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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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의 강/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이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참으로 사람이 그리운 시대입니다.
따뜻한 눈빛과
환한 웃음으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잔잔한 사람냄새가 나는 그런 사람이 그립습니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사람.
그런 사람이 그립고
그런 사람이 되고싶습니다.
우리 삶의 끝과 시작은 어차피 알 수 없지만
늘 맑은 마음과 정신으로 이 세상을 긍정하며 살고 싶습니다.
내안에 더럽고 추하고
썩은 물을 항상 걸러내어서 맑은 물로 먼 바다에 이르고 싶습니다.
오늘도 하루가 저물어 갑니다.
아이들이 웃음소리와 함께 이 밤이 깊어 가네요........
2011.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