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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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채 형님을 잃은 슬픔을 씻어내기도 전에
아버님 마저 여의었습니다.
지난 14일 늦은 밤..
응급실 의사로부터 시급을 다투는 상태라 서둘러 올라오라는 소식을 듣고
밤을 달려 새벽 4시 30분쯤 안성에 도착했습니다.
다행히 의사의 전언처럼 위급한 상태는 아니셨고
토요일 오후 들어 어느 정도 기력을 회복하셔서
또렷한 의식으로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았고
가족들의 문안을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주일 하루 종일 좋은 상태를 유지하시며
찾아오는 친척, 교인들의 인사를 즐겨 받으셨지요.
그래서 월요일 아침..
어머니와 함께 전 가까운 거리에 있는 요양병원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한 병원을 알아보고 환자 이송까지 결정하고
다시 안성의료원 중환자실로 왔더니
어제와는 달리 아버님의 상태가 별로 좋아보이지 않았습니다.
뇌경색으로 10여년 어려움을 겪으셨는데
기동이 불가능한 상태는 아니었는지라
집에서 어머니의 간호를 받으시며 지내셔왔지요.
그런데 최근 폐렴이 걸리셨습니다.
결국 페렴때문에 호흡곤란이 생겼고
그것이 결정적인 사인이 되었습니다.
가쁘게 거친 호흡을 몰아쉬시며 월요일 하루를 버텨가고 계셨는데
저녁 7시 30분쯤 뵐때 상태가 안좋아보여
아버님이 섬기시던 교회의 목사님을 모셨습니다.
목사님 내외와 저, 그리고 어머니
이렇게 4명이 아버님의 머리, 가슴, 손, 발을 붙잡고
기도를 시작했고
기도가 익어가는 중
아버님의 거친 호흡이 잦아지더니
정말 평온한 모습으로 약간의 미소를 머금고
숨을 거두셨습니다.
평화로운 아버님의 모습을 뵈니
아들의 마음은 한결 가벼웠습니다.
아버지는 제게 가장 큰 선물을 주고 떠나신 것 같았습니다.
아들이 가질 수 있는 마음의 짐을
아버진 훌훌 털어버려 주셨습니다.
그리곤 3일 장..
모든 상례를 마친 후
아버님은 교회에서 꾸민 수목장 공원에
한 줌 가루가 되어 거름이 되셨습니다.
이제 죽어 나무를 키우시겠지요.
그리고 산과 하늘, 그리고 구름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날과 그때를 기다리시겠지요.
아들도 그리 생각하고 혼쾌히 아버지를 보내드렸습니다.
이제 다시 '자연'이 되신 아버지..
아들도 그 자연이 되고자 남은 삶을 열심히 살아보렵니다.
그동안 함께 한 마음으로 걱정해주시고, 염려해주신
많은 다비안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상주
이 길용 書
이길용목사님!...자주 들어오지 못해서 소식을 늦게 알았네요.
마음이 많이 무겁네요. 아버님을 보내 드리고 편안한 자식이 어디 있겠습니까? 눈물 납니다.
부모님의 사랑으로 이 세상에 왔으니 허락된 남은 시간을 서로 위로하면서 살아가시지요.
영면에 들어가기전 같은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어서 그나마 마음의 위로가 되겠구요.
하나님의 품에 들어가신 아버지를 따라서 남은 삶을 열심히 살아야 할 소망을 가져봅니다.
얼굴뵙고 마음을 나누었어야 할 일에 찾아 뵙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하늘의 넉넉한 위로가 이길용목사님의 가정에 함께 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그럼...
목사님, 사람인지라 견디기 어려운 일임을 압니다. 무슨 말씀이 위로가 되겠습니까.
그래도 아버님께서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께로 돌아가셨습니다.
아버님을 위해 계속 기도하시며 힘내십시오. -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