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밟기

Views 3254 Votes 2 2010.11.08 23:08:02

 

     얼마 전 특정 선교단체에 속한 젊은이들이 서울의 봉은사라는 절에 들어가서 소위 ‘땅밟기’ 행사를 가졌다 해서 교계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한동안 시끄러웠다는 소식을 그대도 알고 있을 거요. 어처구니없는 일이오. 나는 이런 일들이 극소수의 열혈청년들에 의해서 우연하게 저질러진 일로 알고 있었소. 실상은 그게 아니라 하오. 오히려 대다수 기독 청년들이 그런 일에 직간접으로 참여하거나 그런 영향을 받았다는 거요. 이슬람권 지역까지 가서 벌리는 땅밟기 퍼포먼스도 있다 하오. 한국교회의 신앙이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것보다 훨씬 문제가 많다는 걸 요즘 다시 절감하고 있소. 하기야 믿음으로 십자군 전쟁을 부추기거나 마녀사냥에 앞장 선 기독교 역사가 있으니, 지금과 같은 공격적이고 패권적인 신앙형태가 크게 이상한 것도 아니오. 사람의 판단력이라는 게 얼마나 약한지 모르오. 어떤 집단에 세뇌되면 퇴행도 퇴행으로 보이지 않는 법이오. 사이비 이단들의 행태에 잘 나타는 현상들이오.

     이왕 땅밟기 문제가 나왔으니 그대에게 두 개의 땅밟기 이야기를 하겠소. 하나는 황토길 걷기요. 서울샘터교회의 한 여자 청년이 그 행사에 참가했다가 선물로 받은 소주 두 병을 나에게 선물로 주었소. 스페인의 걷기 코스가 유명하오. 제주의 올레길 걷기도 점점 유명세를 타는 것 같소. 이런 땅밟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과하지 않소. 나도 이제 나이가 조금 더 들면 테니스는 그만하고 걷기에 매진할까 하오.

     톨스토이의 동화집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는 “사람에겐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라는 이야기가 나온다오. 땅을 많이 갖고 싶어 하던 바흠은 악마의 유혹을 받아서 어느 마을로 이사하오. 거기서 그는 자기가 하루 동안 걸을 수 있는 지역을 모두 소유할 수 있는 기회를 얻소. 반드시 출발한 장소로 약속한 시간 안에 돌아와야만 했소. 바흠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땅을 차지하고 싶은 욕심으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결국 출발한 장소 바로 앞에서 피를 토하고 죽었소. 그가 차지할 수 있었던 땅은 자기가 묻힐 무덤이 되고 말았소.(2010년 11월8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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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민

2010.11.09 12:06:11

땅밟기는 한국교회 목회현장에 만연해있습니다.

교회마다 아침예배 마치고 동네를 돌면서 '이 산지를 우리에게 주소서'라는 기도 아닌 기도를 하며

돌아 다니는 교회들이 아직도 많이 있습니다.

특히 교회당 부지 매입할 때 계약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목사들이 이짓 많이 합니다.

몇 년 전엔가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형교회들 표어가 '전주시를 우리에게 주옵소서'가 였어요.

그 표어를 보고 '참~ 하나님 골치 아프시것다. 서로 자기교회에 몽땅 달라니 물건도 아니고...'

혀를 차던 기억이 납니다.

그 외에도 '네 장막터를 넓혀라','믿음대로 되리라','동서남북을 바라보라',....

원조는 웨슬리가 아닐까요?

'세계는 나의 교구다'(이 말을 하게된 배경은 잘 모르겠지만)

기독교 패권주의의 산물이 아닐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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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스

2010.11.10 11:42:06

목사님, 제가 봉은사 땅밟기의 영상을 보면서

정 목사님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목사님을 안만났으면 저도 저러고 있었으려니...해서요...ㅠㅠ

 

저 청년들의 마음과 눈빛은 참 순수하고 성실하거든요.

그런데 저렇게 하고 있다는 겁니다.

진리의 자유함에 이르는 은총이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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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훈

2010.11.10 12:57:44

여담으로 연구실 친구가 "혹시 나중에 잘 되더라도 제발 간증같은건 하러다니지 말아라"라고 하더군요..

알았다고 했습니다..ㅋ

희락당

2010.11.24 06:39:40

위의 유목민 님께서 하신 말씀에 대한 답변이 좀 필요한 듯 싶군요.

"세계는 나의 교구다"는 기독교 패권주의의 산물이 아닙니다.

존 웨슬리 목사님께서 이 말씀을 하신 이유는

영국국교회와의 갈등 속에서 하신 말씀입니다.

