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

Views 3223 Votes 0 2010.11.20 22:52:32

 

     내일은 한국교회에서 일반적으로 지키는 추수감사절이오. 한국교회의 고유한 절기가 아니라 미국의 절기를 그대로 따온 것이오. 한국교회는 이런 특별한 절기 문제에 관해서도 좀더 독립적인 정체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소. 세계교회의 일치와 한국교회의 독립성은 대립적인 게 아니오. 만약 온 세계가 11월 셋째 주일을 추수감사절로 지킨다면, 마치 12월25일을 성탄절로 지키듯이, 한국교회도 당연히 이를 지켜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한국교회의 실정에 맞는 절기를 정하는 게 마땅하오. 어떤 교회는 추석이 낀 주일을 추수감사절로 지키고 있는데, 검토해볼만한 일이오. 그런데 시기적으로 추석은 좀 이른 감이 있소. 과일이나 곡식이 아직 거둘만한 때가 아니오.

     한국교회가 추수감사절을 중요한 절기로 지키는 이유는 일 년 동안 먹을거리를 공급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는 근본의미만이 아니라 특별헌금을 모을 수 있는 기회라는 것도 크게 한몫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오. 교회에 따라서 형편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제삼자가 왈가왈부하기는 어렵소. 재정적으로 어려운 교회나 농사를 짓는 신자들이 많은 시골교회에서는 추수감사절 헌금이 나름으로 필요하기도 하오. 그것을 무조건 재정보충의 기회로 여기는 태도는 문제요. 이상하게도 한국교회가 지키는 절기는 거의 헌금과 직결되오. 성탄절, 부활절, 맥추감사절이 그렇소. 이런 절기를 헌금 없이 지키는 것은 어떻겠소? 헌금은 평소에 자신의 형편과 교회의 필요에 따라서 알아서 내는 것으로 하고 말이오.

     교회에서 추수감사절을 중요한 절기로 지키는 것은 당연한 거요. 유대교의 유월절, 오순절, 초막절도 그 기원이 농사요. 유럽의 축제도 농사와 관계되오. 고대인들이 농사를 짓기 시작한 뒤로 삶의 질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늘 풍년이 드는 건 아니었소. 추수 결과에 따라서 한 해의 살림살이가 결정되는 거요. 농사에 운명을 걸 수밖에 없었소. 그들이 농사일을 얼마나 경건하게 받아들였을지, 또한 그 과정에서 얼마나 불안해했을지 불을 보듯 분명하오. 지금 우리가 직접 농사를 짓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지난 일 년 동안 먹고 지낼 수 있었던 것은 어딘가에서 땀을 흘린 사람 덕분이오. 이 사실로 인해서 그대의 마음이 뜨거워진 적이 있소? 그대가 잠을 자고 있는 중에서, 오락에 취해 있는 중에도, 게으름을 피우고 있거나 못된 생각을 하고 있는 중에도 지구는 먹을거리를 생산했다오. 그대는 그것을 먹고 지냈소. 이 사실로 가슴이 두근거린 적이 있소? 우리는 이 모든 것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을 드리지 않을 수 없소. (2010년 11월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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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10.11.22 09:33:14

나뭇잎들이 서리에 맞아 앙상맞게 벌거벗은 감나무에

따지 않은 감들이 빨갛게 홍시가 되어 붙어 있습니다.

저 메마른 가지에 어떻게 저렇게 빨간 모양을 하며 속살을

내 비치도록 열매를 맺을가요~~

 

유한한 우리의 삶에

하나님의 무한한 힘의 공급에 의해

바둥바둥 살지 않고, 매일 매일 그 은총을 생각하며

우리의 창조자 되신 그분을 기억하는 삶을

오늘도 살고 싶네요...

 

겨울을 준비하는 가랑비가 조금 내렸네요.

그러보 보니 오늘이 첫얼음과 첫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소설(小雪)이네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하신 하나님을 찬양하며....

삼송

2010.11.22 16:20:07

목사님 정말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전통적인 교회에서 행해지는 율법적인 신앙 강요적인 형태의 헌금은 기존교회의 잘못된 관행입니다.

그러나 자발적으로 자기의 형편에 맞게끔 내는 헌금은 교회로나 자신에게나 유익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어제 추수감사헌금을 내면서 참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교회가 절기헌금 전액을 가난한 자들과 노인들을 위해 집행한다고 해서 마음이 좋았습니다. (참고로 저희교회는 노인요양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목사님게서 글을 쓰신 내용은 100% 옳으신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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