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26일부터 2박3일 동안 여름수련회가 열리오. 참석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는 분들도 있을 거고, 아예 관심이 없는 분들도 있을 거고, 기다렸다는 듯이 참석하는 분들도 있고, 참석하고 싶지만 사정이 어쩔 수 없는 분들도 있소. 생각과 형편이 모두 제각각이오. 그대는 어디에 속하오?
이런 수련회에 참석하기가 쉽지는 않소. 가장 큰 이유는 우리의 삶이 너무 바쁘다는 것이오. 실제로 바쁘기도 하고 공연한 일로 바쁘기도 하오. 현대인들의 특성이 바쁜 삶이고, 더 나가서 쫓기는 삶이오. 그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지만 그게 잘 되지 않소. 나도 그렇게 바쁜 것처럼 살아가는 사람에 속하오. 그렇게 살다가 곧 늙고 죽소.
또 다른 이유는 익숙하지 않은 사람과 함께 생활하는 게 귀찮다는 것이오. 이것도 현대인의 특성이오. 프라이버시를 조금이라도 침해당하는 일은 멀리 하려는 것이오. 한 두 시간이 아니라 2박3일 동안 같은 공간에서 잠을 자고 먹고 함께 지낸다는 건 평소의 삶이 완전히 흐트러지는 일이오. 그걸 즐기는 사람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그렇지 않소. 나이가 들수록 그런 생각이나 습관은 더 강해지오. 작은 걸 얻으려다가 큰 걸 잃는 것이오. 나도 그런 부류에 속하오.
신앙생활에서 수련회가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시오? 그걸 말하기 시작하면 또 끝이 없소. 필요하다는 논리도 그럴듯하고 필요 없다는 논리도 그럴듯하오. 필요하다는 논리만 한 가지 말하겠소. 그리스도교 신앙은 영적 경험에 근거하오. 그런 경험이 없으면 신앙은 종교적 교양에 떨어지고 마오. 이것은 마치 서편제와 같은 소리를 배우는 것과 같소. 소리를 배운다는 것은 소리를 내는 기술을 배우는 게 아니라 소리의 세계로 들어가는 걸 배우는 것이오. 기술을 배우는 것도 필요하고 힘들기도 하지만, 그 세계로 들어가는 것은 더욱 그렇소. 어떤 순간이 필요하오. 그 순간은 뜻하지 않게 닥치오. 소리에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깨닫는 순간이오. 그리스도교 신앙을 영성이라고 말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소. 영적인 경험을 말하오.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예배를 통해서 그런 순간을 경험하기도 하지만 상당한 정도의 영적인 훈련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예배 자체도 형식으로 떨어지고 마오. 그대도 인정하겠지만 예배 시간에 잡생각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때가 많을 것이오. 너무 짧은 시간에 잠시 예배만 드려서는 신앙의 세계를 맛보기 힘들다는 것이오. 수련회는 신앙훈련의 집중이라 할 수 있소. 음악을 배우는 학생들이 음악연수에 참여하는 것과 같소. 연수를 통해서 음악의 큰 경험을 하는 것처럼 수련회를 통해서 그런 순간이 있었으면 하오.
우리 회사 공사가 수련회 일정으로 겹쳐 나왔는데, 현장 공사 감독으로 나가야 합니다.
우기(雨期)에는 공사하면 위험하다는 저의 판단으로 공사일정을 연기했습니다.
하늘이 저를 도와주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