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미 FTA 국회 비준 건으로 정치계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떠들썩하오. 이에 대한 입장도 가지각색인 것 같소. 내용을 알고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잘 모르면서 무조건 찬성하거나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소. 나도 이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할 입장이 아니오. 에프티에이가 ‘자유무역협정’이라는 뜻만 알고 있소. 한국과 미국 사이에 관세를 없애서 서로 ‘윈윈’ 하자는 것이오. 이게 서로 윈윈의 제도인지 아니면 힘 있는 국가의 일방적 이익을 대변하는 제도인지에 따라서 서로 찬반이 갈리오. 이에 관해서 생각해도 뭐가 뭔지 머리가 지끈거리오.
단순하게 생각해서, 만약 우리나라가 통상국가로 가지 않는다면 FTA는 필요 없소. 그러나 통상국가, 즉 무역을 통해서 먹고 사는 나라의 길을 가야한다면 좋건 싫건 FTA는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할 제도가 아닌가 생각하오. 자동차나 TV 판매에서 일본과 미국만 FTA를 맺고 우리는 맺지 않았을 경우에 일본에 비해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건 분명하오. 물론 문제가 이렇게 간단한 게 아니라는 것은 나도 알고 있소. 이런 체제로 가면 결국 모든 부분에서 미국에 예속될 가능성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소. 미국처럼 열악한 의료체제를 따르게 될 것이라거나 농업 부분은 파산할 것이라는 말도 있소. 그걸 각오해야 할지도 모르오. 그런데 전세계가 FTA 체제로 가는 마당에 대한민국이 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좋겠소. 세계 일류 국가처럼 잘 살아야겠다는 미련을 버리지 않는 한 쉽지 않을 것이오. 지금 북한의 경제 위기도 이유야 어디에 있든 고립화의 결과가 아니겠소.
문제는 한미 FTA 협상과정이 미숙해서 국가 이익을 지켜내지 못한 게 무엇인지를 꼼꼼히 따지지 않고 국회 비준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사실이오. 노무현 전(前)대통령이 계속 추진했다면 어느 정도 그러려니 했을 텐데, 이명박 대통령은 좀 믿기 힘든 구석이 많아서 이런 말을 하는 거요. 당장 비준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당장 불이익을 당하는 게 아니라면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도 더 듣고, 야당과 시민단체의 의견도 더 수렴해서 천천히 비준을 준비하는 게 좋소. 지금처럼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다면 이 사안을 총선 이슈로 넘겨서 내년 총선 이후에 결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