소. 그 내용을 여기서 반복하지 않겠소.

여기서 우리의 질문은 몇 가지로 구분할 수 있소. 대형 교회가 문제라고 한다면 작은 교회는 건강한가, 하는 것이 하나이고, 이런 작은 교회의 몰락이 정말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서 부정적이냐, 하는 것이 다른 하나이고, 이걸 막을 방법이 있느냐, 하는 것이 세 번째 질문이오. 대안이 무엇이냐, 하는 질문도 필요할 것 같소. 이것을 충분할 정도로 설명하려면 신학 석사 학위 논문 정도의 수고가 필요할 것 같소. 여기서는 감당 불가요. 나중에 기회가 되는 대로 조금씩 살펴보십시다.

지금은 한 가지만 관점만 그대에게 전하고 싶소. 복음은 상품이 아니라오. 상품은 사람이 만들고 포장해서 고객들의 마음에 들게 하면 그만이오. 많이 파는 것이 그것의 목적이오. 그러나 복음은 하나님의 행위라오. 많이 파는 게 목적이 될 수 없소. 하나님의 뜻에 따르기만 하오. 이런 말이 그대에게는 공허하게 들릴지 모르겠소. 자본과 경쟁이 최고의 가치로 대두된 이 시대에 패배주의적 발상이라고 말이오. 더 긴말은 하지 않으리다. 한국교회가 상품논리, 경제논리로부터 벗어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말로 오늘 이야기는 끝내겠소. 편안히 잠을 청하시구려. (2010년 3월18일, 목요일, 비, 맑음, 꽃샘추위가 있던 날)


profile

임마누엘

2010.03.19 12:13:40

복음은 하나님의 행위라는 말씀 적극동감합니다.

 

머리를비우고

2010.03.19 18:48:58

"한국교회가 상품논리, 경제논리로부터 벗어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말씀...

맞지만 너무 멀게만 느껴지네요.

오영숙

2010.03.22 01:03:07

작고 건강한 교회가 많아져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너무 단순한가요?

우익지

2010.03.22 22:12:42

저도 큰 교회에서 자랐습니다. 1000명일 때에도 큰 교회였는데 제가 떠날 때 만명이 넘었다더군요. 덩치가 커지니까 더 키우는 것은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닌것 같았습니다. 금방 불고 불어 나더군요.

 

참 이상하게도 처음에 그 교회에 다니던 사람들은 많이 떠나고 없더군요. 결국은 그 교회의 성장기에 큰 교회가 좋아서 온 사람들이 그 교회를 키우고 대형화하는데 앞장을 섰다는 것입니다.

 

사랑의 교회에서도 홀로 외로이 호소하는 분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분은 처음 사랑의 교회가 시작할 때부터 계시던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큰 교회가 좋아서 온 사람들은 계속 키우는데 만족하며 교회에 다닙니다. 이유야 많죠. 말씀이 좋으니까 사랑의 교회로 간다, 지금 애들이 교육받는 교육관이 위험한 상태다... 등등. 맞는 말이지만 사실 맞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작은 배에 너두 나두 다 올라타고 나서는 배 좁다 아우성이고 다 같이 내려 다같이 큰배를 만들어 갈아 타자는 것인데... 작은 배 더 만들어 나눠타면 간단한 것을...

 

한국교회에 교회 정원제를 실시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그 정원이 넘으면 사치세를 내도록하는 것 말이죠. 한 400-500명의 교회가 가장 아름다울 것 같은데...

List of Articles
No. Subject Date Views
» 한국교회의 미래 [4] Mar 18, 2010 2710
1965 하나님 나라(16) [1] Mar 17, 2010 2361
1964 무소유 [9] Mar 16, 2010 3212
1963 하나님 나라(15) [1] Mar 15, 2010 2147
1962 어지러움에 대해서 [5] Mar 13, 2010 4223
1961 하나님 나라(14) Mar 12, 2010 2250
1960 하나님 나라(13) Mar 11, 2010 1964
1959 하나님 나라(12) [1] Mar 10, 2010 2344
1958 “이제 우리가 강의 위로가 되어야 합니다.” [2] Mar 10, 2010 2336
1957 하나님 나라(11) [2] Mar 08, 2010 2261
1956 주한미군에 관해서 [1] Mar 06, 2010 2286
1955 하나님 나라(10) [1] Mar 05, 2010 2163
1954 무상급식 [1] Mar 04, 2010 2249
1953 피겨스케이팅과 서커스 [7] Mar 03, 2010 3474
1952 하나님 나라(9) [3] Mar 02, 2010 2532
1951 하나님 나라(8) [2] Mar 01, 2010 2560
1950 하나님의 나라(7) [1] Feb 28, 2010 2432
1949 하나님의 나라(6) [3] Feb 26, 2010 2426
1948 사형제도에 대해 [5] Feb 25, 2010 2916
1947 인간 문명과 언어 혼란 Feb 24, 2010 2774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