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관련링크 : | http://www.hani.co.kr/arti/opinion/because/483994.htm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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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문제는, 돈이 사람의 영혼을 어떻게, 얼마나 파괴시키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조남호 회장이라는 사람이 불쌍하다는 생각도 갖게 됐습니다. 돈이 자신의 영혼을 갉아먹은 줄도 모르는, 사람 같지 않은 자본가, 돈의 노예의 모습을 봅니다. 표현이 좀 과한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공선옥 작가는 점잖네요. 마침 오늘 한겨레에 공 작가의 글이 실렸습니다.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조남호씨의 모습을 통해 조심하고 경계하며, 하나님의 형상에 맞는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 나가면 좋겠습니다. 또 다음달 9일, 두번째 '희망버스'가 예정돼 있다는 점도 알려드립니다. 직접 참여하지는 못해도, 마음이라도 함께 하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사람' 김진숙씨의 트위터는, @JINSUK_85 입니다. 하루 5분, 짬을 내서 격려하고 위로하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이라면 당연히 그와 함께 하셨습니다.
도희는, 어제 기분이 무척이나 좋았습니다. 그 모습에 제 기분도 덩달아 좋고. 특히나 '엄마딸'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많이 부러웠습니다.^^;
늘 고맙습니다. -sg-
자본가도 사람이고 노동자도 사람이다-공선옥/한겨레(2011 0623)
절규하는 사람들 옆에서 돈 잔치를 벌였다고 해서
그가 사람이냐고 나는 아직 묻고 싶지는 않다
우리는 외부세력이면서 사람으로서 내부세력이다
같은 사람으로서 우리 더이상 다른 사람을 슬프게 하지 말자
지금 부산 한진중공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중 가장 중요한 것 두 가지는, 첫째, 지상으로부터 35m 크레인 위에 170일 가까이 올라가 있는 김진숙이 무사히 땅으로 내려오는 일이다. 둘째는 한진중공업에서 해고된 노동자들이 복직되어 공장이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이 두 가지는 서로 맞물려 있다. 한진중공업 경영자 조남호씨는 지금 당장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김진숙을 땅에 내려오게 하기 위해서라도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을 복직시키고, 일부러 받지 않는 수주를 받고, 공장을 정상 가동하는 데 경영자로서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조남호씨가 사람이라면 김진숙도 사람이고 한진중공업에서 해고된 노동자들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 경영자인 조남호씨도 사람인지라, 지금 자신이 경영했던 회사의 크레인 위에 사람이 올라가 있는 사실이 괴로울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고 싶다. 지금 자신이 경영했던 회사에서 해고노동자들이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사실 때문에 잠 못 이루고 고민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이라고 나는 믿고 싶다. 그도 사람일 것이기에. 남이 괴로우면 나도 괴로움을 느끼는 것이 사람의 마음임을 그도 알 것이기에. 남이 괴로운데 나는 아무렇지 않다면, 옆에서 누군가 고통의 아우성을 치고 있는데 내 귀에는 그런 소리가 들려오지 않는다면 ‘나’는 과연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한번쯤 자신을 돌아보는 것, 그것이 사람이다.
조남호씨는 노동자가 아니라 자본가다. 그는 자본을 가지고 사업을 벌이고 자본을 가지지 못한 노동자들로 하여금 노동을 하게 해서 노동자들에게 일정한 대가를 지불한 다음 자신의 부를 축적해가는 삶을 사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조남호씨는 노동자들이 노동을 제공하지 않았으면 지금 자신이 갖고 있는 부를 축적할 수 없었다는 말이다.
염치, 연민, 사랑, 우정…, 사람 아닌 것들에는 붙이기 어려운 말들이다. 사람이기에 염치가 있고 사람이기에 연민을 할 줄 알고 사람이기에 사랑을 할 줄 알고 사람이기에 정을 쌓을 줄 알고… 그런 것이다. 염치를 아는 사람이기에 남에게 신세졌으면 고마워할 줄 알고, 힘들어 하는 누군가의 고통에 공감하는 연민의 정을 갖게 되는 것이다. 노동자는 자본가가 만든 일터에 들어가면서 고마운 마음으로 열심히 일할 생각으로 들어간다. 그러니 자본가 또한 그들이 회사에 들어와 준 것을 고맙게 여길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들이 없으면 무슨 공장, 무슨 회사를 만든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자본가나 노동자나 서로 ‘돈’을 좀 ‘만져보자고’ 사업을 벌이고 노동을 했던 것이 아닌가. 다들 한번 잘 먹고 잘 살아보자고 했던 일들 아닌가.
