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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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의 물음표
김 승 희
콩에 햇빛을 주지 않아야 콩에서 콩나물이 나온다
콩에서 콩나물로 가는 그 긴 기간 동안
밑빠진 어둠으로 된 집, 짚을 깐 시루 안에서
비를 맞으며 콩이 생각했을 어둠에 대하여
보자기 아래 감추어진 콩의 얼굴에 대하여
수분을 함유한 고온다습의 이마가 일그러지면서
하나씩 금빛으로 터져나오는 노오란 쇠갈고리 모양의
콩나물 새싹,
그 아름다운 금빛 첫 싹이 왜 물음표를 닮았는지에 대하여
금빛 물음표 같은 목을 갸웃 내밀고
금빛 물음표 같은 손목들을 위로위로 향하여
검은 보자기 천장을 조금 들어올려보는
그 천지개벽
콩에서 콩나물로 가는 그 어두운 기간 동안
꼭 감은 내 눈 속에 꼭 감은 네 눈 속에
쑥쑥 한시루의 음악의 보름달이 벅차게 빨리
검은 보자기 아래―우리는 그렇게 뜨거운 사이였다
즐겨먹는 콩나물 반찬
어릴때 집에서 안방 한 구석에 밑둥빠진 항아리 시루에
콩나물에 물을 자주 준 기억이 난다. 그 콩나물에 대해 다시 생각하며 이 시를 읽으니
감회가 새롭다.
한치의 햇볕도 들지 않는 검은 보자기 아래
밑둥빠진 시루안 검은 보자기, 어둠의 공간에서 금빛 물음표를 닮은 콩나물 새싹
그 어둠속에서 무슨 일이 있을길래
검은 보자기 천정을 조금씩 들어 올리는 천지개벽의 힘....
천지개벽의 힘이
그 지독한 어둠속에서 금빛으로 나온다니...
한 주일 내내 아이들에게 이 시에 대하여 이야기 해 주었다.
아이들이야 별 관심이 없지만
언제쯤 새로운 의미로 콩나물에 대하여 생각하겠지
40대에 들어선 내가 새로운 의미로 보듯이....
그러나 내가 철이 들려면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오늘은 뭔가 변화의 좋은 움직임이 보인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단일후의 당선이 유력해 보인다.
이젠 작은 천지개벽(?)의 움틀거림이 조금씩 낡은 옛 구태와 습성을 벗어 버렸으면 좋겠다.
가을이 깊어간다.
올들어 가장 추운 날씨라 하지만
그래도 기분좋은 날이다.....
2011. 10. 26 아이들이 막 책보고, 그림 그리다 자기 방에 자러가는 시간....
서울 시민의 위대한힘이 결국 민주혁명을
일으켜 최고의 승리를 가져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