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종교개혁자는 루터와 칼뱅이오. 쯔빙글리와 뮌처도 포함시킬 수 있으나 대표자 두 사람을 꼽으라면 역시 루터와 칼뱅이오. 루터는 독일에서, 칼뱅은 스위스에서 종교개혁의 불을 지폈소. 역사적으로는 물론 루터가 앞서 있소. 칼뱅이 루터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보는 게 옳소. 어떤 사람은 루터는 종교개혁을 운동의 차원에서 시작했다면 칼뱅은 그걸 신학의 차원에서 이론적으로 완성했다고 말하기도 하오. 칼뱅의 저작에 비해서 루터의 저적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소. 그럴 주장은 사실관계에서도 틀렸소. 루터의 저작은 칼뱅을 능가하오.

     루터는 혁명가이기 전에 학자요. 혁명은 책상에서 시작한다는 말을 루터가 증명해냈다고도 볼 수 있소. 그는 비텐베르크 대학교에서 신학을 가르쳤고, 그곳 성당에서 사목활동을 했소.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 수도승이기도 하오. 루터는 학자이며, 목회자이자, 영적 수도승인 셈이오. 머리가 명석하고, 가슴이 뜨겁고, 영혼이 투명한 사람이었다고 보면 되오.

     루터의 종교개혁이 큰 반향을 일으킨 요인 중의 하나가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기술이라고 하오. 그 인쇄술 덕분으로 루터의 글이 독일 중산층 상공인과 지식인들에게 삽시간에 퍼질 수 있었소. 글의 힘이 크오. 문맹인들이 혁명을 일으키는 일은 쉽지 않소. 내가 세계역사를 잘 모르니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렵소만, 상식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오. 혁명은 사상에서 나오는 것 아니오? 사상이 형성되려면 글을 읽어야만 하오. 물론 말을 들어도 되지만 말은 한계가 있소. 글은 시공간을 뛰어넘어 확장될 수 있소. 또 글을 읽을 줄 알아야만 사상이 깊어질 수 있소. 종교개혁이 유럽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운동으로 자리를 잡게 된 데에는 루터의 깊은 신학적인 글과 그 글을 퍼뜨릴 수 있는 인쇄술과 그것을 읽어서 자기의 삶으로 담아낼 수 있는 일종의 지식인들의 영향이 절대적이오. 볼셰비키 혁명도 주로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전개된 것이고, 동학혁명도 불씨를 당긴 이들은 모두 지식인들이오. 오해 마시오. 지식인이 역사를 변혁하는 유일한 집단이라는 말이 아니오. 지식인의 한계도 많소. 이 대목은 그만 말하겠소.

     한국교회의 개혁을 많이 말하고 있소. 루터 시대를 검토해보면 오늘의 방향도 잡히오. 핵심은 글을 읽어야 하는 것이오. 즉 공부요. 그리스도인들이 공부를 해야 하오. 최소한 신학의 기초만이라도 알아야 하오. 교회에 기도 모임이나 전도 모임은 많지만 독서모임은 별로 없소. 그렇다면 개별적으로라도 책을 읽어야 하오. 혁명은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거요. 깨어 있는 지식인들이, 행동하는 지식인들이 그 중심이오. (2010년 11월3일, 수)


샨티

2010.11.04 17:41:59

교회에 기도 모임이나 전도 모임은 많지만 독서모임은 별로 없소. 그렇다면 개별적으로라도 책을 읽어야 하오.   온 마음으로 공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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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10.11.04 22:12:29

어제 아이들과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는데, 아내는 파올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를 단박에 읽어 면서 감탄을 하더군요. 저는 최근에 나온 고종석 장편소설 "독고준"과  박흥용의 만화책 "구르믈 벗어난 달처럼"을 보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특별히 할 것이 없으니 자기 멋대로 그림책이나 책을 보고....

 

정말 독서하기에 좋은 계절입니다.

읽고 싶은 책은 많은데 예상외로 시간을 많이 가지기가 힘든 것이...

책만 보면 왜 잠이 오는지... 아직 책의 깊이로 가지 못한 것 같기도 하고.....

우쨌든 독서는 삶을 늘 긴장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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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로

2010.11.25 10:38:52

기 독교인들이 신학서적 독서에 힘써야 교회가 바뀐다는 정용섭 목사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문제는 소수의 지성적인 분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성직자들이 교인들에게 신학서적 독서에 힘쓰지 못하게 막고 있다는 것과 우리 기독교인들이 긍정의 힘같은 인민의 아편, 값싼 은혜에 불과한 싸구려 책만 좋아하고, 정말 진지하게 읽어야 할 신학서적은 어렵다고 해서 안 읽는다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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