지금, 그 돈이 없으면 자신과 가족의 생존이 위태로운 사람들이, 일하고 싶다고 절규하는데도, 바로 그 돈이 아니라도 생존에 지장 없는 사람은(그리고 그 돈은 생존의 기로에서 절규하는 사람들이 만들어주었다!)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있다. 아니, 생존의 기로에서 절규하는 사람들을 옆에 두고 배당금 잔치를 벌였다. 절규하는 사람들 옆에서 돈 잔치를 벌였다고 해서, 그가 사람이냐고 나는 아직 묻고 싶지는 않다. 그도 끝끝내 사람일 거라고, 사람의 마음을 가졌을 거라고 믿고 싶기 때문에. 남이 아파하면 나도 아플 줄 아는 가슴을 지녔고, 남이 눈물 흘리면 내 눈에서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나오는 사람일 것이기에.
한진중공업에 다녀왔다. 촛불을 들었고 ‘건조물 침입’을 했다. 문정현 신부님, 백기완 선생님, 김여진씨, 홍세화 선생, 박래군, 송경동 등도 함께 넘었다. 그리고 오늘 소환장이 도착했다. 무척이나 기쁘다. 누군가는 내게 ‘투사’ 났다고 한다. 누군가는 그놈의 ‘노동자’, ‘노동조합’ 소리 지긋지긋하다고 한다. 그러고는 유럽에서 ‘한국’을 드높인 ‘소녀시대’를 보며 열광한다. 그러나 보라. ‘소녀시대’라는 저 아이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돈을 벌자고 그 아이들을 고용한 연예인회사에 고용된 노동자가 아닌가. 그 아이들이 율동을 하고 노래를 부르는 것이 다 노동이 아닌가.
김진숙이 35m 크레인 위에서 170일 가까이 고단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은 그가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가 나 아닌 타인의 고통에 아파할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한진중공업에 갔다 온 이유도 다른 이의 고통에 내 마음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내가 한진중공업에 갔다 왔다니까 투사 났다고 하는 사람도 사람이다. 우리는 모두 외부세력이면서 사람으로서 내부세력이다. 사람이라는 그 한 가지 이유만으로.
그러니, 같은 사람으로서 우리 더이상 다른 사람을 슬프게, 고통스럽게 하지 말자. 노동자들이 절규하는 세상에 같은 사람인 자본가가 나 몰라라 하는 세상은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니지 않은가. 자본가들이여, 돈은 당신들을 행복하게 해주겠지만 또 돈은 지금 당신들을 얼마나 흉하게 하고 있는지를 돌아보기를 간절히 바란다. 돈 없는 데 노동 없고 노동 없는 곳에 돈 없다. 조남호씨와 한진중공업 경영진, 배당금 잔치하신 분들께 간곡히 말한다. 당신들이 가진 그 돈은 노동자들이 만들어주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
사람은 염치가 있어야 사람이다! 당신들은 그 돈으로 아름다울지 모르지만 지금 나 아닌 다른 이의 고통에 눈물 흘리며 까마득한 상공에서 고단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김진숙은 돈 없이도 아름답지 않은가? 김진숙의 아름다움 앞에 부끄럽지 않은가? 진정 그렇지 아니한가? 당신들이 사람이라면, 다른 이의 고통에 눈물 흘릴 줄 아는 이들이라면 하루빨리 김진숙이 지상에 내려올 수 있게 하고 그러기 위하여 노동자를 복직시키고 공장을 정상 가동하는 데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그렇게 해야 당신들이 아름다워진다. ‘우윳빛깔 김진숙’처럼!
당신들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는 또 다가오는 7월9일 아름다운 사람 김진숙을 만나러 가는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2차 희망의 버스’를 탈 것이다. 사람의 이름으로 타고 갈 것이다. 그리고 그를 만나러 가는 그 길이 여의치 않다면 다시 한번 ‘건조물 침입’을 할 것이다. 백번이고 천번이고 할 것이다. 그것 또한 사람의 이름으로!
도희아빠 님,
내가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해서는 잘 몰라서
뭐라 코멘트 할 건 없는데요.
공선옥 소설가의 글이 제 마음 깊은 곳을 울리는군요.
글의 힘은 크네요.
국회에서 한진중공업 대표를 부르기도 했다지요?
청문회를 한다는 건가요?
이 세상이 뭔가 근본적으로 변하기는 변해야 하는데,
아직 뾰족한 방법이 보이지 않네요.
학벌 없는 사회,
대학 가지 않아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 사회,
부가 상속되지 않는 사회,
교육과 의료와 노동은 국가 차원에서 해결되는 사회,
양심적인 병역거부자들이 대체복무할 수 있는 사회,
더 이상 크레인이 올라가지 않아도
노사가 대화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사회....
패배주의에 빠지지 말고 힘을 내 봅시다.
김진숙 씨를 위해 기도하고 잠자리에 들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