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예수를 직접 만날 수 없소. 이건 아무도 부정하지 못하오. 예수를 직접 만났던 이들은 예수를 추종했던 이들이오. 열두 제자가 핵심이라 할 수 있소. 복음서에는 적지 않는 숫자의 여자들도 나오오. 오병이어 사건 현장에 있던 5천명도 여기에 포함시킬 수 있겠소? 그 숫자는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니 그냥 넘어가는 게 좋소. 사도행전에 따르면 예루살렘에서 원시 공동체를 이루고 있던 120명도 이런 핵심 멤버에 속하오.

     예수를 직접 경험한 이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두 가지로 역사에 남겼소. 하나는 신약성서이고, 다른 하나는 교회 공동체요. 이 두 요소가 바로 오늘 우리가 예수를 경험할 수 있는 통로요. 이 두 가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예수를 아는 첩경이오. 어떤 이들은 예수님을 직접 만났다고 하지만, 그것은 실질적인 것이 아니오. 신약성서와 교회공동체를 통해서 알고 경험한 것들이 어떤 특별한 현상으로 나타난 것들이오. 성령을 통해서 예수 경험이 가능한 거 아니냐, 하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거요. 성령을 통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시오. 그것도 다 성서와 교회공동체에서 일어나는 것이오. 실제로 선교사를 통해서 복음이 전파되지 않은 곳에서는 예수 경험이 일어나지 않소. 이게 무엇을 뜻하겠소?

     지금 내가 말하고자 하는 요점은 하나님 경험이 바로 예수 경험이라는 사실을 전제할 때 이것이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성서와 교회공동체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오. 교회 본질 중의 하나가 ‘사도성’이라는 사실이 바로 이것을 뜻하오. 사도의 신앙을 통해서만 우리의 신앙이 검증될 수 있다는 것이오. 성서와 교회는 서로 변증법적으로 연결되어 있소. 성서는 교회로부터 나왔지만 동시에 교회를 규정하기도 하오. 교회는 늘 성서로부터 비판받아야 하지만 동시에 성서를 바르게 해석하는 역할을 감당하오. 이렇게 요약할 수 있소. 우리의 예수 경험, 즉 하나님 경험은 교회의 역사가 담지하고 있는 성서를 얼마나 정확하게 아는가에 따라서 그 진정성 여부가 판단 받소. (2010년 12월8일, 수, 진눈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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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아빠

2010.12.09 23:30:09

목사님, 생각이 잘 정리되지 않아 망설이다가 몇 가지 여쭙니다.

 

하나님에 관한 여러 말씀, 놓치지 않고 따라가려고 애씁니다. 하나님에 관한 여러 말씀을, 다 받아들인다고 하면 이상할까요? 그런 생각, 마음입니다.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목사님.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피조물들, 그 가운데 당신의 형상을 닮게 지으신 인간들이 어떻게 살기를 원하실까요? 무엇보다 하나님을 경외하며 오직 하나님만을 중심에 놓고 그 관계에 집중하며, 인간들 끼리는 서로 사랑하고, 정의롭게...

 

그렇게 살도록 노력하면, 그래서 그렇게 살면, 어떤 결과, 상황을 맞게 될까요? 불가능한 이야기겠지만, 이 지구의 모든 인간들이 하나님을 진실되게 믿고, 너남없이 아끼고 배려하고 거짓없이 지낸다면...

 

이것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인간의 삶인가요? 그렇다면, 온갖 각고의 노력 끝에 모든 인간들이 그렇게 산다면, 인간 세상에는 더 이상의 어떤 고난, 고통, 병, 슬픔... 따위의 것들이 사라질까요?

 

목사님, 그런데 '모든' 인간이 그렇게 살 수 없지 않습니까? 

 

또 '일부' 인간이 그렇게 산다면, 그들에게 어떤 일이 있을까요? 여전히 고통받고, 아프고, 때로는 상심하고, 그렇지 않을까요?

 

결국, 이 모든 해답은, 종말의 때에,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때라야 주어지는 것이겠지요.

 

그럼, 지금의 우리는, 여기서,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하나님을 신실하게 믿고, 기도하고, 오직 그 관계에만 집중해도 종말까지는 이 세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제가 어떤 회의나 허무에 빠진 것은 아닙니다. 뭔가 흔들리는 것도 아닙니다. 이래도 힘들고, 저래도 괴로우니, 그냥 사는 것, 편하게 사는 것이 더 좋은 것 아니냐, 이런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에 관해 생각하다보니, 이런 궁금증이 생깁니다.

 

당신께서는 왜 계시는 것이며, 인간은 왜 창조하셨는지, 인간에게서 무엇을 원하시는지... 혹시 불편한 질문이라면 죄송합니다.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하나님을 믿는 신앙, 기도를, 부적이라고, 주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라는 점입니다. 잘 믿기만 하면, 나와 내 새끼들이 잘 된다, 이런 생각 추호도 없습니다.

 

이 질문들이, 제 신앙을 튼실하게 하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뾰족한 답변을 못 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여쭤보고 싶습니다.     -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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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0.12.10 09:56:31

도도아빠 님이 질문하고 대답하고,

뭐 다 했네요. ㅎㅎ

질문 자체가 대답이랍니다.

그런 질문을 한다는 것은

이미 하나님과의 관계에 들어갔다는 뜻이거든요.

뾰족한 답변을 못 들을지 모른다고 했지요?

이미 대답은 있어요.

그 대답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거나

또는 그 대답이 현실과 동떨어지기 때문에

여전히 질문이 남는 것인지도 몰라요.

예컨대 하나님이 왜 인간을 창조했나, 하는 질문의 대답은

하나님이 영광을 받기 위해서라는 거에요.

세례 받을 때 주고 받는 문답이에요.

이게 좀 애매하죠?

이를 이해하려면 하나님의 영광이 무엇인지를

좀더 깊이 생각해야겠지요.

인간의 고통, 허무 까지 포함해서

하나님의 영광이 된다는 걸까요?

아니면 그런 것을 극복하는 것을 말하는 걸까요.

도도아빠 님의 질문은

한 두 마디로 대답이 주어지는 게 아니에요.

기독교 신앙 전체와 맞물려 있는 거지요.

그런 질문이 있을 때만

신앙의 핵심으로 다가갈 수 있으니

계속 질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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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웅

2010.12.10 00:27:14

기독교에서 말하는 것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요. 오랫 동안 교회가 답해 왔으니까요...


단지... 그것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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