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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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다비안들께.
가을, 좋은 계절이 지나고 있습니다. 지난 2년의 가을은, 고통과 인내의 시간이었는데, 올해도 그런 계절이 됐습니다.
어제 병원에 갔다가 두 가지 얘기를 들었습니다. 한 가지는, 이번에 발병한 백혈병은 이제까지 항암과 방사선, 제대혈 이식 등으로 치료해온 것이 재발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합니다. 2009년 10월에 진단받은 병명은 '골수이형성 증후군'인데, 작년 6월에 제대혈 이식받아 현재 도희의 골수에는 암세포가 자랐던 원래 도희의 세포들은 전혀 없다고 합니다. 또 그 병을 일으켰던 염색체도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즉 재발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이번의 암세포는 작년에 이식받은 제대혈이 만든 세포에 나타난 것이어서, 이전의 '골수이형성 증후군'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 백혈병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골수이형성 증후군'은 치료가 되고 있거나, 치료가 된 상태인데, 새로운 백혈병이 발병했다는 것입니다.
마음이 너무 아프고, 도희에게 미안합니다. 부모를 잘못 만나 이런 모진 고생을 하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아빠의 기도가 부족해서 그런가, 또 죄를 지어서 그런가, 하는 오만가지 생각에 괴롭습니다. 의사 선생님의 설명으로는, 드문 경우라고 합니다. '골수이형성 증후군'도 아이에겐 흔치 않다고 하는데, 왜 우리 도희에게, 이런 드문 일이 두 번이나 생기는지, 힘듭니다.
그래도 하나님께 기도하며 버팁니다. 시편을 읽고 힘을 내어봅니다. 하나님의 뜻이 뭐냐고 따지기 전에, 고통을 빨리 거둬 달라고 울부짖기보다, 하나님께 온전히 맡기도록 해달라고, 긍휼히 여기셔서 도희를 살려주시고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시는 귀한 표적으로 삼아달라고 기도합니다.
의학적으론 한 가지 기대를 버리지 않습니다. 새로운 백혈병은 골수성이나 림프구성일 가능성이 큰데, 림프구성이라면 그래도 치료에 희망을 걸 수 있다고 합니다. 골수성이면 강한 항암치료와 이식이 필수적인데, 림프구성이면 이식은 안해도 될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 검사를 하고 있고, 금요일에 병원에 가면 결과를 알 수 있습니다. 기도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마음도, 몸도 지칩니다. 도희에겐 사정을 얘기 못하고 있습니다. 되도록 안하려고 합니다. 그렇다보니 쉽지 않은 일들이 많네요. 며칠 전부터 면역력을 높여주기 위해 식이요법과 건강보조식품을 쓰고 있는데, 도희가 아직 어리다보니 먹이는게 일입니다. 어른이라면 본인이 의지를 갖고 할 수 있지만, 아이에겐 그게 잘 안됩니다.
그래서 더욱더 다비안들께, 교우들께, 저희 사정을 아시는 주변분들께 부탁을 드리고 있습니다. 기도 꼭 부탁드립니다.
즐겁고 기쁜 소식보다 힘들고 어려운 말씀을 드려 죄송합니다. 늘 고맙습니다. -sg-
도희소식을 들을때마다
댓글을 뭐라고 달아야하나하며 많이 고민합니다.
세상에는 없는 가장좋은 위로의 말이 생각났으면 좋겠습니다.
어른들이라고해서 자기의 고통을 비켜가고싶지 않겠습니까?
지난주일 교회에 가려다가 사고가 났습니다. 머리는 찢어지고, 오른쪽 몸들은 다 멍투성이입니다.
작년에도 물놀이를 하다가 타인의 실수로 제가 다친것을 간과하다가 후에 통증이 심해지자 병원엘 갔더니 입원해야한다고 해서 열흘정도 입원했었습니다. 피부속에 있는 생살을 마취도 없이 가위로 잘라내는 수술을 하루에 한번씩 받았습니다. 진짜 아프더군요.. 내일은 안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아주 간절하다더군요.. 의사는 아프면 말하라고 하더군요.. 너무 아파서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그래도 의사는 계속해서 잘라냅니다. 내게 왜 아프면 말하라고 했는지....
다시는 그렇게 아프기전에 미리 병원엘가서 치료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수십번도 더 했습니다.
도희의 고통에 비교할수 없을만큼 작은 이 고통도 제가 피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도도아빠님의 맘고생에 비해서 정말 작은 제 맘고생이 부끄럽지만, 그래도 위로를 전합니다.
돌아오는 주일에는 교회에 나오시나요? 근무이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