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유감

Views 2244 Votes 0 2011.07.12 00:16:23

     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지가 강원도 평창으로 결정됐다. 삼수만이다. 독일과 프랑스와의 경합에서, 그것도 1차 투표에서 압도적인 표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오랜만에 지역의 차이, 여야의 차이, 빈부의 차이를 뛰어넘어 대한민국 사람 모두가 즐거워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유치위원들을 비롯해서 많은 이들이 흘린 땀의 결실일 것이다.

     모두가 평창 올림픽 결정 사실에 열광한다. 경제 효과가 50조 이상이라는 말도 나온다. 상징적으로 어느 티브이 방송 앵커는 그 사실을 보도하면서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 나는 별로 흥이 나지 않는다. 거기에는 사실에 근거한 것도 있고, 단순히 느낌에 근거한 것도 있다. 사실과 느낌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평창 올림픽이 결정되지 않았으면 하고 기대했다.

     평창 올림픽 유치단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인천공항에서 강릉까지 68분에 주파하는 철도를 건설하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훗날 그 철도를 얼마나 활용할 수 있겠는가. 활강 코스를 만들 후보지는 자연훼손이 불을 보듯 분명하다. 앞으로 특별법을 만들어서 국가적으로 평창 올림픽 준비를 지원하게 될 텐데, 천문학적 돈이 투자될 것이다.

     그렇게라도 낙후 지역인 평창이 발전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며, 경제적으로 손해가 나더라도 대한민국의 이름을 떨칠 수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위에서 말한 경제 효과 50조 운운은 무의미하다. 정반대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로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나라는 거의 손해를 보았다고 한다. 이번에 독일의 뮌헨을 이겼다고 자랑하는 이들도 있다. 뮌헨 사람들은 올림픽을 별로 반기지 않는다. 50% 정도의 지지밖에 안 된다. 우리는 90% 이상이다. 뮌헨 같은 도시는 이미 동계올림픽을 개최할 기반시설이 충분하기 때문에 조금만 더 투자하면 행사를 치를 수 있지만, 평창은 모든 걸 새롭게 건설해야 한다. 그런데도 뮌헨 사람들은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태도를 보이는 반면에 우리는 결사적인 태도를 보인다.

     지금 우리가 겨울올림픽을 개최할 때인가? 대학생 등록금, 무주택자들 문제, 통일 기금, 의료와 일자리, 최저임금 등등, 생존을 위해서 돈이 투자되어야 일들이 산적해 있다. 어떤 이들은 2018년까지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격상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올림픽이 거기에 도움이 될지 모른다는 기대가 담긴 발언이다. 그렇게 된다면야 좋겠지만 빚을 내 큰 잔치를 벌인다고 해서 부자가 되는 건 아니다. 88올림픽과 2002 월드컵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이미지를 높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겨울올림픽을 그것과 전혀 다르다. 아프리카와 남미에는 겨울 스포츠가 거의 없다. 겨울스포츠는 유럽과 북미의 잘 사는 나라의 전유물이나 마찬가지이다. 평창 올림픽이 끝난 뒤에 유럽과 북미 사람들이 평창으로 놀러오겠는가? 평창에서 반복해서 국제 시합을 개최할 수 있겠는가? 나는 회의적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왕 결정된 일이니 잘 치러야하지 않겠는가. 바라기는 히틀러가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을 파시즘 선전의 도구로 이용했듯이 평창올림픽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았으면 한다. 더 근본적으로 국제대회보다는 내실에 관심을 갖는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 좀 조용히 살고 싶어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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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

2011.07.12 07:25:40

김연아 울 때 저도같이 울었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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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2011.07.12 23:00:18

헤롯은 최초로 제192회 올림피아드 때에 많은 상금을 내걸었는데, 이로써 우승자뿐만 아니라, 2등과 3등까지도 왕의 하사품을 받게 되었다. (유대전쟁사1권 플라비우스 요세푸스 박정수 박찬웅 나남 112쪽)

 

