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적 성경공부라는 말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소. 신학은 목사가 되기 위해서 배우는 것이지 평신도는 은혜를 받기만 하면 된다고 말이오. 큰 착각이오. 목사가 되려면 물론 신학의 전문가가 되어야 하오. 모든 신학교가 그런 건 아니지만 대개의 신학교에 신학이 사실상 없소. 신학적 사유를 하지 않는다는 말이오. 신학교를 졸업해도 평신도와 다를 게 없소. 단지 성경의 정보를 좀더 안다는 것 말고는 없소. 신학 능력보다는 은혜가 많아야 한다는 선입견이 한국교회 전체를 압도하고 있어서 이런 불행한 일이 벌어지오. 신학교를 졸업해도 종말론이 그리스도교의 고유한 역사관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오. 종말론과 헤겔의 역사철학을 비교해서 설명할 줄 모르오. 마르크스의 역사관이 종말론의 세속화라는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오. 이런 수준으로 어떻게 성경을 해석하고 설교한다는 말이오? 단지 주어진 상품을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판매하는 정도의 수준에서 목회를 하고 설교를 하는 거요. 당사자나 청중이나 불행하기는 똑같소. 청중들도 이게 무슨 사태인지를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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