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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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 신학생이면서 전도사인데(신학교는 현재 휴학 중입니다만)

요즘 심각하게 하나 고민하고 있는 것이

"내가 목회자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것이 아닐까?"하는 것입니다.

 

제가 교육전도사 사역을 시작한 게
꽤 됐는데 아직까지도 뭐 하나

교회학교에서 제대로 하는 게 없습니다.

 

설교는 말할 것도 없고(사실 설교가 가장 우선이고 가장 중요하죠)

인간관계도 그렇고 행정적인 부분에서도 그렇고

교회학교 전체를 이끌어가는 리더십 부분에서도

여러 가지 결함들이 많고 실제로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몇 가지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이렇습니다.

 

사실 이런 얘기는 매우 부끄러운 얘기입니다만,

이 부분이 또 교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라고 하는 것이 있어서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전에도 그랬습니다만

저는 지금 사역하고 있는 이 교회에

온 지가 만 4개월이 됐는데도

아직 주일학교, 중고등부 아이들, 학생들 이름을 다 모릅니다.

심각하죠?

 

물론 저 나름대로 아이들 이름 파악하고자

한다고는 했는데 제가 게을러서인지,

그런 능력이 부족한지,

20명 내외의 주일학교 아이들,

또 20명 내외의 중고등부 아이들

이름을 아직 다 모르는 저 자신을 보면서

"내가 사역자가 맞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아이들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면서

그 아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대화도 나누고 해서

친밀감을 형성하고 예수님의 사랑으로 그 아이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교제를 나누어야 하는데

저는 그 게 잘 되지가 않습니다.

교회에서 보면 단순히 인사만 할 뿐입니다.

원래 타고난 성격이 내성적이고 소심하고

낯가림도 심한 편이긴 합니다만,

아이들한테도 쉽게 잘 다가가지를 못하고

교사들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저는 감정의 기복이 심해서

표정관리가 잘 안 되는 편입니다.

지도자는 표정관리가 잘 되어야 하고

특히 교회 지도자, 교역자는 표정이 밝고

항상 활짝 웃는 얼굴로 사람들을 대하고 해야 하는데

저는 표정이 무뚝뚝한 편이고 가만히 있으면

차갑다는 느낌까지 받는 편입니다.

상냥하게 교회 안에서 사람들을 잘 못 대합니다.

 

그리고 누구한테 무슨 소리를 들으면

상처를 쉽게 잘 받는 편이고

그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반격은 하지 않지만

그 이후로 그 사람을 대하기가 꺼려지고

불편한 심기가 그대로 바깥으로 드러나는 편이지요.

 

영적인 부분에서도

설교가 너무 약해서

내가 영적인 지도자로서

자격이 있나 하는 자괴감이 듭니다.

 

신학공부는 개인적으로 참 재미있는데

교회사역은 신학공부 만큼

흥미를 잘 못 느끼고

항상 부담스럽게만 생각이 됩니다.

신학공부도 어렵긴 하지만

교회사역 만큼 어렵게는 생각 안 됩니다.

 

제가 또 집안에 어려움이 있는데

그 어려움을 생각하니 또

표정관리라든가 사역을 하는 데 있어서

감정통제가 안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현재 저희 집에 부채도 많은 상태고

제 하나 밖에 없는 여동생은

지금 나이가 34살 한창 나인데

예전에 임신했다가 유산도 했었고

유방암으로 고생도 했었고

지금은 동맥혈관 쪽에 병이 걸려서

생명의 큰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산된 후 어렵게 얻은 아들 하나가 지난 달에

돌이 갓 지났는데 그 아이의 미래를 생각해봐도

걱정이 많습니다.

이런 집안 일들을 생각하니

교회사역할 때 표정관리나 감정통제가

잘 안됩니다.

 

물론 교역자는 그런 것들까지도

초월할 수 있어야죠.

슬픔을 삼키고 눈물도 삼키고

믿음으로 극복하면서

자기 할 일을 묵묵히 해야 하는데

저는 지금 전혀 그렇게 하지를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성격적으로 너무 지나치게

겁이 많고 소심한 것도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지금 치질로 몇 년 동안 고생하고 있는데

빨리 수술을 해야만 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비용이 당장 없어서 수술을 못하는 것도 있지만

치질수술에 대한 공포 때문에도 수술을 못하고

항문통증으로 고생을 하면서 생활을 하고 있는 지경입니다.

한마디로 수술이 겁나서 수술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못하고 있죠. 이렇게 겁이 많은 사람이 목회를 해도 되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열거한 이런 이유들 때문에

"내가 과연 목회자의 자질이 있는가?

내가 훌륭한 목회자가 될 수 있을까?

오히려 나 같은 사람은 목회자의 길을

절대로 걷지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학공부는 그렇다 치더라도

교회사역은 계속 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에 빠졌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르고 현명한 것일까요?

 


물가의나무

2011.10.27 16:10:43
*.102.112.150

염려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위의 모든면이 목회자로서의 자질로 충분 합니다.

인간의 상식적 면으로 보면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하나님은 약한자를 들어 하나님 자신의 도구로 쓰십니다.

그 하나님만을 의지하시고 믿으시기 바랍니다.

믿음은 그 어떤 불가능도 가능케 합니다.

매일의 삶 속에서 은혜로 역사 하시는

하나님의 선하심을 맛보는 믿음으로 사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이 하십니다.  분명 승리 하실 것입니다.

삼송

2011.10.27 17:56:31
*.52.190.6

전도사님 힘내십시요 이제 사역의 시작이신데요 모든 분들이 이런 과정을 거치고 올바른 현장목회자로 성장하시는 것 같습니다. 학생들 이름 기억못하셔도 됩니다. 위의 내용을 보니 사랑이 절로 느껴집니다. 열정이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은 고민을 하시는 것입니다. 화이팅 기도하겠습니다.

mm

2011.10.27 23:31:52
*.88.65.67

솔직한 글 감사합니다.

집이 있고 거기에 아이가 있습니다.

아이는 저녁마다 재밌게 지냅니다. 티브이도 보고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요.

그런데 어느날에 전기가 나갑니다. 아이는 껌껌해서 당황합니다. 재밌는 것들도 더 이상 없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 별빛과 달빛이 보입니다.

별무리가 그리 아름다운지, 달그림자가 그렇게 잘 보이는지 처음으로 알게 됩니다.

그냥 이야기 하나 만들어봤습니다.

목회자가 하늘의 미약한 빛을 가리키는 역활을 한다면

어두울 때 더 민감하게 보지 않을까 합니다.

모두 쉽지는 않네요.

쓴 어두움을 견디기도, 빛을 기다리기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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