헤롯이 지은 가이사랴 세바스테가 완공된 것은 이 무렵의 일이었다. 그러니까 준공식은 헤롯의 재위 제 28년, 즉 제 192 올림피아드 때 열린 것이었다. 완공을 기념하기 위한 성대한 축제가 열린것은 물론이었다. 헤롯은 음악 경연대회는 물론 나체로 하는 경기 대회를 계획했을 뿐아니라 수많은 일 대 일 경기와 짐승과 인간과의 사투 경기도 계획했다.  헤롯은 또한 경마는 물론 로마와 그 밖의 여러 도시들에서 거행하는 경기와 쇼를 벌일 것도 계획했다.  헤롯은 이런 경기 대회를 게사르를 위해 바쳤으며 매 5년마다 경기를 치르도록 했다. (요세푸스 2권 유대고대사 요세푸스 김지찬 생명이 말씀사 384쪽)

 

헤롯 왕은 명예욕으로 인해 비용을 들여 자연을 정복하고자 하였다. (유대전쟁사1권 플라비우스 요세푸스 박정수 박찬웅 나남 111쪽)

 

헤롯의 건축업적은 대단했습니다.  그는 성전을 재건하였을뿐만 아니라 성전과는 비교할수 없는 크고 아름다운 건물을 지어 친구들의 이름을 따라서 케사레움과 아그립피움이라고 불렀습니다.(같은책 109쪽)

 

요세푸스는 이 모든것이 헤롯의 명예욕이 반영되었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지금 치루고 있는 올림픽은 원래 우승자에게만 상금이 주어졌는데, 헤롯 덕분에 2위와 3위가 상금을 받는군요... 금메달만 주다가 은메달과 동메달도 주게된것이 헤롯때문이군요....

 

고대로부터 건축과 명예를 동일시한 인간들이 끊이질 않는군요...  청계천... 광화문광장... 4대강사업... 등등

아마 그 명예가 곧 권력으로 이동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제 김진선도 중앙정계로 옮길것이고 알펜시아도 안망하겠군요..  당분간은요....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면 역사를 반복하는 저주를 받는다는 어느 역사가의 외침이 울림이 되는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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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2011.07.12 23:32:30

정희준은 어퍼컷이라는 책에서 경기 단체, 팀 지도자들이 형성한 카트텔은 강고하다고 합니다.   정희준은 국가위상의 문제와 평창올림픽을 연결할 필요도 없다고 합니다.  국가를 알리는것은 덜 알려진 나라가 하는것이고, 대한민국은 충분히 알려진 상태이기 때문에 굳이 이만한 적자를 감수해가며 알려야할 시기는 지났다는 것이지요.

경제인들과 정치인들 그리고 스포츠인들의 카르텔은 정희준의 말대로 참으로 강고합니다.  이런 강고함에 눈먼 지지자들의 우매함이 더해지니 모든 진실을 이겨버리고 마는군요.

 

목사님 말씀대로 이왕 치루는것 잘 치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안될것이 뻔한데 잘 치루라고 응원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정희준은 몬트리올올림픽이 올림픽 때문에 쪽박을 찬 기념비적 사례라고 하는군요.  파산직전까진 몰린 몬트리올시는  그 빚을 갚는데 30년을 허비했고, 그후 LA올림픽이 유일한 흑자 올림픽을 하게 되었는데,  순전히 몬트리올 덕분이었다고 합니다.  몬트리올이 완전 거덜나자 1984년 올림픽을 결정해야하는 1977년에는 어느 도시도 개최신청을 하지 않아서 LA에서 모든 권한을 자신들이 행사하는 조건으로 올림픽 개최를 제안해서 60년도 넘은 경기장을 사용하는등 짠돌이 살림으로 흑자를 봤다는데, 우리는 그런 경기장도 없으니... 절대 잘 할수는 없겠지요... 온국민들까지 나서서 흥분하고 지지하다보니 진보신문들까지 기사를 내는것에 조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번 평창은 단순히 동계올림픽으로 끝날문제가 아니고 수없이 복잡한 구조적 문제들 때문에 결코 짠돌이 살림을 할수는 없을것입니다.

 

양주는 "내 터럭을 하나 뽑아 온 천하를 이롭게 할수 있을지라도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것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물론 양주의 진심은 따로 있지만, 이런 양주의 말을 그대로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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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훈

2011.07.13 09:59:59

위대하신 가카의 위대하신 차관께서 평창올림픽에 딴지거는 불순한 자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고 하십니다.ㅎ

대한민국 국민 안하고 그냥 사람 할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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