영국국교회가 웨슬리 목사님의 사역을 자꾸 방해하니까

영국국교회와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서 이런 말씀을 하신겁니다.

웨슬리 목사님은 죽을 때까지 자신이 일으킨 Methodist Movement로 인해

교회가 분열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세계는 나의 교구다"라는 말이 나온 배경(유목민 님께서 잘 모르시겠다고 한 바로 이 부분)을

알고 나면, 웨슬리 목사님을 폄훼하는 발언은 할 수 없을 겁니다.

한 부분만 읽고 이해되는 대로 평가하는 바로 그 습관 때문에

성경을 엉뚱하게 오해하고 도구화시키는 겁니다.

충분히 공부하고 이해하기 전까지는

평가를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국 교회를 걱정하신다면

이 정도는 기본 아닌가요?

주님의 은총이.

삼송

2010.11.25 12:53:22

땅을 밟는다 라는 기독교적 의미는 그땅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실현하고 기도한다 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땅을 밟는 행위가 나쁜것이 아니라 불교계에서 말한 것은  불교의 영향력이 있는 이땅(절)에서  왜 당신네 종교적 행위인 기도를 하느냐 라는 뜻이죠 기도는 당신들이 있는 것에서 하라 라는 그런 의미 같습니다.

  영적인 부분이니까  더더욱 민감한 사안이구요 포용력있는 마음을 서로 가진다면 수용해도 되는 일인데 언론에서 부각되어 그곳에서 기도하는 사람들을 폄하하는 것 같습니다.   공격적인 패권적인 신앙의 형태는 아니고 그곳에서 기도한 사람들의 순수한 마음도 이해해야 합니다. 기도했던 분들이 절에 가서  사과도 했다고 하는데 좋게 보고 긍정적로 봐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듯합니다.  어떤 교회는 절에 계신  스님도 교회와서 간증도 하시고 서로 이야기도 나누는 것 같은데요 구원을 추구하는 절대성은 완전히 틀려도 종교를 수용할수 있는 마음의 자세는 서로 기르는 것이 좋을텐데요 서로 넓은 마음의 자세를 갖기를 바라며  주의 영광이 함께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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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포스

2010.11.25 13:30:39

땅을 밟는다 라는 것은 그땅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실현하고 기도한다는

그런 기독교적 의미는 어디에서 나오나요.

여리고성 둘레 돌 때의 땅 밟기는 익히 많이 들어 봤지만....

 

그 곳에서 기도했던 사람들의 마음이 순수했다니

더욱 이해하기 어렵군요...

 

아무리봐도 여리고에서 처럼 적을 정복하기 위한...

이도교를 무리치기 위한 일종의 주술적 행위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이해하기 힘드네요...

 

말씀하신대로 땅을 밟는다는 것이 기독교적 의미가 있는 행위이라면

분명 '공격적인 패권적'이라 표현하신 신앙이 맞죠.

 

이해와 포용을 구하는 차원을 넘어

연합해서 함께 가지는 집회가 아닌 이상

느닷없지 않습니까....

 

서로 수용하여 함께 가지는 그런 차원의 예배 얘기가 아니지 않습니까...

차성훈

2010.11.25 14:39:27

이에 대해서 김세윤 교수가 적절하게 글 하나 썼는데, 한번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http://www.newsnjo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793

삼송

2010.11.25 15:18:49

감사합니다. 아델포스님!  말씀 잘들었습니다.. 저도 지적하신 그런 측면이 있다고는 생각은 듭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기로는 기도하신  청년들과 선교단체가  패권적신앙으로 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지적은  학문적인 논리를 갖다 붙인 것입니다. 제 좁은 식견에는 그분들이 하나님을 향한 전도와 구원의 열정과 신앙심이 과해서   논리적인 것보다 열정적으로 주의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앞섰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좋게 생각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분들이 봉은사 스님들에게 사과도 정중하게 했습니다. 선생님 너그러운 마음으로 바라보시길 바랍니다. 단지 장소가 정치적인 문제가 많은 봉은사였기에  문제였죠,

  차성훈님이 적으신 글도 잘 보았습니다. . 논쟁하자고 한것은 아닙니다. 정말 참고가 되겠습니다.

 다비아는 지식적으로 날카로운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만약 불교에서 패권적인 방법으로 기독교인들을 욕하고 비난하면 그때도 말씀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설령 주님의 자녀된  형제 자매들이 조금 잘못해도 주안에서 사랑하고 용서하고 기도해야 겠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을 사랑으로  비판하지 않은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이  되면 안되겠습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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