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와 종말은 모두 세상에 대한 이야기라오. 저기 저렇게 세상이 있소. 놀라운 일이오. 나무가 있고, 강이 있고, 바위가 있소. 태양도 있고, 별도 있소. 그게 우리 앞에 있는 건지, 우리 뒤에 있는 건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건지 피조물인 우리는 잘 모르오. 밥도 있고, 술도 있소. 사람도 있고 고양이도 있소. 갖가지 것들이 세상을 구성하고 있소. 그게 도대체 무엇이란 말이오? 그대는 알고 있소? 궁금하지도 않소?

     하기야 아무리 알고 싶어도 알 수 없는 게 세상이오. 그걸 궁금하게 생각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도 별로 없어 보시오. 그것보다는 지금 여기서 돈 벌고 소유를 늘리고 이름을 내는 것이 더 현실적인 것으로 보이오. 이런 것들이 사람의 영혼을 사로잡고 있소. 그러니 세상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 수밖에 없소.

     그걸 극복해야 하오. 내 실존의 토대가 세상이오. 그것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지 않으면 우리의 실존은 공허하게 되오. 아무리 겉으로 열정적인 것처럼 보여도, 사랑을 하거나 돈을 벌 때 나타나듯이, 그것은 모두 한 여름 밤의 꿈처럼 지나가고 마오. 나의 열정이 식어야 하는 순간이 오면 허무에 휩싸이게 되오. 사람이 늙으면서 정신적으로 위축되는 것이 다 그것 때문이오.

      하나님을 세상의 창조주로 믿는 그리스도인들 역시 여기서 예외가 아니오. 그들이 알고 있는 것은 추상적인 것이오. 실제로 세상을 만나지 못하오. 사람을 깊이 알 필요가 없는 제비족들의 연애처럼 세상을 깊이 알지 못하오. 실제적인 경험이 없다는 것이오. 결국 영성이 마르거나 왜곡되기 마련이오.

     이걸 극복하는 길은 공부가 최선이오. 여기서 공부는 단순히 고급스러운 책을 많이 읽는다거나 고급 강의를 듣는 것만을 말하지 않소. 세상과의 영적 소통을 말하오. 특히 그리스도인들은 신학 공부가 아주 중요하오. 성서의 무진장한 영적 세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바로 그 공부요. 이것보다 우리 인생에서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겠소. 이것보다 더 시급한 일이 어디 있겠소. 이번 수련회가 그런 작은 기회가 되었으면 하오. 매일 묵상은 수련회 동안 중단이오. 주일 밤에 다시 만납시다.

List of Articles
No. Subject Date Views
2446 예배(9) Sep 15, 2011 1941
2445 예배(8) Sep 14, 2011 1922
2444 예배(7) Sep 13, 2011 1991
2443 예배(6) Sep 12, 2011 1832
2442 예배(5) Sep 11, 2011 1774
2441 예배(4) Sep 10, 2011 2142
2440 예배(3) [1] Sep 09, 2011 1729
2439 예배(2) Sep 08, 2011 1944
2438 예배(1) Sep 07, 2011 2210
2437 낮은 자리 [1] Sep 06, 2011 1861
2436 오지 선교 [4] Sep 05, 2011 2312
2435 신학개론 [5] Sep 04, 2011 2310
2434 해석이 문제다 [3] Sep 03, 2011 1803
2433 법과 성서 Sep 02, 2011 1547
2432 세월 [2] Sep 01, 2011 1752
2431 초승달 [3] Aug 31, 2011 1753
2430 밤이다 Aug 30, 2011 2211
2429 조급증 Aug 29, 2011 2503
2428 밤바람 Aug 28, 2011 1591
» 세상이 거기 있다니! Aug 25, 2011 1851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