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절에 대해(6)

Views 1808 Votes 0 2011.12.02 23:23:13

 

     어제의 묵상을 기억해보시오. 예수님이 여기 지금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사실과 다시 오신다는 사실은 서로 충돌하오. 그런데도 우리는 아무런 갈등을 느끼지 않고 그 사실을 그대로 주장하고 있소. 그리스도교 교리는 이런 이율배반에 기초하고 있다는 말이오? 이 문제를 설명할 수 있다면 그는 이미 신학자가 된 것이오.

     아직 오신 않은 주님이 이미 왔다는 모순, 거꾸로 이미 오신 주님이 앞으로 오실 거라는 모순을 넘어서려면 ‘이미’와 ‘아직 아님’의 긴장을 이해해야 하오. 이미(already)는 아직 아님(not yet)을 전제하오. 아직 아님도 역시 이미를 전제하오. 하나님은 이미 여기에 존재하지만 아직은 아니오. 그는 세상의 마지막에서 우리에게 오고 있소. 이것이 말장난처럼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소.

     이렇게 생각해보시오. 죽음은 아직 우리에게 오지 않았소. 내일일지 10년 후일지, 50년 후일지 모르지만 어쨌든지 아직은 오지 않았소. 그러나 죽음은 이미 온 것이나 다름이 없소. 내일이나 10년 후나 50년 후나 그 순간이 오면 이미 죽음이 온 것이오. 10년 후라고 해서 그 시간이 먼 미래는 아니오. 이미 그 시간이 온 것이오. 우리는 편의상 시간을 나누지만 궁극적으로는 전체가 하나일 수밖에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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