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솔직한 대화 운운했소. 이건 목사를 비롯해서 교회 지도자들에게 매우 절실한 문제요. 왜냐하면 까딱하다가는 신앙의 매너리즘에 빠지기 때문이오. 신앙의 연조가 깊으면 깊을수록 그런 가능성이 높소. 교회도 사실 관료주의에 물들 수 있소. 그대도 이런 말을 들었을 거요. 젊었을 때는 삶에 대한 이해 수준이 비슷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차이가 심해진다고 말이오. 근원에 대해서 솔직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나이가 들수록 경직되는 건 분명하오. 자기의 경험을 절대화하는 것이오. 이게 신앙의 세계에도 그대로 적용되오. 신앙의 근원에 대해서 다 아는 것처럼 생각하고 질문을 외면하면 영적으로 경직될 수밖에 없소. 예수님 당시의 바리새인들을 보면 답이 나올 거요.

     나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이상하게 기독교 신앙에 대한 궁금증이 더 많이 드오. 확신이 깊어진다기보다는 더 알아야겠다는, 더 경험해야겠다는 영적 갈망이 심해지는 거요. 이런 갈망의 길에서 솔직한 대화가 최선이오. 대화라고 해서 반드시 어떤 대상을 두고 하는 것만을 말하는 게 아니오. 자기 자신과도 대화할 수 있고, 성서테스트와도 대화할 수 있소. 내가 보기에 신학의 어른들과 대화하는 게 영적인 배움에서 가장 효과가 크오. 여기서 핵심은 변죽을 울리지 말고 신앙 세계의 핵심을 치고 들어가는 거요. 그걸 두려워하면 신앙의 중심에 이를 수 없소.

     예수님을 영접했다는 말이 진정성을 얻으려면, 그리고 성령을 받았다는 말이 진정성을 얻으려면 다른 사람이 알아듣도록 설명할 수 있어야 하오. 다른 사람들이 알아듣도록 설명하지 못한다면 그건 실제 경험이라고 할 수 없소이다. 여기서 ‘알아들도록’ 설명한다는 말이 중요하오. 자기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끝나지 말고 다른 이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말이오. 대개 교회에서 간증 형식으로 신앙 경험을 표현하기도 하는데, 내가 보기에 그런 간증은 거의 주관적인 감상 차원에 머물러 있소. 예컨대 기도하는대로 모든 것이 다 이루어졌다는 간증 같은 것들이오. 그런 것으로는 ‘알아듣도록’ 설명할 수 없소. 세상을 바르게 직면하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허튼 소리에 불과하오. 어떻게 ‘알아듣도록’ 설명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하겠소?

     사족: 오늘부터 이 연재의 제목을 ‘하나님에 대한 질문’에서 ‘하나님에 관한 질문’으로 바꿨소. (2010년 12월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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