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양심이 공포에 떨고 죽음으로 두려워할 때에는 우리 자신의 공적, 가치, 그리고 율법 외에 아무 것도 바라보지 못하는 것이 곧 인간의 약함이요 비극이다. 율법이 우리의 죄를 보여줄 때 즉시 우리의 과거 생활이 우리 마음에 떠오른다. 그럴 때 죄인은 그 마음에 큰 괴로움을 안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 나는 얼마나 저주스럽게 살았는가? 내가 좀더 오래 살 수만 있다면 내 생활을 고칠 수 있을 텐데!” 그러므로 인간의 이성은 능동적 의, 즉 자기 의를 쳐다보는 일은 그만 두지 못한다. 수동적 의, 즉 기독교적 의에 그 눈길을 돌리지 못하고 단순히 능동적 의에 머문다. 이 악은 우리 속에 매우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 불행한 습관을 매우 온전하게 습득하고 있다. 사탄은 우리의 약함을 이용하여 이 사상을 우리 속에 증진시키고 비참하게 한다. 그때 양심은 더 심각한 고통을 받고 혼란을 당하고 놀라게 된다. 인간의 정신은 스스로 어떤 위로도 생각해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로에 관한 모든 토론을 꾸준히 거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려면 인간 이상의 능력이나 사고가 있어야 한다. 참으로 하나님의 율법까지도 넘어 서야 한다. 왜냐하면 율법이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일지라도 공포에 떠는 양심에 평화를 가져올 수 없으며 오히려 양심을 더 슬프게 하며 절망으로 몰아가기 때문이다. 율법은 죄로 심히 죄 되게 하기 때문이다.(롬 7:13)(루터,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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