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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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다비안들께...
다비안들의 기도 속에 도희가 항암 치료를 마치고 어제 저녁 무렵 퇴원했습니다. 몇 가지 항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고,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지만, 걱정했던 것보다는 잘 견디고 있습니다. 함께 기도해주시고, 격려와 위로를 아낌없이 나눠주신 모든 다비안들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이전에 항암치료 받으면 백혈구, 혈소판, 적혈구, 면역력 등 여러 수치가 오를 때까지 몇 주 더 입원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빨리 퇴원했습니다. 의학적인 건 자세히 모르겠는데 항암제마다 특성이 달라서 그렇다고 합니다. 어쨌든 집에 데려오니 참 좋습니다.
이제 전체 치료 과정의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앞으로 2~3주간은 위의 수치들이 계속 내려갑니다. 무엇보다 면역력이 바닥을 치게 돼 감염에 극도로 조심해야 합니다. 열이 나면 바로 병원 응급실로 달려가야 합니다. 또 일주일에 두세 번은 외래로 가서 피검사를 하고 혈소판, 적혈구를 수혈 받아야 합니다. 어제도 퇴원 전에 두 가지 모두 수혈받았습니다.
이 시기는 동시에 항암제가 암세포를 파괴하는 기간이기도 합니다. 도희에게 쓸 수 있는 가장 강한, 독한 항암제를 썼습니다. 단 하나의 암세포도 남김없이 없애야 합니다.
이런 기간을 잘 넘기면 조금씩 수치가 오릅니다. 그러면 다시 한 번 골수 검사를 합니다. 골수에서 암세포가 의학적 기준 이하로 없어졌다면 '관해' 판정을 받습니다. '관해'는 골수나 제대혈로 이식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이식이 결정되면 무균실에 들어가야 합니다. 저희 경험으로는, 이식받은 골수나 제대혈이 아이 몸에서 자리잡는 과정('착상')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회복에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고, 온갖 종류의 약이 아이 몸에 들어가고, 이 과정에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고, 아이는 극심한 불면과 부작용에 시달리고. 항암과 방사선 치료도 고통스럽지만, 이식 이후 과정보다는 낫습니다. 살아서 죽음을 경험한다면 이식 이후 과정이 그런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5년 간 재발하지 않아야 의학적으론 완치 판정을 받습니다. 특히 유전자 변이가 일어나지 않아야 재발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모든 과정을 주관하시며 이끌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또 기도합니다.
이번 입원 기간, 도희의 바로 옆 침상에는 갓난아기가 있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간암이 확인됐고, 눈에도 이상이 있다고 합니다. 태어나자마자 병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치료가 될지도 모릅니다. 다른 침상에는 도희보다 조금 빨리 이식을 받았다가 재발해서 들어온 남자애가 있습니다. 올해 중학교 1학년이 되는데, 재발해서 고용량 항암만 다섯 번 받았고, 앞으로도 1년 넘게 더 항암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 앞 침상에는 4년째 투병하고 있는 아이도 있습니다. 어제 병원에서는 한 아이의 생명을 당신께서 거둬가셨습니다.
왜 이러시는지, 저는 알 수 없습니다. 묻기에도 지쳤고, 대답을 주시리라고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도희와 아픈 모든 아이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긍휼히 여겨주십시오.
사랑하는 다비안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그리고 도희와 아픈 모든 아이들을 위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늘 고맙습니다. -sg-
고생하셨네요...
뭐라고 위로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겨내야하지 않겠습니까?
얼른 날씨가 따뜻해지기를 바랍니다...
힘내십시요...