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기독교 잡지가 꽤 되오. 내가 그쪽으로 아는 게 많지 않아서 정확한 정보를 줄 수는 없소. 대략적인 것만 말하리다. 우선 각 교단에서 나오는 잡지가 있소. 우리나라에는 교단도 많으니 당연히 잡지도 많소. 어떤 데서는 월간지로, 다른 데서는 격월간지로 나오오. 감리교회의 격월간지 <목회와 강단>에 나는 금년 한 해 동안 6편의 원고를 기고했소. 초교단적인 배경의 잡지도 제법 되오. 가장 전통이 오래된 잡지는 <기독교사상>이오. 수년 전에 거 잡지에 내 졸고가 4년 가까이 연재되었소. 실명 설교비평이오. 그 시절은 내 글쓰기의 황금기면서 육체적으로 고단한 시절이었소. 그 후유증으로 위장이 나빠졌는데, 연재를 그만두고 천천히 좋아졌소만 아직도 완전하지는 않소. <목회와 신학>은 두란노에서 나오는 잡지인데, 아마 목회자들에게 가장 많이 읽힐 거요. 신학적인 경향은 신학적인 포즈를 취하면서 보수적인 색깔이 강하오. 목회자와 평신도 모두를 독자층으로 하는 잡지요. <월간 목회>라는 잡지는 순전히 목회자를 위한 잡지라고 보면 되오. 목회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소. 여기에도 내 글이 2008년부터 지금까지 연재되고 있소. 금년 말까지로 끝날 거요. 위의 잡지 중에서 <기독교사상>이 내 신학적 경향에 가장 가깝소. 신학대학교 학부시절부터 계속 구독한 잡지요.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기독교사상>을 제외하고는 모두 보수적인 잡지요. 보수라고 해서 모두 잘못되었다는 말은 아니오.
<기독교사상>과 일반 기독교 잡지의 중간 계열에 속하는 잡지가 <복음과 상황>이오. 신앙은 보수적이고, 삶은 사회참여에 적극적이오. 일반적으로 한국교회에서 진보적인 신앙의 사람들은 사회구원을 강조하고, 보수적인 사람들은 개인구원을 강조하는데 반해서 <복음과 상황> 계열의 사람들은 제호에서 보듯이 복음적이면서 사회구원을 강조하오. 현재 발행인은 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 교수이면서 교목실장이신 김회권 목사님이오. 10월 호 특집은 “복음주의 지성 운동을 다시 생각한다”요. 한국교회의 신앙은 거의 ‘묻지마’ 식인데, 지성을 말한다는 것 자체가 보수주의 계열로서는 파격적인 것이오. <기독교사상>에 글을 연재하고 있는 김응교 시인이 이 잡지에도 연재하고 있다는 게 흥미롭소. 이번 달에는 알랭 바디우의 <사도바울>이라는 책을 소개하고 분석하는 글이오.
이번 10월 호부터 나도 <복음과 상황>을 정기구독 하기로 했소. 구독료는 연 6만원이오. 잡지에 나오는 모든 글이 읽을 만하다는 건 아니오. 그중에 하나, 또는 두 개만 건져도 본전은 찾고도 남을 거요. 다른 잡지도 마찬가지요. 좋은 책을 구매하거나 잡지를 정기 구독하는 것이 한국교회 개혁의 밑거름이라는 것은 그대도 잘 알거요. 이 잡지의 제본은 투박하오. 촌스럽다고 볼 수도 있고, 소박하다는 게 더 어울리는 말이오. 또 한 가지, 잡지에 실리는 광고가 그 잡지의 성격도 말해준다오. <복음과 상황> 10월호 뒤표지 안쪽에 “착한 커피”라는 광고가 실렸소. 제3세계 노동자들을 돕는 운동이고, 지구를 지키는 운동이라 하오. (2010년 10월1일, 금, 찬란한 햇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