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적이며 특별히 메시야적인 창조론은 ‘정적인’, 그리고 자기 자신 속에서 평형을 유지하며 머물러 있거나 자기 자신 속에서 움직이고 폐쇄되어 있는 우주의 상과는 원칙상 대립한다. 오히려 완성을 향한 그의 종말론적 지향성은 완성되지 않은 우주의 역사의 모습과 상응한다. .... <중략> ... 과거의 인간 중심적 세계관을 새로운 하나님 중심적인 자연이해와 인간이해와 세계 이해를 통하여, 그리고 이 자연적-인간적 세계의 역사에 대한 종말론적 이해를 통하여 극복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진화론에 대한 만족할만한 신학적 전망을 얻을 수 없을 것이다.(238쪽)

 

     진화론이 창조론과 대립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짚은 몰트만은 종말론적 전망을 통해서 진화론을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도 말하오. 이런 말을 이해하려면 종말론에 대한 전이해가 필요하오. 종말론은 역사에 대한 그리스도교의 고유한 입장을 가리키오. 신자들은 일반적으로 종말을 세계 심판, 지옥, 휴거 등의 개념으로만 생각하오. 성서가 그런 단어를 통해서 정작 말하려는 것을 정확하게 알아야 하오. 이것은 세상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으며, 어느 때가 되면 완성된다는 것을 가리키오. 종말이 오기 전의 지금은 아무 것도 완성되지 않았소. 마치 컴퓨터 부품을 책상 위에 진열해놓은 것과 같소. 결정적인 때가 되면 그것이 조립되어 컴퓨터가 완성되는 것처럼 종말의 순간에 세상과 생명이 완성된다는 것이오. 컴퓨터 부품을 컴퓨터라고 말할 수는 없소. 그것들은 재료에 불과하오. 그것이 형태를 갖추려면 더 근원적인 힘이 작용해야 하오. 컴퓨터의 부품과 완성품에 대한 이야기가 종말과 어울리는 비유는 아니오. 왜냐하면 종말의 사건은 단순히 조립을 완성하는 게 아니라 부품조차도 질적으로 달라지기 때문이오. 다시 몰트만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이런 종말론적 이해를 통해서 어떻게 진화에 대한 신학적 전망을 얻는다는 말이오? 핵심은 다음이오. 진화론은 진화의 원인에 의해서 결과를 얻는 생물학적 원리에 불과하지만, 그래서 매우 단순히 기계적인 원리이지만 종말론은 종말의 빛이, 또는 종말의 능력이 지금의 사건들을 결정한다고 보기 때문에 아주 역동적인 통찰이오. 진화론은 과거가 미래를 결정하지만, 종말론은 미래가 과거를 결정하오. 이것을 이해하고 동의할 수 있소? 그러면 그대는 신학적으로 어른이 되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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