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는 원래 종교개혁을 의도한 게 아니었소. 그는 성당의 사제요, 신학교 교수였소. 미사를 집전하고 신학생들을 가르쳤을 뿐이오. 그의 눈에 로마가톨릭의 문제점이 뜨이게 된 동기는 성경연구였소. 성경의 가르침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니까 로마가톨릭의 오류가 무엇인지 눈에 들어온 것이오. 신앙의 중심으로 들어가는 가장 바른 길은 성경에 대한 바른 공부요. 성경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그 중심을 아는 공부 말이오. 그것은 신학적 사유가 아니면 안 되오. 성경은 어떤 점에서 닫힌 책이오. 그 안으로 들어가려면 신학적인 훈련이 필요하오. 예컨대 창세기 1장에 나오는 창조 사건에 대한 보도를 읽는다고 생각해보시오. 다른 건 접어두고, 창조 사건이 무(無)로부터의 창조라는 사실을 본문만 읽어서는 눈에 들어오지 않소. 요한계시록도 최소한 묵시문학에 대한 전이해가 필요하오. 그런 전이해가 없으면 요한계시록은 공상영화처럼 읽힐 뿐이오. 오늘 한국교회의 성경읽기는 문자주의에서 조금도 앞으로 나가지 않소. 기껏해야 도덕주의에 머무르오. 성경이 도구로 떨어졌소. 한국교회의 개혁은 신학적 성경공부로부터 시작해야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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