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돈에 대한 어제의 내 글이 안이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소. 돈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는 소리라고 말이오. 거꾸로 돈의 맛이 얼마나 달콤한지 모르는 소리라고 말이오. 다는 모르지만 대충은 알고 있소. 교회도 돈이 없으면 할 일을 못하는 마당이니 더 말해 무엇 하겠소. 대구성서아카데미도 재정이 뒷받침되면 사무실과 상근 일꾼을 둘 수도 있고, 샘터교회도 규모 있게 예배와 각종 모임이 가능한 공간 마련도 가능하오. 가난한 아카데미, 가난한 샘터교회이니 옹색한 살림살이를 피할 수 없소. 그래도 아쉬울 것도 없고, 미련도 없소. 현재 상태가 최고로 만족스럽소.
돈의 폭력으로부터 우리가 벗어날 수 있겠소? 일단은 길이 없어 보이오. 어제 말한 것처럼 지금의 사회구조가 돈에 의해서 완벽하게 지배당하고 있기 때문이오. 이런 상황에서는 개인이 그 상황을 뚫고 나가는 수밖에 없소. 쉽지는 않지만 그 길밖에 없소. 돈이 지배하지 못하는 일상에 집중하는 것이 그 해결책이오. 밥 먹고, 숨 쉬고, 햇볕 쬐고,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일상에 천착하는 거요. 이런 일상에는 돈이 크게 들지 않소. 책을 보는 데도 돈이 많이 들지 않을 거요. 하양에도 경산 시립 도서관이 있소. 하루 종일 그곳에서 책을 공짜로 읽을 수 있소. 밥 세끼를 해결할 수 있는 비용만 준비하면 되오.
공자 왈 같은 말로 들렸소? 물론 과장된 이야기요. 어떻게 밥 세끼만 먹고, 책을 읽으면서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겠소. 돈 쓸 일이 어디 한두 군데요? 내 말을 새겨들으시오. 돈이 작동되는 영역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뜻이오. 다른 사람처럼 쾌적하고 넓은 집을 장만하는 것에 대한 관심을 좀 줄여보자는 것이오. 주식에 투자해서 떼돈을 벌었다는 소문에 귀를 덜 기울이는 것이오. 교회도 마찬가지요. 수백 억 원짜리 교회당을 건축했다는 소문을 시큰둥하게 들으면 교회가 건강해질 수 있을 거요. 돈을 부러워하지 않는 삶의 태도가 근본이라는 뜻이오. 부러워하면 지는 말이 있다지 않소. 그러나 억지로 부러워하지 않을 수는 없을 거요. 그것보다 더 소중한 것을 알아야만 되오. 재물과 하나님을 겸해서 섬길 수 없다는 주님을 말씀이 무슨 뜻인지 생각해보시오.
지금 돈이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좋겠소? 각자가 알아서 해야겠지만, 일단은 삶이 좀 고단할 것이라는 사실은 기억해야 하오. 어떻게든지 돈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오. 어렸을 때 구슬치기나 딱지치기를 해보셨소? 많은 구슬과 딱지를 모은 친구들은 그걸 보관하고 관리하느라 수고를 했소. 없는 아이들은 그걸 부러워했소. 그걸 부러워하지 않고 단지 놀이로만 생각할 수 있다면 모두가 즐거웠을 텐데, 부러워하거나 자랑하다가 결국 서로 싸움이 일어날 때도 많소. 어른들의 삶이 아이들의 그것과 다를 게 하나도 없소. 금년 한 해, 돈에 대한 관심을 조금 더 줄여보시오. 그게 안 된다고 해서 자신에게 절망할 필요는 없소. 이것만은 잊지 마시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결국 모든 걸 잃는 순간이 올 거요. 그걸 조금 일찍 생각하면서 살면 어떻겠소? (2011년 1월5일, 수)
오늘까지 의료비내역 제출해야 되어서 어제 그 일을 마감하고 국세청에 보냈더랬습니다.
보험타기위해 상해로 차트를 해주면 안되겠냐는 환자에게 한치의 거짓도 할수 없다고 버럭하던 제가, 자료를 작년과 비슷하게 마츨려고 이리저리 궁리하고 있었드랬습니다.
좀 번것 같았는데 가족에게로 다른 어떤 곳에게로 지출이 너무 많아서 잔고는 늘 비슷한 한해동안의 살림을 국세청이 알 까닭은 없겠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여러가지 우여곡절의 한해를 되돌아보며 그런 역할을 할수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우선 안도의 마음이고 다음은 미안함이었습니다.
밖에서 식사후 집으로 오던중 아파트 불빛을 보면서 지금 노숙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추울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주한잔에 박스로 외풍 막으며 현실이라는 칼바람을 대하고 있을 사람을 생각하니 더 짠해졌습니다. 똑같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선 안도의 마음이고 다음은 미안함이란 이 이기적 순서...
광야의 세가지 시험을 당하신 주님을 기억하자면 나역시 끊임없이 그런 시험앞에 있음을 잊어선 안되겠지요. 신영복님 말씀처럼 나무로 존재하긴 어려울지 모르지만 더불어 숲이되어 서로 격려하며 진실하게 나누며 함께 예배의 자리로 나아가는 모습속에서 참 살이의 가능성을 느낍니다.
인간이 돼지보다 더 먹는다는 얘길 들은적이 있습니다. 위장이 가르치는 정도만 먹고 자연처럼 순리대로 살면 훨 덜 파괴될텐데... 배를 튼튼히 하라던 노자 말씀에 여러공감을 느끼고 사는 요즘입니다. 각자의 분량만 먹고 배를 튼튼히 한다면 생각역시 순리대로 건강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부분의 큰 진리는 2500년전에 이미 완성되었던 것 같다는 생각...
몇 년 전 벤처붐이 일 때, 회사에서 벤처회사를 만들면서 직원들에게 주식을 사도록 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샀다가, 까먹고 지냈습니다.
도희가 아파 경제적 사정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그 주식이 생각나더군요. 마침 연말에 회사에서 그 주식을 되산다고 합니다. 벤처회사 상태가 좋지 않아 상장도 못하고 팔지도 못해 직원들 불만이 컸다고 합니다.
어제 증권사를 처음으로 가봤는데, 참 어색하더군요. 돈놓고 돈먹기라는 강한 편견과 함께, 나도 좀 돈버는 재주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엄청난 것을 많이 사고 싶어서는 아니고, 병원비에 계속 마음 졸이기 싫고, 집 산다고 빚낸 거 이자에 쪼들리기도 싫고, 하여간 마음 복잡합니다.
목사님 말씀 잘 알아들으면서도 어렵습니다. 이게 결단일까, 이게 영성일까, 이런저런 생각도 하고.
수수료 떼고 39만 5천원 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래도 감사합니다. -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