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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행운으로 행복할 수 있는가

Views 1799 Votes 0 2011.10.15 21: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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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로또 복권을 매주 산적이 있다. 매주 1파운드를 주면 6자리 번호를 받아 일요일 저녁에 당첨 여부를 확인하는 일을 했다. 그 시기는 학위 논문이 통과되었고 행정적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을 시점이었다. 미래가 어떻게 되든 학위를 받는다는 사실 하나만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시간에 또 하나의 행운을 기대하면서. 학위에다 돈 벼락 행운까지 갖겠다는 욕심을 부렸다.

 

과욕과 함께 로또를 구매한 것은 다른 이유도 있었다. 집주인 영국인과 이태리 학생이 매주 영국돈 1 파운드로 로또 복권 한 장을 사는데 나도 동참하라는 권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세 사람이 일주일에 35페니를 내고 로또를 샀는데 당첨되면 세 사람이 공정하게 나눈다는 조건에서 참여 했다. 당첨되면 그 돈으로 뭘 할까 하는 상상하곤 했다. 행운이 오리라 기대하지 않았지만 부담 없는 투자에다 당첨될 수도 있다는 희망과 나도 부자가 될 수 있다고 꿈꾸는 재미가 없지 않았다. 집주인은 귀국한 나에게 안부를 묻는 e-매일을 날려 보낸다. 로토 선물이 아직 배달되지 않았다며 더 기다려보자는 메시지가 있다.

 

영국 사람들도 한국인처럼 로또를 사는 사람들이 많다. 자국 복권만아니라 유로밀리언 복권도 있다. 유럽 연합국가들이 참여하여 만든 유로복권은 상금이 훨씬 많다. 최근 영국 언론기관으로부터 주목받고 있는 것도 유럽복권 당첨자이다. 태어나서 3번째 구입한 복권이 당첨이 되었다고 한다. 당첨금이 무려 1800여억원이나 된다. 복권 액수만으로도 세간 사람들의 관심 대상이 되기 충분할 것이다. 그런데 행운을 받은 부부가 친구들에게 100만 파운드(18억원)을 주겠다고 언론에 공개 선언했다. 영국사회를 다시 놀라게 했다.

 

만약 나에게 그런 행운이 온다면 그들 부부처럼 친구들과 함께 거금을 나눌 만한 그릇이 될까. 상상해본다. 영국의 경우 로또 당첨자는 언론에 공개되고 샴페인을 따고 사진기자들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한다. 상금 약수가 그려진 판넬을 들고서. 그런데 한국은 당첨자가 공개되지 않고 알려지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그러니 행복이 도래한다면 나도 표정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쓸 것이다. 머리가 복잡할 것이다. 지금 거주지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이동할 것인지, 돈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등등의 생각으로 잠도 제대로 못자는 국면을 맞이할 것이다. 상금 소식이 알려지면 도와달라는 사람들이 몰려오면 어쩔까하고 불안감도 증대될 것이다. 고민이 어디 이것만 이겠는가. 돈 쓰는 것을 두고 부부와 자식들 간의 의견 불일치로 가정이 평화로울 수 있을까. 그런 고충을 알지라도 그런 행운이 나에게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돈 벼락을 맞은 영국인 부부가 친구들에게 18억원을 주겠다는 선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상금의 20% 정도를 친구들과 함께 행운을 공유하겠다는 실천은 부자 부부가 행복할 수 있는 행동을 한 것이다. 혼자 독식하지 않고 나누는 결단을 한 점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부부가 선택한 친구 범주에 속하지 못한 친구들은 그 부부에 대해 실망하고 좌절감을 크게 느낄 것이다. 어쩌면 배제된 친구들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을 수도 있다. 이제껏 둘도 없는 친구로 간주했다는 말로서. 예상치도 않은 거금을 받은 친구 가정들은 행복할까. 그 돈 때문에 부부가 불행할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이다.

 

돈은 행복을 증대 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일정 수준이 소득을 가진 사람의 경우 엑스트라수입의 증대가 행복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보고서가 있다. 이스터린 역설(Easterlin Paradox)라 말로 표현되었다. 수입증가가 삶의 기회를 확장하지만 가정의 평화를 결정하는 유일한 요인은 아니라는 사실을 학자들은 입증해왔다. 로또 당첨자들은 행운을 활용하여 행복한 삶을 즐기기도 하지만, 그들 가운데는 몇 년 만에 파산, 자살, 이혼하는 불행한 삶을 겪기도 한다. 언론에서 로또가 가져다 준 불행을 자주 소개해왔다. 그런데도 나를 비롯한 다수의 사람들은 로또의 어두운 그림자를 보기를 원하지 않고 일확천금의 행운을 시기하고 부러워한다. 거금이 먼저지 불행은 후순위다. 그래도 한번쯤 생각해보자. 벼락부자가 되면 신뢰할 만한 친구가 많이 모여들까. 아니면 이용하고자 하는 친구들이 모여들까. 친구가 없어도 돈으로 행복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가, 그렇다면 로또의 행운에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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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늘

2011.10.17 15:41:29
*.126.124.163

저혼자만의 상상으로 로또를 삽니다.

로또가 되면 하나님께 감사하고 혼자서 다 쓰겠다고 다짐을 해봅니다. ^^!

 

그러나 로또의 행운은 항상 5천원 미만만 되니 어찌 할까요?

그래도 또다시 로또의 당첨을 꿈꾸며 천원짜리를 사봅니다

더럼

2011.10.17 16:54:30
*.69.124.34

부부가 공동으로 구입하여 당첨되면 가정이 평화로울까요?

두사람이 사이 좋게 의논하여 잘 쓸까요? 아니면 둘이서 반으로 나누어 쓰는 게 잘쓰는가요?

설사 당첨되면 10일조 부터  할 수 있는 용기가 날지.

만약에 유로 복권이 당선되면 나도 대구성서 아카데미 18억원 선 뜻 기부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작은 액수도 기부못하면서 큰걸 노리는 나를 하나님을 알고 계실테죠.

새하늘님  당첨되면 좋고 안되면 로또기금이 사회복지에로 투자 된다고 하니

기부하는 것으로 여기세요.

행운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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