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린이날이었소. 두 딸들과 어린이날을 함께 보내던 시절이 나에게는 이미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소. 대신 나는 오늘 오후에 집사람과 함께 원당 농가에 가서 일하고 왔소. 집사람은 옥수수 모종을 심고 나는 숲의 나무를 정리했소. 뿌리째 뽑힌 나무가 이리저리 널려 있어서 보기에도 흉하고 지나다니기에도 불편했었소. 톱으로 자를 건 자르고, 옮길 건 옮기면서 나무를 한쪽으로 쌓았소. 언젠가는 이 나무들이 유용하게 쓰일 날이 올 거요.
숲에서 나무와 씨름하면서 어린 시절이 생각났소. 초등학교 5학년 1학기 까지는 서울삼선초등학교(당시에는 초등학교)에 다니다가 2학기부터 천호초등학교를 다녔소. 삼선동에 살 때도 친구들과 놀던 기억만 주로 나오. 골목길에서 시절에 따라서 온갖 놀이를 즐겼소. 천호초등학교로 전학 온 뒤로는 산과 들에서 주로 놀았소. 아마 숨을 거둘 때까지 그런 즐거움은 잊지 못할 거요.
오늘 뉴스보도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행복지수가 23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가장 낮다고 하오. 조사 결과가 나왔다. 1위는 스페인 아이들로 113.6점이고, 22위는 헝거리로 86.7점, 꼴등인 우리는 66점이오. 22등과도 차이가 크게 나오. 다른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가장 큰 스트레스는 학원 공부라 하오. 선행학습이라는 걸 시키는 부모들도 있소. 시키고 싶어서 시키는 것은 아닐 거요. 다른 사람들이 다 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려나니까 어쩔 수 없는 것 같소. 이런 방식으로 자란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인생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답은 다 나와 있소. 뭔가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결국 삶 자체를 놓치는 거요. 아이들을 잘 키워봅시다.
목사님께서 어린시절 삼선초등학교를 다니녔군요...
아마도 제 아내가 삼선초등학교를 다닌걸로 기억됩니다.
그리고 저는 종로5가에 있는 효제초등학교를 다녔는데,
가끔 낙산을 넘어서 삼선교에 있는 호빵만두를 먹으러 갔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ㅎ
우리 부부는 아들, 딸을 방목하다시피 키워서 그런지,
두 놈다 서울에 있는 대학을 들어가지 못했습니다.(인간인지라 내심 서운했슴...)
큰 아들 녀석은 군에 갔다 오더니 열심히 공부를 해서 편입을 준비한다고 하고,
이번에 대학 간 딸은 자신이 희망하던 과에 들어가서 그런지
행복하게 지내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믿고 기다리다 보면 나름 고민하면서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 갈 것이라 생각하였는데,
그게 좀 보이는 것 같아 요즘은 아이들 걱정은 전혀 하질 않습니다.
오늘 묵상이 가슴이 깊이 와닿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