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설교 준비하러 영천 원당 농가에 갔습니다.
영천에서 경주로 이어지는 4번국도에서
북안면 나들목을 빠지면서 터널을 통해 좌회전한 뒤
다시 좌회원과 우회전을 연달아 해야 합니다.
내비를 켜면 '분기점이 연속됩니다.'하는 멘트가 나옵니다.
우회전을 하면 기차길 건널목이 나옵니다.
그 기차길은 대구에서 경주로 가는 길입니다.
경주에서 위로가면 포항이고, 밑으로 가면 울산입니다.
빙 돌아가는 경부선 기찻길입니다.
간혹 내가 지나갈 때 기차와 마주칩니다.
오늘도 그랬습니다.
모양을 보니 새마을 호입니다.
저 건널목은 안내 보는 분이 없는 건널목입니다.
종소리와 함께 반짝이는 불빛이 달린 가로막이 막대가 자동으로 내려옵니다.
그 앞에 정차해서 기차가 지나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그 장면이 아름답지 않으시나요?
아주 짧은 시간입니다.
길면 3분, 짧으면 2분입니다.
건너편에도 승동차 몇 대가 서 있습니다.
이들은 어떤 인연이 있는 걸까요?
이쪽 편의 나, 저쪽 편의 저들,
그리고 기차에 타고 있는 사람들 말입니다.
아무 관계가 없는 듯하지만 뭔가 있겠지요.
자칫하면 건널목에서 사고가 날 수도 있구요.
기차 안의 어떤 사람은
건널목에서 기차가 지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저를 보았을지 모릅니다.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무심코 지나쳤을까요?
건널목 앞의 승용차들을 보고 어떤 큰 깨우침을 얻었을까요?
기차 종착지에서 자살할 생각을 했다가
그 장면을 보고 다시 삶의 희망을 찾았을까요?
세상의 인연은 현묘합니다.
주님의 재림은 모든 실체가 다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그 실체가 과연 무엇일까요?
오는 주일은 대림절 셋째 주일입니다.
모두 교회에 나가서 귀한 예배를 드리십시오.
예배는 궁극적인 생명의 신비를 경험하는 종교의식입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목사님 글을 읽다가 갑자기 생각나는 사진이 있어 부쳤습니다.
허드슨 강을 건너는 다리 위에서-- 이 다리는 자동차가 다니지 못하는 다리입니다.
오래 전에 철로였다가 불이나서 더이상 사용 불가능한 것을 복구하여 걸어다닐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아래로 보이는 화물열차를 찍은 것입니다.
100개가 넘는 컨테이터를 싣고 갑니다.
다 지나갈 때까지 건널목에서 기다리는 차들은 조금 오래 기다려야 합니다.
다리 위에서는 기다릴 필요가 없겠지요..
목사님과 제가 무슨 인연으로 기차 건널목 이야기를 하고 있나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평안하십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