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회에서는 일반적으로 ‘하나님’이라는 말을, 가톨릭교회에서는 ‘하느님’이라는 말을 사용하오. 그대는 어느 쪽이 옳다고 생각하시오? 이것은 국문학자가 대답해야 할 질문이오. ‘하나님’은 ‘하나’에 방점이, ‘하느님’은 ‘하늘’에 방점이 있는 것 같소. 하나가 중요한지, 아니면 하늘이 중요한지에 따라서 서로 의견이 나뉠 거요. 그뿐만 아니라 우리말 고어 ‘하’가 오늘 어떻게 변형되었는지도 살펴보아야 하오. 지금 내가 말하려는 것은 우리가 믿는 ‘그분’께 이름을 붙일 수 있느냐 하는 것이오.

     ‘하나님’이라고 했든지 ‘하느님’이라고 했든지 그것을 이름이라고 생각하면 안 되오. 이슬람교도들은 ‘알라’라는 이름을 사용하오. 불교나 힌두교에서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가 말하는 초월적이고 대상적인 신을 찾지 않으니 우리 논의에서는 배제해도 좋소. 구약성경은 야웨, 엘로힘, 아도나이 등으로 그분을 불렀소. 그렇다고 그 이름이 곧 그분을 규정하는 것은 아니오. 이름 없이 그냥 ‘그분’이라고 부르는 게 본질에 가깝다고 할 수 있소. 우리가 늘 그분이라고 말할 수 없으니 하나님, 또는 하느님이라고 부르는 거요. 예수님은 그분을 아버지, 또는 아빠라고 불렀소.

     그대도 잘 알고 있는 하나님의 이름에 대한 한 전승을 말하겠소. 모세가 호렙 산에서 히브리 민족을 애굽에서 끌어내라는 소명을 받았을 때 이런 명령을 내린 당신이 누구냐고 물었소. 모세는 그 소명을 어떻게 인식한 거요? 실제로 목소리를 들은 것은 아닐 테고, 그렇다면 민족해방이라는 깨달음을 가리키는 건지도 모르오. 성서의 하나님 경험은 다양하니 그 속사정을 우리가 다 설명하기는 어렵소. 하나님의 응답을 모세는 이렇게 받았소. “나는 스스로 있는 자이니라.”(출 3:14) 이름은 규정하는 힘이 있소. 나무라는 이름은 그 대상을 나무로 규정하오. 스스로 있는 자라는 말은 하나님은 그 누구에 의해서도, 무엇에 의해서도 규정될 수 없다는 뜻이오. 그는 오히려 판넨베르크가 말했듯이 만물을 규정하는 현실성(die alles bestimmende Wirklichkeit)이오. 그분이 규정의 주체이고, 그 이외의 것은 대상이오. (2010년 11월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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