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일기(8)

Views 2380 Votes 0 2011.05.27 23: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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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갑자기 새싹이 눈에 뜨였소. 얼마나 반가운지 와, 하고 소리를 지를 뻔했소. 한 달 전에 뿌려놓은 건데 그 동안 아무 소식이 없더니 갑자기 등장한 거요. 서울샘터교회에 나오는 아무개 님이 주신 분꽃 씨앗이었소. 사진에서 보듯이 땅이 무지하게 나쁘다는 말은 여러 번 했소. 진흙과 돌로 되어 있소. 풀과 꽃과 나무에는 가장 나쁜 땅이오. 그런 땅을 저 가녀린 싹이 뚫고 나왔다는 건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오. 저 씨앗이 한 달쯤 땅 속에 머물던 시간을 생각해보았소. 깊이 심지는 않았소. 밤에는 깜깜했겠지만 낮에는 그렇게 어둡지는 않았을 거요. 자기 몸에 어떤 변화가 오는 걸 느낀 순간이 있었을 거요. 씨앗의 몸이 썩으면서 부드러운 싹이 모양을 갖춘 거요. 처음 땅 밖으로 얼굴을 내밀었을 때 기분이 어땠을지 상상이 가오.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 갔을 때 느끼는 것과 비슷할 거요. 이놈들이 앞으로 어떻게 커가나 잘 지켜봐야겠소. 언젠가는 멋진 분꽃을 피우지 않겠소. 싹이 트이기는 했지만 땅이 너무 나빠 병들어죽지 않을라나 모르겠소. 힘내라, 분꽃아!


질그릇

2011.05.28 12:20:38

목사님^^

새싹이 나오는 것을 보고^^ 와, 하고 소리 지르는 마음을 저도 경험했어요.

새벽빛 텃밭(?)에 단호박 씨를 뿌려 놓고, 오며 가며 지켜 보던 중에

흙을 힘겹게 밀어내면서 올라오는 새싹들이 얼마나 대견하던지요.

목사님, 그곳의 땅이 정말 척박하군요. 그래도 생명의 힘은 대단하지요.

분꽃은 다른 식물보다 강한 것 같으니 힘내서 잘 자랄 것입니다.

활짝 핀 분꽃도 담아 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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